편의상 평어체로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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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전기의 이야기로 비평란과 감상란이 들끓고 있다. 무슨일인가?
일단 읽어보고 이야기를 해봐야 싶었다. 그리고 읽고난 소감은 글쎄,과연 이리 사람들에게 비난과 혹평을 들어야 할까?였다.사실 반반이라고 생각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만큼 잘쓰여진 작품이기에 이러한 반론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오권부분의 어처구니 없는 결말부분은 정말 실망감이 든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연지하라는 캐릭터의 특성상 그다지 이해를 못할만한 사안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정리를 해보자.
1. 연지하라는 캐릭터는 매우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정작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할지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한다. 게다가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비추어 보자면 그러한 캐릭터의 존재는 개연성이 높다.사부와 연인,약혼자의 관계에서 능동적이지 못하고 피동적으로 끌려간다.
2. 이러한 부분은 현대적 여성관으로 주체적이고,당당한 여성의 모습으로 그녀를 재해석해서는 곤란하다.게다가 현대적 여성이라 할지라도, 자신을 키워준 부모와 같은 사부나 약혼자가 존재할 경우 번뇌할 것이다.
3. 물론 금모인의 강간이 정당화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하나의 스토리상 강간씬이 적나라하게 그려진 것도 아니고, 스토리상 히로인격인 여성이 피동적으로 당했다.라는 것은 당시 시대상으로 얼마든지 개연성이 높다고 할 만하다.
4. 특히 강간이라고 해서 와룡강이나 제갈천같은 작가의 작품처럼 그러한 야한 색정묘사가 범람하지 않았다. ㅡ ㅡ;; 결말부분을 제외한다면 진호전기 5편은 스토리와 전개는 크게 어긋남이 없이 나무랄 데가 없었다.
5. 마교와 곤륜,그리고 진호의 활약, 문제의 진호전기는 진호라는 주인공 캐릭터가 너무 극강,완벽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위기를 그려내기가 힘들었다고 보인다. 그래서 작가가 둔 무리수가 히로인과 동료의 배신이라는 것인데, 이부분의 처리가 좀 아쉽다.
6. 일단 마지막 결말부분의 주인공의 무공과 부동심,쉽게 말하자면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서, 그는 금모인에게 생각보다 쉽게 분노가 폭발하고 만다.특히나 금모인이 등장하고 연지하마저 등장했을때, 사실상 처리가 미숙했다. 왜냐하면, 금모인의 음모라는 것을 알았을때 연지하가 등장한다면, 게다가 연지하의 상태까지 알아챈 상태라면, 진호의 대응은 좀더 달라야 했다고 보인다.
7. 물론 사랑은 맹목적이라고 한다.그러한 부분을 돌이켜 보자면 진호의 행동도 그다지 신빙성은 부족해 보이지는 않아 보였다. 그렇다고, 그 마무리는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8. 결과적으로, 이번편에서 크게 이야기된 <강간>이라는 화두에 대해서 수많은 독자들의 혹평은 글쎄다.굳이 말하자면 <애들과 여자들은 무협을 굳이 볼 필요는 없다.>라는 이야기를 다시 해두고 싶다.예전에도 형님들이 말했듯이 <무협은 성인들의 동화책이다.>라는 말이 구구절절이 떠오를 따름이다. 다만 연지하라는 캐릭터가 금모인과 이옥화를 위해서 나섰을 때의 장면이 그렇게까지 개연성이 무너지는가?는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한다.
9. 정리하자면, 임홍준이라는 작가의 진호전기는 요즘에 나오는 작품들에 걸맞지 않게 잘 쓴 작품이라는 것이다. 다만,안타까운 부분은 독자의 취향들이 상당히 다양해 졌다는 부분이다.소싯적부터 사마달,검궁인 시절의 박스무협을 봐왔던 나에겐 그다지 크게 어그러져 보이지는 않지만, 요즘 사람들에게는 좀 취향이 타는 부분이 성적인 부분일 것이다.
10. 무협의 타락을 이야기 할때 주범으로 와룡강을 든다. 그만큼 성적인 부분에서의 이야기는 무협에서 아직까지 터부시 되고 있다.왜냐하면 다시 저질화 될까 두려운 부분이랄까? 역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작품전체를 두고 볼때 진호전기가 이렇듯이 독자들의 융단 폭격을 받아야 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물론 취향은 존중한다.그렇다고 진호전기가 삼류양판소나,쓰레기 저질들과는 격이 다른 것 또한 사실이다.
11. 힘든시기겠지만, 작가의 건필은 바란다. 진호전기는 근래 보기 드물게 뛰어난 박투신과 매끄러운 전개가 일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오편에서 깍아먹은 것을 회복하려면 고생좀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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