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권용찬
작품명 : 칼
출판사 : 드림북스
평어로 합니다.
1. 책에 대한 느낌
칼은 쉬이 읽을 수 있는 글이다. 문장이 유치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유려하다는 뜻이다. 강승환님이나 쥬논님이 야성적이면서도 남성적인 세계를 잘 그려낸다면, 이 분은 조용하면서도 편안하게 글을 이끌어 나간다.
이야기의 흐름도 큰 기복이 없다. 극렬하게 강하게 몰아부치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 가듯이 이야기가 전행된다. 감정의 과잉이나 주인공의 성격의 극심한 변화가 있는것도 아니고, 먼치킨이나 개념없는 인물들이 나와서 짜증나게 하지도 않는다. 데뷔작인 철중쟁쟁에서도 이야기의 흐름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흡인력이 굉장하였는데, 마지막의 충격적인 결말에서 산통을 완전히 다깨버러 패닉상태가 된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칼은 그렇게 널뛰기 하는것처럼 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2. 대략적인 줄거리
이 소설의 주제는 복수다. 그것도 극렬하면서도 비통한 복수다. 무림과 무관했던 말단관리의 행복이 철저하게 파괴되는 순간 그는 미친 악귀가 된다. 공자의 말씀을 실천하고, 손해를 보면서도 묵묵히 인내하던 고루한 샌님이 분노에 혼을 팔아 버렸다.
그리하여 그는 피에 물들어 간다. 하지만 영혼이 타락하진 않는다. 그의 생각은 온통 복수에 사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대상이 거대하기에 원하진 않지만 그 자신이 중심에 서는 인물이 되어가고 경외 받게 된다.
3. 강점
복수가 주된 이야기이지만, 이 작품 아니 이 작가의 강점은 인간미를 잘 그려 낸다는 데 있다. 중간중간 인물들에 대한 세세한 묘사에서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준다. 이전 작품들도 그렇지만, 성선설에 바탕을 둔듯 인간의 따스함을 부드럽게 표현하는데 뛰어남을 보인다.
그 단적인 예가 화홍이 천룡성주에게 죽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아비에게 버림받아 아비를 불구로 만들고 학대하지만, 그 아비가 딸이 위험에 쳐하자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 지키려는 장면에서 감동을 느꼈다. 그런 세세한 부분에서 인간미를 포착하는건 이 작가의 보기 드문 재능이라고 생각된다.
4.아쉬운점
(이 부분은 비평란에 칼에 대한 부분에서 육도열화님께서 댓글로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 외 부분에서 제가 느낀 아쉬운 점을 적겠습니다.)
복수에 미친 무명귀의 이야기 였으니, 비극으로 끝내도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무명귀를 지탱한건 복수심이었는데, 그 복수심을 충족하고 무명귀가 눈을 감았다면 더 여운이 오래갔을거 같다. 책의 결말도 나쁘진 않지만 조금 부족했다. 복수가 끝나고 너무 평화를 만끽하는 것 같아 조금 미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천룡성주를 굳이 등장 시킬 필욘 없었다고 생각한다. 무명귀가 복수를 다 성취한 순간 나타나서 좀 생뚱맞다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비유하자면 셀을 처치한 뒤에 나타난 마인 부우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더 이상 파워업을 할필요도 없고 적도 필요없는데 나타난 사족이란 느낌이 들었다.
아예 나타나게 하려면 비평란의 지적처럼 화홍과 연남생과의 이야기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진행된 다음 나왔으면 괜찮았을 텐데 너무 갑작스레 등장해서 이야기를 흐리는것 같다.
5. 추천하는 이유
먼치킨적인 존재도 없고 이야기의 비약도 없다. 주인공의 성격도 극심하게 변하지 않고, 개념없는 인물이 등장해 짜증나게 하지도 않는다. 극렬하고 호쾌한 이야기는 없지만, 유려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눈을 계속 책에 잡아 끈다. 정과 사의 세력 다툼보다 유원엽 혹은 무명귀란 인물에 이야기의 초점을 잡고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읽지 않았다면 한 번 읽어 보길 강력히 권한다.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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