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첨향을 오늘 다 읽었습니다... 그에 대한 글을 써야 하는데 아직 말머리와 제목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다 쓰고 나서 제가 한 번 읽어보고 정해야겠습니다...
전 이런 글을 쓸 때, 습관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먼저 결론부터 내리고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흑첨향... 다 읽은 후 얻은 결론은... 아쉬움이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서 아쉽다면 행복한 아쉬움이겠지만... 저는 흑첨향 1, 2권을 먼저 읽고 좀 지나서 3권을 읽고 바로 이어 4~7권을 내리 읽었습니다. 1, 2권을 읽었을 때까지의 느낌은 '어! 재밌네'와 '이거 신선한데?' 였습니다. 다른 퓨전무협과는 달리 무협에 뿌리를 둔, 무협의 전통적인 전개방식에 따른 글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맘에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계를 묘사할 때 판타지의 어떤 부분들을 맹목적으로 끌어들이지 않고 나름대로 무협의 틀 안에 해석한 것도 좋았습니다. 이계를 넘나들고 술법이 존재하는 새로운 세계관도 신선했구요... 글의 내용도 무리없이 매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이건 2권까지의 느낌이었습니다...
3권을 읽으면서부터 일단 눈에 띄게 페이스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글쎄요... 제가 뭐라 꼬집지 못하겠는데... 3권을 읽으면서 제가 그다지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글의 흡입력이 떨어졌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고 나머지를 내리 읽었습니다...
등장 인물들, 사건들 간의 인과관계가 완전히 헝클어지더군요... 결국 7권에 이르러 허겁지겁 이야기를 맺고 말았습니다. 중간에 등장한 복수를 위해 여행하는 어떤 자매, 용부 삼공자에게 복수한다는 막능여의 이몬지 고몬지, 또 그녀를 사랑하는 헌원모모씨, 원족을 몰살시킨 흑태세, 글 후반부의 악녀, 그 이전의 저인족들, 복수해야 하는 소천, 사마씨들의 가문... 이외에도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은 그럴 듯 했지만... 그들에게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흐지부지 사라져버렸구요... 그들 사이의 여러 사건들 역시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이런 조연들 뿐만 아니라 흑화고는 후반에 들어 거의 존재감을 상실하고... 게다가 중후반(사실 처음부터였지만...)에 이어지는 기연의 연속은 좀 무리수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무슨 관이라는 속독술은 주인공을 거의 무적으로 만들어 버리더군요... 제가 좀 두서없이 얘기했습니다... 제 능력의 한계지요... 말로 하라면 좀 나을 듯 하지만 글은 역시 어렵군요...
어쨌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이 소설도 통신연재소설이었던 것 같은데... 만약 작가님이 통신연재를 하지 않으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써내려 가셨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다 쓰고 보니 정말... 감상문이라고 해야겠군요... 제 수준에 비평은 무린가 봅니다... 어쨌든 박재영님, 다음 번에는 더 나아진 모습으로 다시 뷥기를 기대하면서 이만 글을 접습니다.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