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도욱
작품명 : 말포군단
출판사 : 소드북
글을 현재 쓰고있는 입장에서 사실 감비란에 글을 올리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 처음인 듯 합니다.
이렇게 망설이면서도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은 말포군단이 제가 쓰고 싶은 그런 글
과 상당히 닮은 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은 필력이 부족해 그렇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1. 제가 말포군단을 읽기 시작한 이유.
처음 말포군단을 읽기 시작한 것은 고무판 작연란에서 입니다.
작가가 도욱님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도욱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도욱님의 전작 [개방각하!] 때문입니다.
도욱님의 개방각하를 기억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저 역시 개방을 무대로 글을 쓴 적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알고 있는 도욱님의 글이라 연재란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서문1, 2를 먼저 읽었습니다.
그렇게 즐겨 읽던 도욱님의 글을 연재로 계속 읽지는 못했습니다.
저도 연재를 하는 입장이고 모니터로 읽는 것은 눈이 아프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시
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책이 나오면 봐야지 하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오늘 그 책이 책방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망설임없이 책을 빼들었습니다.
이제 책을 읽으며 제가 느꼈던 것을 줄거리 없이 느낌 위주로 말씀드리려합니다.
2. 책을 읽으며.
"!"
서문을 읽으며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멍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절묘하다.
그것이 서문을 읽은 저의 첫 느낌이었습니다.
저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이기 이전에 장르문학의 광팬이었기에 그동안 수없이 많은
책을 읽었다고 나름대로 자부합니다만 이렇게 절묘하다 싶은 서문은 제게는 참으로
오랜만이었습니다.
물론 연재로도 읽어본 서문이었지만 책으로 대하는 서문은 또다른 감탄을 불러일으
킵니다.
서문에서 이 책이 어떻게 흐를까에 대한 느낌을 확연히 갖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내용이 어떨까 하는 예상은 좀처럼 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호기심에 비해 감추어진 것이 많은 서문.
말포군단의 서문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단엽상이 아버지 단대포의 누명으로 함께 옥에 갖히기 전까지
본문을 읽어가면서는 제 입이 조금씩 더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도욱님이 코미디 작가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더군요.
그런데 그 재미있다는 것이 조금은 달랐습니다.
배를 잡고 방바닥을 구르는 포복절도의 웃음이 아니라 혼자 남이 볼까 두려워 입을
손으로 막고 어깨를 들썩거리며 킥킥거리게 만드는 웃음, 말포군단은 그렇더군요.
그것이 더욱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코미디를 보며 배꼽잡고 뒹구는 웃음보다, 시트콤을 보며 혼자 킥킥거리는 새로운
재미가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래 도욱이라는 작가는 코미디가 아니라 시트컴 작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
다.
(참으로 간사한 인간의 마음입니다.^^)
그 후로는 글에 완전히 빨려 들어갔습니다.
그러고보니 초반의 코믹한 전개는은 작가 도욱님의 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
다.
글에 몰입시키기 위한 교묘한 장치. 말포군단은 그런 신형 무기를 장착했더군요.
그렇게 사람에게 한번 최면을 건 후 말포군단은 단엽사과 아버지와의 옥중만남부터
본론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웃음이 줄어드는 대신 감동이 그 자리를 대신 채웁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감동, 그러면서 이따금씩 나의 마음을 뭉클거리게
만드는 묘한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뭔가 도욱님에게 당하는 느낌이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손은 그렇게 계속 책장을 넘
기고 있었습니다.
다음의 전개부터는 조금 느낌이 달랐습니다.
부자간의 따뜻한 정이 한차례 지나간 후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공도 부터인 듯 합니다.
사나이의 의지와 결심 등등...
이제 본격적인 무협이 시작되었구나 하는 느낌입니다.
무협을 읽으며 우리들의 머리에서 항상 떠나지 않는 것.
'무' 와 '협' 이를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이
를 위한 준비를 합니다.
그것이 2권까지 읽은 저의 느낌입니다.
3. 읽고 난 후...
말포군단을 다 읽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말포군단은 깊이와 묘한 마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깊이와 마력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처음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해놓고 빠져든 사람에게 자신의 말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마치 할머니, 할아버지 머리맡에서 듣는 것처럼 조분조분 잔잔
하면서 즐겁습니다.
전혀 귀에 거슬리지를 않습니다. 마치 마약상이 처음에는 조금씩 공짜로 주는척 하
면서 중독자를 만들듯 말포군단은 읽는 사람을 살금살금 유인해서 어느 한 순간 글
의 포로로 만들어 버립니다.
읽고 나면 당했다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이 나쁜 기분이 아닙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것이 다 작가의 치밀한 안배에 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니 작가의 안배임이 분명합니다.
1,2권은 그야말로 독자들에게 덫을 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먼저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그 런 올가미들을 설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 진정한 무협 이야기는 3권부터 시작될 것 같습니다.
과연 말포군단은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지금은 그것이 궁금합니다.
그 마음이 첫 키스 후 다음 데이트에 들어간 여인의 기대와 비슷합니다.
'이제 키스가 끝났으니 다음은 뭘까?' 하는 막연한 기대.
그 기대와 함께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3권이 얼른 나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최대한 줄거리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저의 감상을 이야기하느라 상당히 설명하기 어
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도대체 뭐야?'하는 의문이 생기시면 급히 서점이나 책방에 달려가셔서 말포군단 1,2
권을 한 번 읽어보십시오.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도욱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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