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9권을 읽었습니다.
사실 대형 설서린을 읽기 시작한 것은 읽을 것이 없어서 찾고 찾다가입니다. 그리고, 지금 결론을 내리자면 내가 그 동안 '먼치킨 중독'이 되어 있었구나 라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 재미있고 잘 된 책을 1,2권 읽고 접을뻔 했습니다.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주인공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었지요. '파락호'인 주인공의 이야기가 너무나 잘 그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하지 않은 주인공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낀 것입니다.
3,4권을 읽고 나니 책을 접을 수 없어 바로 달려갔는데, 뒷권은 이미 누군가가 대여중이더군요. 어찌어찌 8권까지 읽고 빌려간 9권을 기다릴 수 없어서 다른 대여점에서 빌려와 방금 다 읽었습니다.
동네 파락호들의 대형격인 '독사'가 어떤 '사고'로 인해 무인이 되고 장막 속의 두 개의 단체와 대립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흥미진진합니다. 아, 단순히 흥미진진하다고 하기는 어렵군요. 그 과정 하나하나에서 나타나는 사건들은 처절하기까지 한 내용들이 들어있으니까요. 어느 날 갑자기 '기연'을 만나 엄청나게 강해지는 내용이 아닌 강해지는 주인공의 무공에 대한 확연한 '이유'가 설정되어 있는 글입니다.
파락호로 행세할 당시의 연인인 기녀 요빙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 또한 낭만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지순한 사랑을 가진 주인공의 마음을 가지고자 찰싹 붙어 있는 실제적인 여주인공이라 할 만한 당옥령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군요. 무공의 강함이나 외모라기보다 그 성정에 반하여 매료되기 시작하는 초반부의 설정은 여성으로서도 상당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9권을 놓자마자 10권이 아쉬워지네요.
역시 결론만 딱 잘라 말하자면, '대형 설서린' 꼭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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