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R.A. Salvatore
작품명 : 다크엘프 연대기
출판사 : 미정발
D&D라는 세계관이 있다. TRPG를 즐기기 위한 것인데,
그중 포가튼렐름 세계관에 등장하는 유명한 다크엘프의 영웅,
드리즈트 두어덴을 주인공으로 소설화한 것이 다크엘프 연대기이다.
정식으로 국내에서 번역되어 들어오지
않았기에 책으로 구할 수는 없다.
꽤 오래 전에 천리안 SF/FAN 게시판에 번역되어 연재된 것 같다.
난 번역본을 보다가 속도가 너무 느려 원서를 좀 읽었다.
당시 허접한 영어실력으로 원서를 읽겠다며 덤볐다가 피를 봤었다.
조금이라도 D&D의 세계를 아는 이라면
드리즈트는 정말 매력적인 존재다.
사실 나는 그쪽으로는 전문가도 아니고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런지 훨씬 더 끌렸다.
다크엘프는 모두 악하다.
악하게 태어나며, 악하게 양육된다.
그런 다크엘프 가운데 태어난 선한 마음의 소유자,
다크엘프 종족의 배신자, 그것이 드리즈트다.
그는 타고난 정체성을 부정하고
악의 종족에서 태어나 선을 지향한다.
솔직히 다크엘프 입장에선 난감하다. 짜증날 수밖에 없다.
자식새끼라고 낳아놨더니 이놈이 약간 맛이 간 것이다.
돼지의 아픔에 공감하며 눈물 흘리고,
숙주나물의 아픔에 공감해 화를 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내가 다크엘프 부모였더라도 볼기짝을
후덜덜 할 정도로 두들겨팼을 것이다.
그러나 D&D의 세계에서는 선과 악의 절대적 기준이 존재한다.
그 기준 하에서 다크엘프는 다 악하고, 드리즈트는 선하다.
드리즈트는 고민하는 주인공이다.
왜 다크엘프는 악한지 고민하고, 자기는 왜 다른지 고민한다.
그래서 홀로 야생의 언더다크로 떠나 바바리안같은 삶을 영위하고,
고독에 질려서 외로움에 압도당해서 반쯤 미치기도 한다.
쾌도난마식으로 고민이고 번뇌고 없이
모든 것을 척척 해결하는그런 시원스런 주인공도 좋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조금씩 조금씩, 느리지만 착실히
자기의 길을 찾아나가는 주인공도 좋았다.
다크엘프 연대기의 또다른 멋진 점은 D&D 설정집의 글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모습을 소설로써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언더다크의 흉험함, 모계 중심인 다크엘프 사회의
가문간 쟁투라던가 그 성장방식, 사고의 패턴,
마인드플레이어의 사회 등이 생동감있게 묘사된다.
양손에 시미터를 쥐고 번개처럼 휘두르며
멘조베란잔을, 언더다크를, 그리고 지상세계를 질타하는
다크엘프의 이야기.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특히 몇몇 분들에게는 취향 직격일 것이다.
ps.
두어덴이라고도 도어덴이라고도 번역되는데,
정확히 어떤쪽인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 읽은 핏빛장미님의
번역본 버젼에서 두어덴이었기에 아직도 두어덴이 익숙하다.
ps2.
미확인정보입니다만, 국내 모 출판사가 정발할 계획이 있다네요.
그래서 인터넷의 번역본들 단속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정발되면 바로 구매할 텐데요. 소문이 사실이길 바랍니다.
http://blog.naver.com/serpent/110018833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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