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문용신
작품명 : 월혼검
출판사 :
오래간만에 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속에서 읽게 되었는데 제 입맛에
맞더군요. 간간이 나오는 유머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전개가 빠른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군더더기가 없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사건들의 연계성, 연관성 같은 부분도 만족할만 했
습니다. 이를테면 우연히 만난 도둑 '반무루'를 만난 부분이나 또 그
의 딸 '반달'을 만난 것을 보면 주인공의 사부와의 인연이 있었죠.
괜히 사건을 키우고 분량을 늘리기 위한 마구잡이 인연이 아니라
극 초반부(이제서야 3권까지밖에 나오지 않아 초반이라 하기엔 좀
무리가 있긴하지만)에 이미 복선으로 깔아놓았던 부분들이 하나둘
씩 나오는 듯 해서 읽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주인공이 어린나이에 너무 강한 힘을 갖게되었지만 2권에 보면
그런 주인공을 앞으로 맞상대할 존재가 나타나면서 적당한 긴장감
을 주는 것 같습니다.
원래 저는 무협소설속의 로맨스부분은 대부분 눈살을 찌푸리며
보게되는 습성이..(아마도 제가 솔로인 부분이 큰 영향을 끼치는듯)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와 '반달'을 보고 있자면 가슴이 따뜻해지
고 왠지 저까지 설레더군요.
다만 주인공이 복수를 하기 위해 당위성을 찾고 스스로에게 명분
을 주는 부분이 좀 약해보입니다. 명분이 약한게 아니라 그것을
찾는 주인공의 내면묘사. 심리가 저한테는 큰 공감이 가지 않더군
요. 물론 잃었던 기억을 되찾아서 혼란이 있을수도 있고 아버지라
해도 그 신분이 신분인지라(미리니름이 될까 자세히 언급은 못하지
만) 복수를 결심하기가 좀 힘들수도 있지만 그렇기에는 아무리 감
정이 폭발하고 폭주중이었다지만 이미 나도문을 개미새끼 하나 남
기지 않고 몰살시킨 전력이 있는 주인공이라 아버지의 복수를 갚을
명분, 혹은 자신에게의 다짐을 찾는다는게 묘해보였습니다.
(윗 내용은 사실 알고보면 주인공이 그렇게 명분을 찾고 고민하는
모습이 나올 충분한 사건-나도문 몰살사건이후의 고민- 이 있습니
다. ;;; 저 혼자 그렇게 생각할 따름이죠. )
게다가 그것을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의 충고와 조언에 따라 맘을
정한다는것은 더 안이해 보였습니다. 명분을 찾는 것 자체는 주인
공이 방황하고 헤매이는 모습으로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어떤지
보여줌으로써 독자에게 인식시킬수 있었다지만 그런 고민을 간단
히 남에 말에 귀 기울임으로 푼다는 것이 어색합니다.
뭐 사실 위에 간단히 지적한점은 그냥 넘어가도 별 상관은 없을것
같습니다. 아니 따지고 보면 제가 유별난 탓일지도.
하여튼 이 작가분이 이것이 처녀작인지 아니면 전에도 출간하신지
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작이 있다면 전작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괜찮은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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