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삼의 칭호를 벗어버리고 대학 신입생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같은 학교에 넷째 언니가 있어서 둘이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동아리도 가입해서 활동하고 친구들이랑 놀 기회도 많아지다보니 부쩍 밤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4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일주일에 4일 이상은 나가서 늦게 들어왔다가 중순부터 줄이기 시작해서 매주 목요일에만 동아리에서 친구랑 같이 놀다가 늦게 들어갔습니다.
학업도 그렇게까지 게을리하진 않았습니다. 꼬박꼬박 수업 들으면서 배우고 과제하고.. 단지 언니가 자고 있을 때나 동아리방에서 하거나 하는 일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언니가 저에게 항상 공부하라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저는 알았다고 할 뿐이었지요.
문제는 넷째언니가 아닌 셋째언니입니다. 셋째언니는 다른 시에 있는데, 넷째언니랑 전화하면서 제 얘기를 들었는지 저에게 전화하더니 밤 11시까지 집에 들어가 있으라고 통금을 정하고, 성적은 4.0 이상을 맞아야 한답니다. 어제 10시에 친구만나러 잠시 나갔는데, 11시 조금 지나자 셋째언니한테 전화가 와서 친구만났다고 하니 왜 11시인데 집에 안들어갔냐고 하면서 욕을 하더랍니다. 그리고 오늘은 자고있는데 전화하더니 문자 답장을 안한다고 뭐하고 있었냐고 따지고.. 문자는 저에게 도착도 안했는데 말입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영상통화를 걸고 저에게 어디냐고 묻습니다. 자취방이라고 하니 방을 보이라 하고 보여주니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끊어버리더군요.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때에는 성적 가지고 계속 잔소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와서 이렇게까지 통제를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신입생 때에는 그럴수도 있을텐데.. 언니가 걱정하는건 이해가 가지만, 그게 중증이 될 정도로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인관계나 학업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는데, 저는 이게 더 스트레스인거 같습니다. 가족이 안식처가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근원지였으니..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어도 마땅하지 못해서 여기에 주저리 주저리 쓰게되었습니다..
Commen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