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우연히 고스트 스팟을 하길래 즐겁게 보다 생각난 일입니다. 혹시 귀신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전 절대적이기 보다는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방송으로 보면 남일 같지만, 겪어본 입장으로는 상당히 미치는 일입니다. 꽤 오래전으로 올라가야되지만 충분히 질리도록 겪었다고 자부합니다. 이야기 하자면 상당히 길어질 것 같지만 추억이라 생각하고 적어봅니다.
9년 정도 전인 것 같습니다. 지금 사는 집의 전 전 집. 이사가기 전만해도 그저 평범한 가정이었습니다. 남들 다하는 돈걱정 하며 아버지 술주정도 적당히 있는 그런 집이었죠. 그런데 그 집으로 이사가면서 바뀌었습니다. 근 1년간은 편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부터 아버지가 술주정이 심해지셨지요. 그저 일이 힘드셔서 그랬나 보다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금에와서는 이렇게 편하게 얘기할 수 있지만 꽤 고통스러운 과거였어요. 2층집이었는데, 1층의 대문밖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이신다면서 들어오게 문을 여셔라는 둥, 농 위의 누가 보고 계신다면서 아버지는 거의 정신이 없으셨습니다. 낮에는 멀쩡히 일을 가셨습니다. 그래도 꽤 강심장인 집이라 그려러니하고 넘겼습니다. 집에 강아지가 많이 거쳐갔는데, 지금 개야 이상하리 만큼 괜찮았지만 그 집에서 키우는 개마다 족족 거의 미친개 수준이었습니다. 한 두마리 거쳐갈 때는 개 성격이 이상하다 싶었지만 수가 많아질 수록 심했지요. 집이 않좋구나 여겼을 때는 이상하다고 생각한지 조금 시간이 흐른 뒤였습니다. 집에 놀러오는 제 친구부터 누나와 누나 친구들까지 하루 묵어 가고 난 뒤면 모조리 같은 귀신을 봤다고 하였습니다. 거실에서요. 전 그때만해도 믿지 않은 터라 웃으며 넘겼습니다. 전 직접 보지 못했으니까요. 그 뒤, 오래전 신병을 앓으셨던 어머니께서 몸져 누우셨습니다. CT, MRI까지 다 해봤지만 이유 불문. 그 일을 시작으로 번갈아가면서 다치고, 누나도 이유 모를 병으로 앓아 눕고, 아버지는 심지어 관리하던 직원의 월급까지 잃어버리셨습니다. 그 일로 나날히 늘어가는 술주정과 오기 전까지 멀쩡한 개가 오면서 막장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이사를 결심하셨습니다. 이혼까지 하셨을 정도로 너무 심하게 변하셨습니다. 가정까지 파탄나고 재산은 1/3? 계속 깎였습니다. 이사도 질리도록 풀리지 않았고 들어간지 7년 만에 이사올 분과 싸워가며 겨우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를 오고 난 뒤 이혼하신 아버지는 괜찮아 지셨고 아프셨던 것들도 이사간 그날로 괜찮아 지더군요. 그때 고스트 스팟이나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당장 제보했을 겁니다.
이 일만으로도 직접 겪은 입장으로는 질릴 만한 일인데 1년 뒤 이사온 새집에서 일이 터졌습니다. 그 일로 전 귀신을 완전히 믿게 되었습니다. 2년 전이니 꽤 근래의 일입니다. 그때도 문피아는 했었지만 당시 뭘 했는지 기억조차 안납니다. 검색해보면 그때 이렇게 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2년 전, 고등학교 2학년 제 결석일수가 꽤 많습니다. 53일. 유급 2일 남겨놓고 학교를 갔습니다. 담임 선생님도 믿지 않으시다가 결국에는 믿고 병결로 처리해주셔서 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짤리고도 남았습니다. 왜 그렇게 됬냐하면 제가 그때 아침, 학교갈 시간에만 미쳤습니다. 빙의. 크게 씌였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안납니다. 여리게 그때 이랬었나 라는 생각만 듭니다. 밤에는 가야지 가야지 하며 다짐해도, 아침에는 비몽사몽 정도로 생전 싸우지도 않던 어머니와 심하게 다투기는 다반사였고 심지어 손목가지 그엇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어머니는 병원까지 데리고 가셨지만 우울증 판결받고 약만 받았지요. 2달. 2년 전 11월과 12월. 어머니도 물론이고 저도 많이 힘든 때였습니다. 나날히 울적해지고 멍하니 놓고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낮의 일은 거의 기억을 하는 편입니다. 꽤 힘들었습니다. 위험한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빙의인지, 제가 나약해서 인지 햇갈리지만 학교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어 가기 싫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지옥같은 시간이 흐르고 얼마 뒤 어머니와 누나는 꿈을 꿨답니다. 한 할아버지가 제 방 문앞에 서서 인자하게 웃고 계셨답니다. 어머니의 할아버지였습니다. 누나는 누군지 몰랐지만 어머니는 아셨습니다. 심지어 그날 같이 있었던 누나 친구분도 보셨습니다. 그 후로 조금 씩 괜찮아지다가 멀쩡해 졌습니다. 지금에서야 저를 본인도 이해를 못하겠으니까요. 작년에도 가끔 재발할 때가 있었는데, 잠깐 하루, 몇 일 정도 그러다가 말았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괜찮아졌습니다.
그리고 몇 달 전에 다시 한 번 터졌습니다. 신병 이라고 해야되나요? 어머니는 그병을 앓았습니다. 신 안받고도 살아남은 게 기적이지요. 어머니도 20대 초반에 앓으셨는데, 그게 누나쪽으로 가버렸습니다. 병으로는 되지 않았으나 하는 일마다 안되고 막히고 그런 식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조짐이 있었습니다. 저와 비슷하게 겪다 결국 버티지 못했습니다. 그만뒀습니다. 설마 하시던 어머니는 생각을 떨치고 계시다 몇 달 전 누나가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단순 가출이 아닌 완전히 나가버렸습니다. 인연 끊자식으로 말해 상당히 열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에서야 반 포기하고 계시지만 결국 신경쓰시다 위궤양까지 생기셔서 2주전에 잠깐 입원하셨습니다. 지금은 마음을 놓으셨는지 괜찮아지셔서 다행입니다. 그후 몇 곳을 용하다는 곳 다가보시더니 같은 말만 하더라고 하셨습니다. 신병이 그쪽으로 났다고 하더군요. 그게 하는 일마다 모조리 안되고, 힘들어하다 앓아 눕거나 비구니가 된다고 하시더군요. 어머니도 비슷하게 겪으셔서 그저 잘 버티기만을 바라신다고 하셨습니다.
조금 말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지어내셨다고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들도 다 그렇게 밖에 믿지 않더군요. 그저 한 티비 프로그램 보고 생각나 굳어진 머리 돌려가며 적었습니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고 저렇고 해서 전 귀신을 믿게 되었다.로 압축이 되네요. 허...
귀신 믿으세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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