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5 노레이션
작성
03.02.20 04:36
조회
1,457

1. 감상과 비평란의 공방에 대한 짧은 생각.

  누군가 저에게 '무협소설중에 네가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뭐냐?' 라고 묻는다

면, 저는 망설임 없이 '풍종호의 '화정냉월'이다' 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화정냉월'의 무엇이 그렇게도 훌륭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망설

임 없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면 좌백의 '혈기린외전'보다 '화정냉월'이 더 훌륭하다는 말이냐?' 라고 묻는

다면, 그건 아니다,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좌백의 '혈기린외전'은 임의로 예를 들었을 뿐입니다. 그 자리에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

을 대체하든 질문의 요지와, 그에 대한 제 반응은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제가 읽거나 평할

가치가 없다고 매도해버리는 작품이라도 그러합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무협소설은 장경의 '천산검로'이다' 라고 하셔도,

저는 이의를 갖지 못합니다. 심지어 '나는 '화정냉월'만큼 형편없는 무협소설은 본 적이 없

다' 라고 하셔도, 저로서는 어쩔 수가 없지요.

  누구나가 지향하는 바가 다르고, 느끼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의 내부에서 어떤 것이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문제는 오로

지 그 사람 스스로만의 고유한 권리이자 책임일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저는 구운 고기를 먹지 못합니다.

  먹으면 속이 거북하기 일쑤이고, 거기에 술까지 곁들여 마신다면 거의 반드시 탈이 나지

요.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불과 4년쯤 전까지만 해도 저는 고기를 무척

이나 잘 먹고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한 때 일하던 직장의 구내식당에서 매주 한 번씩 삽

겹살을 내놓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저는 가장 늦게까지 남아서 가장 많이 먹는 녀석

으로 통하기도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구운 고기는 물론이고 삶은 고기조차 매우 드물게,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경우에나 아주 약간 먹을 뿐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런 저를 한심하게 쳐다봅니다.

  어떤 사람은 그런 저를 고려해서 횟집에 갔다가, 회는 더더욱이 먹지 못한다는 소릴 듣고

는 결국 짜증을 부립니다.

  어떤 사람은 고기가 얼마나 몸이 이로운지, 얼마나 맛있는 것인지를 저에게 가르쳐주고

싶어서 안달을 합니다.

  저는 난감할 따름입니다.

  어째서 고기를 먹지 못하게 되었는지를 저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터에, 그 어떤 사람들에

게 제 식성을 납득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고기에 대한 의견을 저 역시 한 때 동감했던

적이 있었기에 그들의 주장에 반박하지도 못합니다. 어깨나 으쓱일 밖에요.

  그러나 언젠가, 일 관계로 만난 어떤 사람이 '난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은 싫다' 라는 투

의 말을 했을 때, 저는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싫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도 싫다' 라고 대

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채식주의자인 어떤 사람이 '난 고기를 먹는 사람을 야만적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했을 때에도 '난 고기를 먹는 사람을 야만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야만적이라고 생각

한다' 라고 대답합니다.

  아무튼 전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합니다.

  제가 근간에 벌어졌던 공방을 보면서 하던 생각이 바로 그러합니다.

  혹여 '그래 너 잘 났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 또한 어쩔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게 옳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보편적 가치를 들어 제 생각과 행동이 옳다는 것을 납득시킬 자신도 없습니다. 그게 옳다

고 여기는 것마저도 제 나름의 주관일 뿐이니까 말이지요.

  2. 감상과 비평의 본질에 대한 짧은 생각.

  감상과 비평의 수단적 의미에 대해서는 굳이 거론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절대의 지식과 절대의 중용으로 관조하며 판단할 능력이 있다면 모를까, 모든 종류의 감

상과 비평은 '그건 네 생각이고' 라는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도와

내용이건 하나의 작품에 대한 평은 결국 '개인적 감상'일 뿐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목적에 있어서는 분명한 기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목적을 '독자의 시야 확장'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독자들은 각각의 시선으로 읽습니다.

  바라보는 각도가 다르고, 초점이 다르며, 어떤 것은 분명히 보고, 어떤 것은 보지 못합니

다. 혹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보기 싫은 것은 보지 않습니다. 수긍할 수 있는 문장은 고

개를 끄덕이고, 수긍할 수 없는 문장에는 이맛살을 찌푸립니다. 그것은 작가조차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신의 머리속에서 구상되어 자신의 손을 통해 구체화된 이야기와 사념이지만, 그

모든 방향의 형태와 의미를 한 눈에 바라보지 못합니다. 저긴 왜 저렇게 썼을까? 의아해 하

면서도, 막상 고치려들면 어떻게 고쳐야할지를 모릅니다. 작품 속에서는 '갑'이 옳다고 썼으

면서도, 정작의 실생활에서는 '을'이 옳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작품이란 마치 보는 사람의 시선마다에 서로 다른 형태로 변해버리는 요물과 같다

하겠습니다.

  평론이란 그렇게 다채로우면서도 상이한 독자들의 시선을 좀 더 밝게 비추어주며, 시야를

넓혀주는 작업이 아닐까요? 서로의 시야를 교합하는 방식으로 말이지요.

  누군가 작품을 읽고 말합니다.

  나는 이런 방향에서 이런 시선으로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모양으로 보이더군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또 다른 독자가 대답합니다.

  저는 아무리 봐도 이런 모양으로는 보이지 않던데요?

  저는 그런 방향에서 그런 시선으로 보았더니 그런 모양이더군요.

  님이 말씀하신 방향과 시선으로 보아도 여전히 그런 모양으로밖에는 안보이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대답하는 독자도 있겠지요.

  아, 정말 그렇게도 보이네요.

  저는 이렇게 보아서 이런 모양인줄만 알았는데,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

  누군가 또 말합니다.

  무슨 소리예요? 그런 모양도, 이런 모양도 아니던데. 저런 모양이더라구요.

  물론 모든 독자의 시야가 똑같은 폭과 깊이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내 눈에는

분명히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도무지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일까요? 남이 못 본 것을 보았다고 우쭐할 것도, 남이

본 것을 보지 못한다고 주눅들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

게 보느냐의 문제이고, 그렇게 서로의 시선을 교환하는 동안에 자신의 시야가 넓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평론은 작가를 위해서가 아닌, 독자를 위해서 존재하는 작업인 것입니다.

  작가를 비난하거나, 옹호하는 목적을 위해서 쓴 평론이라면 그것은 이미 평론이 아닙니다.

  평론이 작가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라면 '자신이 쓰려고 했던 것을 온전히 이해하는 독자

를 만나는 기쁨'을 누리도록 해 주는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 마저도 평론의 과정

에서 파생되는 부가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평론의 목적이자 지향점은 한 편의 작품에서 얻

을 수 있는 독자의 정신적 이득을 최대화하기 위해, 독자들 스스로가 서로의 시야를 넓혀주

는 것입니다.

  이따금 독자의 평이 작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습니다.

  단점을 짚어주어 고치도록 하고, 장점을 돋우며, 나태하거나 성급해지기도 하는 작가의 호

흡을 골라줄 수도 있다고.

  뜻은 좋고 그게 가능하다면 좋다고 생각은 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오타나 버그등의 지적은 제외합니다만)

  작가는 오로지 그 혼자서만 작품을 씁니다.

  주변의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작가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들이 아닌 내 작품

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저 인물은 저 장면에서 죽어야 할 것 같은데..?' 라고 해도, 이미

작가가 죽이기로 결심했다면 죽이고야 맙니다. 아니, 죽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그

것은 '내 작품'이니까요.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등장인물과 성격과 행동이 어울리지 않아'라고 한다 해도 마찬가지

입니다. 만약 작가 스스로가 그 의견에 수긍한다면, 작가는 차라리 다른 이야기를 쓰지, 이

미 설정한 인물의 성격과 행동을 고치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작가가 독자의 평을 듣고 싶어하는 것은, 내가 그려낸 모양이 다른 사람들에

게는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의문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푸른 하늘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썼는데, 정말 독자들은 푸른 하늘이 아름답다고 읽었을까? 혹시 회색 하늘이 아름답다고 생

각하던 사람이 있다면, 푸른 하늘이 아름답다고 하는 내 말에 어떤 생각을 할까? 나는 정말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푸른 하늘의 이미지를 제대로 쓴 것일까?

  가장 좋은 평은 바로 그러한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변일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봤어요, 저렇게 봤어요 하는.

  심지어 나는 검은 하늘이 아름답다는 글로 봤는걸요? 라는 대답마저도 작가에게는 좋은

답변이 됩니다.

  그러나, 그 답변들 중 어느 것도 다음 작품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왜 저렇게 보았을까, 하는 의문은 가지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보는 독자들을 위해 자신

의 작품을 고치지는 않는 것입니다. 설령 영향을 받는다해도 그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

을뿐더러, 만약 독자들의 반응이 저러니까 앞으로는 저렇게 써야지, 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그 순간부터 작가가 아니게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건 창작이 아니라 '대필'이니까요.

  독자의 평은 한 인간으로서의 그에게나 기쁨을 줄 뿐, 작가로서의 그에게는 아무런 도움

을 주지 못 하고, 차라리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바래야 할 것입니다.

  도움이 되는 대상은 오로지 독자 자신들입니다.

  내가 향유했던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향유하고 싶어하는 고운 마음이 작품에 대

한 평을 쓰게 만들고, 그러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나와 같은 즐거움을 만나고, 동시에 나는

내가 미처 다 알지 못했던 즐거움을 새로이 깨달아갑니다. 아주 가끔씩은 '이건 정말 악취나

는 쓰레기다!' 라는 작품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악취나는 쓰레기'라는 평을 한다 해도, 그

것은 혹여 다른 사람들이 무심결에 그 작품을 읽고 나와 같은 곤혹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고운 마음에서일 것입니다. 어떤 독자가 무슨 말을 해도,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자신의 방식

대로 쓰고, 독자는 그것을 읽을 뿐입니다. 그러니, 다른 누군가의 호평이나 혹평에 대해서

작가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평론은 오로지 독자들만을 위한 글인 것입니다.

  '독자들을 위해서' 가 아니라면, 평론은 쓸 이유도, 읽을 가치도 없습니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모든 평론은 '독자인 자신을 위해서' 쓰여지고 읽혀지는 게 옳을 것입

니다.

  '나'을 위해서 수고롭게 쓴 다른 독자의 글. 고맙지 않을까요?

  

  


Comment ' 11

  • 작성자
    Lv.85 일묘
    작성일
    03.02.20 04:49
    No. 1

    개인적으로... 정곡을 찌른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이정수A
    작성일
    03.02.20 05:26
    No. 2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말과 말을 섞는 것은 강요한다기 보다는
    그와 나의 생각에 조화를 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여기서 조화라는 것은 단순히 딱 잘라서
    \'이 부분은 내가 양보할테니까, 그 부분은 네가 양보해라\'
    는 식이 아닙니다. 일종의 중용이지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는 좋습니다.
    다만 너무 그런 식으로 가다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지 않을까요? 이상한 생각이긴 합니다만.

    또한 저는 독자나 전문가의 평은 작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어느 골방에 처박혀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쓰는
    글쟁이가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부대끼고 얽혀 살면서,
    그들의 갈등과 고민을 듣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인간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귀가 열려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서
    글 또한 변화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작가가 끝까지 내 생각이 옳아! 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한가지 생각을 덧붙이자면
    저는 게시판에 글을 올려놓고
    \"이건 단지 내 생각 뿐이니까 뭐라 욕들 하지 마세요\"
    라고 써 놓은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무엇하러 게시판에 올립니까? 일기에 쓸 것이지.
    통신은 사람과 사람과의 접촉입니다.
    그것을 두려워한다면 통신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신의 생각은 강요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듣지 않겠다는
    태도는 고쳐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건 가인님께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최근의 상황을 보고 생각나서 여기에 적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일묘
    작성일
    03.02.20 06:12
    No. 3

    글을 쓰는 작가는 크게 두 가지에 고민합니다.

    우선 무엇을 쓸 것인가?
    정말 가슴에서 뭔가 이야기 해주고 싶어 견디지 못하는 무엇이 있어야 일단 글을 씁니다.

    그 다음은 그 것을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할 것인가?
    글이란 매개체는 아무리 훌륭하게 표현한다 한들 5프로 이상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힙듭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짜고 캐릭터를 만들고, 그 것을 연출하고 구성합니다. 최대한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작가와 독자와 상호 교류의 필요성은 바로 이 두번째에 해당됩니다. 감상과 비평이 도움이 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되냐 안되냐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인님이 말씀하신 것은 아마 첫번째에 속한 것일 겁니다.
    그게 바뀐다면... 애당초 글을 쓰는 목적이 사라져 버린 것이니, 그야말로 낙서에 불과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이는 커다란 융통성을 갖습니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이 안된다.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말해 미리 짜 놓았던 스토리까지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의 감상과 비평은 어떻게든 작가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바로 두번째 부분에서의 변화이지요.
    이정수님이 말씀하신 바는 아마 이 두번째 부분이라 생각되는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려 작가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감상은 솔직한 감상입니다. 독자들끼리의 솔직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면 그 것을 몰래 엿듣고 크게 참조를 합니다. 기본적인 무엇을 말해야겠다는 주제는 변하지 않겠지만, 이야기 하는 방식에 미묘한 변화가 일기 시작합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스토리까지 바뀔지도 모릅니다.

    독자가 작가에게 읽히기를 기대하고 쓸 때는... 조금 애매합니다.

    악평일 때 기분이야 나쁘겠지만 그 것을 절대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무의식적으로라도요.
    단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경우는 문제가 되지요. 작가란 자신이 목표로 하는 독자층이 있을 것이고, 그 한사람의 의견이 모두의 의견이라고 납득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요구되니까요.

    어쨌든 이런 부분에 대한 오해만 없다면, 기본적으로 가인님과 이정수님은 같은 바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두 분이 논한 공통점으로서 서로의 다른 감상, 생각을 납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유로히 토론할 수 있고, 또 그럼에도 서로 다른 점은 인정할 수 있는 그런 기본예의만 갖춘다면 어떤 감상이든, 댓글이든 하등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보여집니다.

    *위에 말씀드린 작가로서의 기본입장은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보다 활발한 감상과 비평이 이루어져, 독자들끼리 상호 안목을 높이고 작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고무림의 노른자위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기에 이렇게 어숩잖은 글을 올렸습니다. 많은 양해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이정수A
    작성일
    03.02.20 06:35
    No. 4

    그 부분에 대한 차이를 확실히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가는 사실 고민이 많은 직업인 듯 싶습니다.
    자신의 주관이 있어야 하고, 그러함에도 주관을 뒤흔드는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하니까요.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는
    제 능력이 아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동쪽에서
    작성일
    03.02.20 07:35
    No. 5

    저도 추천!!!
    좋은 글들을 보니 제 글재주가 얼마나 모자란지 다시 느끼는군요...
    여기엔 고수들이 너무 많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일방적인 생각을 강요하는 글을 싫어하기에
    저또한 그런 어투가 들어가는 글을 안쓰려고 노력합니다만
    의도하는 대로 글이 잘써진다면 제가 작가겠죠...^^
    그런 점도 약간 감안을...삐질 =3=3=3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술퍼교교주
    작성일
    03.02.20 10:06
    No. 6

    난 왜 이해가 안될까?
    작가는 작가나름대로의 가치관이 있을것이고..
    독자는 독자 개개인의 나름대로의 가치관이 있는데..
    그런것 가지고 개인의 개성이고 보는관점이 다른것인데..
    자기의 의견의 부합하지 않는다고 또 다른 의견이 속출한다????
    이건 아닌데...
    내가 보는관점에서 다른사람이 다르게 봤다면..
    오히려 기분이 좋아져야하는게 아닐까?
    왜냐하면 또다른 ..즉,내가 모르는 관점을 하나더 발견했으니..
    더 배울수있었서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드는데..
    사람은 생각하는동물이다..
    이런 글귀가 떠오르네..

    그냥 독백형식으로 글을 적다보니..글끝이 조금 ...
    반말형식으로 나와버렸군여..헤헤헤헤헤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月影(월영)
    작성일
    03.02.20 11:30
    No. 7

    고기를 싫어하는 제 친구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나는 고기가 맛없어서 먹지 않지만,
    다들 맛있다고 하니 맛있다고 치자.
    하지만 나한테 먹으라고 하지는 말아줘.

    나는 고기를 먹지 않는 것 뿐이지 채식주의자는 아니야.
    모두들 싫어하는 음식이 한두가지쯤은 있잖아?
    난 단지 그 싫어하는 음식이 고기인 것일 뿐이라구.
    근데 왜 다들 그렇게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데.

    좋아하면 먹는거고 싫어하면 먹지 않는 것.
    그게 뭐가 잘못됐어.
    자신과 다른게 틀린것은 아니지.
    만약 그 차이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공장에서 찍어낸 기계와 다를바가 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3.02.20 12:06
    No. 8

    좋은 말씀..

    한가지만...
    나에대한 비평이란..음.. 한번 깊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ㅡㅡ;;

    저는 감상이나 비평은 작가와 독자둘다 해당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개인적인 감상 단순 감상이더라도 작가에게 전혀영향을 안줫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단 글로 쓰여서 올려지면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을 읽지 않을 수 없고 또 읽고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겠지요..
    심지어 그냥 무시 하더라도 벌써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감상이나 비평글의 성격상 개인의 단순 감상이나 느낌으로 끝날 수 있는 글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나 작가에게 대한 바램도 있을 겁니다..그런 바램을 작가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가는 비평에 대한 작가의 생각에 따라 달라 질겁니다.. 작가가 독자에게 휘둘린다면 작가가 아니죠..^^
    작가는 고집이 무척 센 사고 집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글에서 만큼은 자부심과 고집도 보입니다..
    저는 그런 모습이 좋습니다.. 그게 작가의 모습이 아닐까요..

    저도 독자의 반응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느낌에 대한 댓글 공방은 허무 그 자체입니다..

    논리적인 어떤 것에 대한 공방은 건설적이고 실제 배우는 것도 남는 것도 많습니다..
    이번 역시 많은 분들의 관심이 쏠려 있군요..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검랑글랑
    작성일
    03.02.20 16:43
    No. 9

    저는 축구를 싫어합니다.
    2002년 월드컵 때 온국민이 붉은 색으로 치장하고 미친 듯 열광할 때도 뉴스에 축구 이야기만 나온다고 불평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것은 \'축구\' 그 자체와, 축구를 싫어하는 사람을 매국노 비슷하게 취급하는 얼간이들 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노레이션
    작성일
    03.02.20 17:23
    No. 10

    답변 및 \'부언\' 이랍니다. (표현력 미달을 절감하는 단어..흑흑;;)

    일단의 공적인 게시판에 제 글을 올릴 때, 저는 제 글이 단정적으로 읽혀지지 않을까를 가장 걱정합니다.
    특히나 어떤 주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내용일 때, 더더욱이 걱정하고 조심하는 편입니다. 하기야, 공적인 게시판에서 의견을 피력하는 이면에는 다른 분들도 저의 의견에 동조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 어찌 없을까요. 하지만, 그런 마음조차도 저는 가급적 드러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혹여 어떤 분들은 미루어 짐작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의견에 대한 글을 올릴 때, 의식적으로 \'..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식의 어미를 가급적 자주 사용합니다. 다 쓰고 올리기 전에 한 번 되읽어볼 때에도, 저 부분은 어쩌면 단정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이 들면, 문맥의 어그러짐을 감수하고서라도 \'..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어미를 덧붙이고야 맙니다.
    저는 제가 올리는 의견이, 단순한 한 개인의 제안 이상으로 읽혀지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답니다, 라는 것이 언제나의 제 입장이지요.
    읽는 분이 제 의견을 받아들이건, 거부하건 그것은 오로지 읽는 분의 판단에 의해서여야지, 거기에 아주 조금이라도 제 영향이 개입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저는 세상의 모든 가치 어느 것도 완벽하게 보편적일 수는 없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옳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옳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가치도, 적어도 한 사람쯤 믿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생각이지요.
    또한 저는 기본적으로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가르치고, 배운다는 관계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견교환은 단지 상대방에게 선택의 가짓수를 늘려준다는 \'호의\'로서만 의미를 가질 뿐, 상대방의 모르는 점을 가르쳐 준다거나, 심지어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이끌어준다는 우월감의 행위적 수단으로 사용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상대방의 가치를 부정하고 나의 가치에 동참하라고 강요, 아무리 약하게 표현해도 \'권유\' 하는 식은, 그 저변에 상대방의 개별적 존엄을 무시하는 행동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각각의 독립적인 동시에 대등한 존재로써 마주하는 인터넷상의 대화라면, 기본적으로 \'상대의 가치과 인격은 나와 동등하다\' 라는 전제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설령 내가 보기엔 저 상대방의 가치와 인격이 보잘 것 없이 보이더라도, 그 상대방이 \'나는 당신과 동등해\' 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렇게 대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저와 동등한 가치와 인격을 지닌 누군가의 생각을 가르치거나 강요할 수 있는 방법은 알지 못합니다.
    이처럼, 나 자신은 분명히 옳다고 여기지만, 나 이외의 사람들도 그것을 옳다고 여기는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며, 설령 그것을 그르다고 하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나에게는 아니지만 적어도 그 사람의 세계에서는 그것이 옳은 것임을 인정해주는 태도야말로 제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방법론입니다.
    이것은 또한 사람간의 대화에 대한 제 입장이기도 합니다.
    감상과 비평에 대한 의견 역시 마찬가지 입장에서 나온 것입니다.
    절대적 가치는 어차피 있지가 않으니, 당위적 가치를 지향하자, 라는 생각인 거지요. 저는 감상과 비평이 작가가 아닌 독자간의 대화일 때, 가장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독자의 말이 작가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는 저 역시 생각하지 않습니다. 독자의 말이 무엇이냐에 따라, 작가의 가치관이 무엇이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영향의 질과 양이 다르겠지요. 저는 다만 감상, 비평의 대상을 작가가 아닌 독자에게 향햘 때, 감상.비평의 가장 큰 덕목을 획득할 수가 있지 않을까 싶은 것입니다.
    일묘님의 말씀을 빌면 작가는 기껏 \'엿보는\' 정도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싶은 거지요.

    아마 지난 80년대였다면, 저는 회색분자라고 비난받았을 것입니다.
    실재로 90년대에 대학을 다니면서도 그런 비난을 가끔 받곤 했었으니까요. 그러나 저에게는 애초부터 \'광장의식\' 이라든가 하는 이데올로기적 본능이 결여되어 있고, 결여된 제 자신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하지만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강요하려는 생각에 대해서는 몹시 경멸하기까지 하지요.
    제가 이러한 저의 생각과 행동을 밝히는 경우는 오직, \'이런 식의 생각과 행동도 있답니다.\' 라고 제안하는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아주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으로 말이지요. 커피는 어떻게 마시면 맛있을까를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나는 이렇게 마셨더니 맛있던데\' 라는 의견을 들려주는, 그런 식인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혈랑곡주
    작성일
    03.02.20 23:20
    No. 11

    동의합니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솔직히 우리들은 무협이라는 한 주제로 묶인 동지들 아닙니까? 동지는 우습구나... 친구... 친우... 암튼... 싸우지 맙시다... 논쟁은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솔직히 재밌습니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이 눈쌀을 찌푸린다면 그건 이미 논쟁이 아니죠... 적당한 선에서 그치는 것이 좋죠... 몇 번 설득하고 안 되면 그냥 서로 물러나는 것이 현명한듯 싶군요...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가인님의 글은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하는군요... 존경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503 기타장르 [추천]숨겨져있는 보물...망자의 검 +5 호접몽 03.02.23 2,337 0
502 기타장르 [감상]초우님의 호위무사(짤막합니다..) +2 Personacon 검우(劒友) 03.02.23 1,123 0
501 기타장르 [추천]태극문을 아시나요? +8 조성권 03.02.23 1,754 0
500 기타장르 [추천]임준욱님의 농풍답정록 +6 Lv.1 暗然소혼장 03.02.22 3,888 0
499 기타장르 [감상]삼류무사..... 작가의 놀라운 설정을... Lv.1 한계령 03.02.22 1,932 1
498 기타장르 [추천]- 임준욱님의 \'촌검무인\' +14 칼바람 03.02.22 1,748 0
497 기타장르 [감상] 일반연재 담천의 광기를 읽고.. +2 Lv.20 흑저사랑 03.02.22 1,292 0
496 기타장르 [추천]- \'한수위\' 님의 \'신존기\'를 추... +1 Lv.52 쩝1 03.02.21 1,462 0
495 기타장르 [추천] 성유야천의 국내무협 추천 2탄 +10 성유야천 03.02.21 2,199 0
494 기타장르 [감상] 짜릿했던 추억 -- \"풍운만장\" +5 minos 03.02.21 1,691 0
493 기타장르 [추천]장경님의 황금인형... +2 Lv.99 혈랑곡주 03.02.21 1,590 0
492 기타장르 [감상]아쉬움... 흑첨향을 덮으면서... +7 Lv.99 혈랑곡주 03.02.20 4,335 0
491 기타장르 [추천] 성유야천의 국내무협 추천 1탄 +4 성유야천 03.02.20 1,944 0
490 기타장르 [참고] 현재의 논란은 여기서 그치고자 합... +8 Personacon 금강 03.02.20 2,004 0
» 기타장르 [참고] 감상과 비평에 대한 짧은 생각 +11 Lv.15 노레이션 03.02.20 1,457 1
488 기타장르 [추천] 성유야천의 중국 무협 추천 목록 +1 성유야천 03.02.20 1,352 0
487 기타장르 [감상] 무협과 무협외적인 요소들 - 천마군... +1 소소유한 03.02.19 1,327 0
486 기타장르 [참고] 나 자신의 무협관 +11 minos 03.02.19 2,077 0
485 기타장르 [감상] 류진의 \'일인무적\'을 읽고 +2 신출귀몰 03.02.19 1,649 0
484 기타장르 [참고] 근래에 감상/추천란에서 보이는 감... +12 Personacon 금강 03.02.19 1,746 0
483 기타장르 [감상] 임준욱님의 건곤불이기를 읽고... +10 Lv.3 불노서생 03.02.19 3,381 0
482 기타장르 [추천]신박의 협객공수래 +2 Lv.72 소금강 03.02.18 1,636 0
481 기타장르 [추천] 이소 , 귀금행 Lv.1 康刑 03.02.18 1,216 0
480 기타장르 [추천?]좀 해주세요 +6 김용 03.02.18 1,339 0
479 기타장르 [감상]공수분리 +7 Lv.1 소우 03.02.17 1,286 0
478 기타장르 [추천] 백상님의 소림화상, 백가신화 +4 성유야천 03.02.17 2,933 0
477 기타장르 [감상] 황기록님의 \"귀역\" +1 동쪽에서 03.02.17 1,425 0
476 기타장르 [감상] 류진의 \'일인무적\' 1권을 읽고 +4 해검 03.02.17 1,657 0
475 기타장르 (감상)파문제자에대한 앞선 언급을 정정합... +1 무협조아 03.02.17 1,342 0
474 기타장르 (감상) 파문제자2권을 읽는 중에.. +3 무협조아 03.02.16 1,635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