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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자공
작성
10.02.12 13:57
조회
234

금요일 오후 2시가 가까워질 무렵.

바깥의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눈발은 더욱 거세어지고 있었다.

날씨가 궂은 이런 날이야말로 추리는 빛을 보는 법.

짧은 머리와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갸름한 턱선이 돋보이는 한 청년은 눈을 빛내며, 주변을 쓸어보고 있었다.

'흠, 과연. 빈틈이 없다.'

청년의 이름은 취우. 소나기를 좋아하는 그는 소나기처럼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의문의 청년이었다. 그리고 사건을 파헤치고, 생각하고, 추리를 좋아하는 청년이기도 했다.

그는 오늘 마침내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습을 나타냈다.

오랜 시간 정담지기라는 가면 아래 숨어 있던 사람은 누구인가.

항상 정담을 배회하며, 사건이 생기면 나타나 사건을 도맡아서 해결하는 해결사 정담지기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취우는 오랜시간 그 답을 찾기 위해 정담지기의 흔적을 쫓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또다시 누군가에 의해 정담지기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불거지자, 이 자리에 나타난 것이었다.

"점점 거세어지는 눈발. 흐려져가는 궂은 날씨. 이런 날이야말로 추리를 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날이지. 그리고 사건도 이런 날에 일어나기 마련이지."

취우는 곰곰히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이미 어느 정도 정황과 증거를 확보한 상태. 이것들을 토대로 하나의 완벽한 추리를 할 셈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자리에서 정담지기의 정체를 밝힐 생각이었다.

웅성웅성.

사람들이 하나, 둘씩 취우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보세요. 당신이 우리들을 부른 건가요?"

아리따운 긴 생머리의 여성이 취우를 향해 말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아, 문피아에, 정담에 이토록 아리따운 여성이!'

"시, 실례지만 이, 이름이....."

"됐고, 어서 우릴 부른 이유나 말해."

취우는 자신의 말을 자른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젠장, 대체 누가.....헉! 어디서 이런 미인이!'

취우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말을 자른 사람 역시 아름다운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좀 전의 화사한 미인과는 다른, 매우 차가워보이는 미인이었다.

그녀는 안경을 고쳐 쓰며, 취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서 말을 하라는 무언의 종용이었다.

취우는 그 눈빛에 자신의 실태를 눈치채고, 재빨리 자세를 바로하고, 표정을 굳히며, 입을 뗐다.

"제가 여러분을 이 자리에 모신 것은 바로 여러분이 그토록 궁금해하던 정담지기님의 정체를 이 자리에서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뭐, 뭐라고!"

"그, 그게 사실이야?"

장내는 다시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소란스러워졌다.

취우는 잠시 그런 그들을 훑어보다가, 어딘가에 시선이 잠깐 머물렀으나, 그것은 아주 잠시였다.

헌데, 착각이었을까? 취우의 시선이 잠시 어딘가에 머물렀을 때, 취우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났고, 입가엔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역시 바로 당신이 정담지기였어요.'

취우는 소란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자자, 주목해주십시오. 지금부터 오랜 시간 우리를 궁금하게 했던 정담지기님의 정체를 밝혀보겠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 정담지기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증거들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정황 속에 나온 증거일 뿐,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오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움찔.

누군가가 움찔하는 게 취우의 시야에 들어왔다.

'후후. 정담지기님 이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취우는 슬쩍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 제 추리를 들려드리죠."

"쳇, 지가 무슨 코난이야, 김전일이야?"

"셜록홈즈라도 되는 줄 아나보지?"

어디선가 못마땅해하는 남자들의 말소리가 들렸으나, 취우는 가볍게 무시했다.

"자, 그동안 정담지기님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애쓰셨더군요. 아주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몇 번의 작은 실수를 하셨고, 저는 거기에서 정황에 맞춰 몇 가지 증거들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매우 큰 실수를 하셨더군요. 평소 정담지기님답지 않은 실수였어요! 우리들을 그토록 궁금하게 했던 정다지기님! 정담지기라는 가면 아래 숨어계시던 그 분은 바로 여기 우리 중에 있습니다!"

"뭐, 뭣!"

"그게 사실이야? 우리 중에 정담지기님이....."

"훗. 네, 정담지기님은 바로! 저, 저...기.....윽."

자신만만한 태도로 손을 뻗어 정담지기를 지목하려던 취우는 갑자기 괴로운 신음을 토해내며, 자리에서 쓰러졌다.

장내는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이, 이봐! 괜찮나?"

"그래서, 그래서 정담지기님은 누구라는 거에요?"

사람들은 하나, 둘 다가와서 취우의 상태를 살피며, 질문을 던졌다.

취우는 정신없이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아, 안돼. 저, 정담지기님의 정체를 밝히고야.....'

"저, 정담지기님은...."

취우는 간신히 힘을 짜내어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고, 뻗어있는 손은 누군가에 의해 제자리에 돌아와 있었다.

서서히 의식을 잃어가는 취우의 눈은 구석 어딘가를 향해 있었다.

'큭, 다, 당했다.'

"다, 다행이에요. 잠이 든 것 같아요."

"대체 왜 이런 일이?"

사람들은 눈을 감아버린 취우를 제대로 눕히는 한편, 저들끼리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때,

"저, 저기 제가 이 분을, 취우님을 살필게요. 마침 근처에 잘 아는 곳이 있어서 그곳에서 안정을 취하시면 될 거에요. 이런 곳에 누워있는 것보다는 나을 거에요."

누군가가 나서서 그렇게 말을 했다.

사람들은 잠시 말을 꺼낸 사람을 쳐다보더니, 곧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취우를 그 사람의 등에 업혀주었다.

그 사람은 그렇게 취우를 업고, 어딘가로 갔다.

누군가가 취우를 업고, 떠나버리자 잠시 동안 사람들은 방금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났다.

휘이잉ㅡ.

조금 전까지 사람들이 가득했던 그 장소는 차가운 바람과 눈만이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

눈발이 휘몰아치는 오후의 추리사건 종(終).

<차회 예고>

취우가 쓰러졌던 바닥을 살피던 멋진 청년이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 이건!"

"뭐, 뭡니까? 소울블루님!"

곁에 있던 한 청년이 급히 소울블루에게 다가가 물었다.

소울블루는 특유의 쾌활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건! 취우님이 남긴 메세지다! 취우님은 쓰러지기 직전에 메세지를 남겼어! 본인이 죽을 줄 알고, 다잉메세지를 남겼던 거야!"

"예?"

"이로써 정체는 밝혀졌다!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어!"

"그, 그렇다면!"

"그래. 어서 사람들을 이리로 불러 모아줘."

=-=-=-=-=-=-=-=-=-=-=-=-=-=-=-=-=-=-=-=-=-=-=-=-=-=-=-=-=

죄송합니다.

심심해서 한 번 써봤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아, 그리고 차회는 나오지 않습니다.

망했거든요. ㅋ


Comment ' 5

  • 작성자
    Lv.80 시상[是想]
    작성일
    10.02.12 14:00
    No. 1

    자 이제 소울블루님이 추리를 하실 차례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일
    10.02.12 14:02
    No. 2

    다잉 메세지 내용이
    뭐 계좌번호..통장 비밀번호 이런거면..
    올 새해...참 기쁘게 지낼수 있을텐데...;~;....

    겨울바다 가서 회나 먹으며....
    ;ㅅ;..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ghoul
    작성일
    10.02.12 14:08
    No. 3

    그렇다면 정담지기님이 일반 문피아 유저들과 같은 ID 를 사용하여 활동하고 있다는 말씀..?

    굳이 그렇게 댓글을 달며 활동할 필요가 ...
    만약 그렇다면 흥미로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묘로링
    작성일
    10.02.12 14:22
    No. 4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윽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운영雲影
    작성일
    10.02.12 15:45
    No. 5

    zzzz으어헉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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