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SanSan
작성
07.10.31 01:34
조회
2,346

작가명 : 현민

작품명 : 타메라 곤

출판사 :

현민님의 신작 타메라 곤을 읽었습니다. 전작은 읽어본 적이 없는데, 많은 분들께서 용두사미의 전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계시더군요. 초반은 아주 멋지게 출발하는데 마지막이 이게 아닌데 식으로 간답니다. 완결이 안났으니 마무리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타메라 곤의 시작이 좋은 것은 명백합니다.

다른 이들이 타메라 곤의 무엇을 보고 즐거워 하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느끼는 이 소설의 장점은 이런 것입니다. 이제까지 접할 수 없었던 독특한 설정의 와이번 라이더, 동물친구들과의 우정, 적절하게 묘사된 시골마을의 폐쇄성과 배타성, 단순하면서도 곤에게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명쾌한 갈등구조, 곳곳에 보이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

사실 저는 타메라 곤을 읽을 때까지 '크루'가 와이번에 '탑승'하는 형식의 소설을 접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받았죠. 예전에 1권까지 읽고 감상을 썼을 때만 해도 아 정말로 괜찮은 아이디어다, 잘 쓰기만 하면 대박이 될지도...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특한 소재인 것은 맞습니다만 참신하다곤 할 수 없더군요. 테메레르나 에라곤의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소재든 잘 버무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정말 솔직히 이야기하면 이 사실을 알고 꽤나 낙담했습니다. -_-

아직 곤이 본격적인 라이더가 된 것도 아니고, 크루를 모집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모습을 알 수는 없습니다만... 좀 더 라이더와 크루, 와이번 사이에 강한 유대관계를 묘사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보통 아주 「특수한」 환경 하에서 서로밖에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들만의 유대감이 아주 강해지고, 시간이 지나며 그들만의 문화가 생기고, 그런 식으로 발전하지 않을까요.

'하늘을 나는 와이번의 등 위'라는 아주 협소하고 특수한 공간 안에서 생사를 함께 하는 이들이라면 뭔가 그런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데, 뭐 그런 내용은 없더군요. 아마 외국판타지 소설이었다면 그쪽 부분에 꽤나 많은 부분을 할애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사람들은 그런거 무지 좋아하니까.

일단 곤의 와이번이 이후 가장 큰 역할을 하겠습니다만, 제가 가장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은 곤의 두 동물 친구였습니다. 특히 늙은 당나귀 이야기가 감동적이었죠. 이런 감성적인 이야기가 단순히 초반에만 반짝 나오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와주길 바랍니다. 당나귀 이야기가 타메라 곤의 전체적 평가를 크게 올려 줬거든요. 현민 작가는 이런 이야기도 쓸 수 있구나 하고. 짧은 한 컷에 불과합니다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후일담은 마음에 안들더군요. 당나귀가 죽은 이유는 소년 몇명이 곤의 어머니를 불태워 죽이려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나귀친구가 나귀구이가 되어야만 했죠. 다른 누구도 아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어머니'가 죽을 뻔 한 겁니다. 게다가 소중한 친구는 결국 죽었죠. 이건 뭐 현대에서 일어났어도 칼 들고 달려가서 푹푹-!! 해도 할말 없는 일인데, 곤은 너무 미적지근하게 처리하더군요.

사실 입장 좀 나아지고 힘 약간 생겼다고 마구 나대는 주인공은 꼴불견에 무개념이긴 합니다. 그런 주인공보다는 적당히 절제할 줄 알고, 포용할 줄 아는 주인공을 그려내는 것이 더 좋겠지요. 하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곤이 소년들에게 복수할 때 마음 속으로 「끝장을 내!」「끝장을 내라구!」「끝장을 내란 말야!」 하고 외친 게 설마 저밖에 없는 것은 아닐 거라 믿습니다. 정말 답답하더군요. 저라면 어머니 손가락 끝만 태워도........ (이하 생략)

그 부분만 빼면 괜찮았습니다. 잔머리 굴리는 곤, 그 머리 위에 앉아서 노는 모략가들, 곤을 종교적으로 이용하려는 쉽게 볼 수 없는 사제들, 그런 사이에도 긴박하게 닥쳐오는 커다란 사건들. 꽤나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생활상이나 가치체계도 무척 리얼해서 좋았고요.

와이번간의 전투 장면은 약간 김빠지더군요. 너무 압도적인 무력 차이 때문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기 한기가 엄청난 전력이 되는 와이번 라이더끼리라면 전투에 있어서도 무척 신중하고 전략적인 사고가 요구될 겁니다. 더군다나 공중전이고, 와이번+와이번라이더+크루가 하나되어 마법과 무기를 혼용하며 싸우는 복합적인 전투이니까요. 당연히 그 전투는 여러가지 구체적인 설정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도 곤의 압도적인 무력으로 대충 처리하는 식의 묘사밖에 안나온다면 전 크게 실망할 것 같군요.

독특한 소설이었고, 앞으로의 전개에 따라서 상당한 수작 반열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보입니다. 부디 현민 작가님께서 여기가 끝이라 생각될 때 한발짝만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군요.

http://blog.naver.com/serpent/110023721741


Comment ' 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7.10.31 04:59
    No. 1

    아, 제발 현민님... 이번만큼은 정말 기대가 큽니다. 진정한 끝을 보여주세요 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플루톤
    작성일
    07.10.31 09:56
    No. 2

    용두사미의 글이 나지않길 빌뿐이죠..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묵갑귀마대
    작성일
    07.10.31 11:06
    No. 3

    저도 무척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일대검마
    작성일
    07.11.01 21:41
    No. 4

    현민님의 창조력은 분명 누구에게 뒤질바 없이 충분히 훌륭합니다만.
    그 창조된세계에서 그 안을 강화 하는것이 아닌 그 밖의 상상력 혹은 창조가 들어갑니다. 너무 많은 것이 들어가다보니 그 것이 산만해보이는 것입니다. 된장찌게엔 두부,된장, 기타 조미료에만 집중해서 들어가면 맛있는데 거기에 순두부,전,오징어, 오이, 햄 등이 들어가면 그건 된장찌게도 아니고 순부두 찌게도 부대찌게도 아니고, 섞어찌개가 되죠!, 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개인적으로 현민님의 소설은 전부 그런식입니다. 너무 풍부한 상상력은 오히려 독이 되는듯한... 물론 재미있게 보시는 분이 더 많치만요. 그냥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5637 판타지 기갑판타지의 걸작, '나이트골렘' +16 SanSan 07.11.03 4,439 9
15636 판타지 6인의 기사[강도혁/뿔미디어] +3 Lv.1 캣츠아이 07.11.03 1,329 1
15635 판타지 운명이 전설로 이끌다''를 보고 +2 괴의 07.11.02 1,428 1
15634 기타장르 달빛조각사 8권을 덮으며 +5 Personacon 네임즈 07.11.02 2,634 1
15633 판타지 오래된 그러나 신선한 소설 2개 추천 +2 Lv.79 노을1 07.11.02 3,011 1
15632 무협 송백 2부 8권 완결까지보고 아쉬움 (미니니름) +22 Lv.4 s망망대해s 07.11.02 9,651 1
15631 무협 구룡천하 5권까지 읽고. +3 Lv.1 흑오조 07.11.01 1,976 1
15630 무협 초우님의 <권왕무적> 17권을 읽고. +12 Personacon 검우(劒友) 07.11.01 2,712 1
15629 기타장르 오트슨님의 '미얄의 추천', 그 두번째 이야기 +7 SanSan 07.11.01 1,756 2
15628 무협 나의 얼굴을 본 자 죽는다. '흑도영웅' +6 진명(震鳴) 07.11.01 3,216 1
15627 무협 적룡마제 13권 완결을 읽고.... +5 Lv.43 幻龍 07.11.01 5,864 2
15626 판타지 신왕기6권까지 읽고 대실망 +38 쵸비츠 07.11.01 3,616 1
15625 기타장르 플라잉버스터 3권을 덮으며 +3 Personacon 네임즈 07.11.01 1,764 1
15624 판타지 刈공의 하마르티아 +3 Lv.1 隱龍 07.11.01 1,352 2
15623 무협 김광수님의 <화산지애> 3권을 읽고. Personacon 검우(劒友) 07.11.01 1,257 1
15622 판타지 강추) 라혼 3 부작 +9 Lv.79 노을1 07.11.01 3,145 1
15621 판타지 여태껏 가장 재밌게 본 게임소설! +14 Lv.1 부동不動 07.10.31 4,727 1
15620 무협 추천합니다.!! [대인배] +8 Lv.1 흑오조 07.10.31 2,621 3
15619 판타지 플라잉 버스터 4권을 읽고. +4 Lv.1 흑오조 07.10.31 1,560 1
15618 무협 진정한 퓨전을 보여주마! [진천무한]을 읽고 +3 約鮮 07.10.31 3,318 6
15617 무협 또다른 형태의 먼치킨, '장천무한' 3권 +4 SanSan 07.10.31 3,136 2
15616 판타지 사류라님의 <가상현실 천> 1권을 읽고. +2 Personacon 검우(劒友) 07.10.31 2,114 1
15615 판타지 루나 연대기 +3 Lv.1 멍충멍충멍 07.10.31 1,605 1
» 판타지 와이번 라이더 이야기, '타메라 곤' +4 SanSan 07.10.31 2,346 2
15613 무협 리얼강호3권을 읽고 +2 Lv.1 굴다리로와 07.10.30 1,411 0
15612 무협 봉추운 1,2권을 읽고 +2 Lv.1 굴다리로와 07.10.30 1,476 0
15611 무협 풍운고월의 감상기 1 - 수부타이님의 만고... +4 Lv.60 카힌 07.10.30 2,293 7
15610 무협 천사혈성3권을 읽다 Lv.1 굴다리로와 07.10.30 1,079 0
15609 무협 마신검존을 읽고 Lv.1 굴다리로와 07.10.30 2,192 0
15608 판타지 k제이님의 '헬 블러드' +2 Lv.1 은화 07.10.30 1,033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