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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접쇠 가공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
12.08.21 22:37
조회
1,178

아랫글 보고 떠올라서 적습니다.

아직 제철 공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먼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철이 너무 질어서 툭 하면 뭉개지고, 좀 단단하게 만들었다 치면 깨지던 그런 시절의 이야기. 이 시대에는 접쇠라는 공법이 너무나 중요했습니다.

접쇠 공법이란 것은 쇠를 두들겨 얇게 편 다음 한 번 접고 다시 얇게 펴서.....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하여튼 그런 공법이었습니다. 이런 공법으로 쇠를 가공했던 걸로 가장 유명했던 검들을 말하자면 북쪽 바이킹들이 즐겨 썼던 바이킹 소드, 서쪽 인도-이슬람 지역의 다마스쿠스강(이게 왜 다마스커스강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는진 몰라도), 백제의 백련검 등이 있습니다. 아, 일본도 포함해서요.

공법 자체는 철제 도구를 썼던 전 세계 공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별다른 특징이 없습니다. 끽 해야 물결 무늬가 나타난다는 것 정도? 그것도 저탄소강과 고탄소강이 섞이며 서로 다른 형질과 온도로 인해 발생하는 거지요.

만일 어떤 검이 쇠도 자르고 돌도 자르고 아싸 좋구나~ 하면 그건 장인이 우주괴물인 거지 공법이 대단한 건 아닙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코크스 뿌리고 대충 압착기에 디밀어서 룰러로 쫙 뽑아낸 압연강판도 어지간한 일본도는 훅하고 까부수니까요.

양판소를 보면 흡사 접을 때마다 철의 인성, 강도, 경도가 쭉쭉 늘어나는 것처럼 묘사해 놨는데 현실은? 냅, 많이 접으면 내구도가 그만큼 종잇장이 됩니다. 접을 땐 적당히 열 번에서 스무 번만 접읍시다. 그러면 내구도가 깎이지도 않고 제법 괜찮은 강철은 됩니다.

흔히 잘못 아는 게 일본은 접쇠 공법을 해서 검이 뛰어나고 한국은 그러지 않아서 검이 유명하지 않다고 하는데, 전혀 아닙니다. 완전 날구라, 조작된 역사, 왜곡된 기억 etc, etc.

한국은 접쇠 공정을 일본처럼 물결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날 때까지 죽어라 두들기고 펼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왜? 그러지 않아도 탄소가 널널하게 잘 퍼지니까요. 접쇠 공법은 어디까지나 탄소 비율을 못 맞추는 사람이 저탄소강과 고탄소강을 섞으려고 하는 공법이거든요.

그 증거로 우리나라는 삼국시대까지는 접쇠공법을 썼던 흔적이 있다는 겁니다. 백제가 그 배경이지요.

백제와 가야는 일본에 철과 검을 수출했는데 그와 함께 백제에서 건너간 장인들을 가라카누치라고 부릅니다. 그들로부터 기술을 습득한 사람들이 야마토카누치라 불리는 이들인데 이들이 바로 현존 일본도의 조상을 만든 사람들입니다.(일본서기)

뭐, 조금만 조사해도 알 범위여서 딱히 더 쓸 말이 없네요. 일본도에 환상은 아마 일본을 점령한 미군과 일본에서 퍼져나간 문화를 통해, 그리고 그게 유럽으로 가면서 전파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마 일본 만화와 소설의 영향인 것 같고요.

하여튼.....

대장장이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려면 최소한 도암 박용기 선생의 작업이라든지 그게 안되면 시골 대장간이라도 취재해 본 다음에 씁시다.


Comment ' 17

  • 작성자
    Lv.69 그믐달아래
    작성일
    12.08.21 22:42
    No. 1

    다마스커스강은 제가 알기로는 그 지역만 존재하는 특수한 강철이 있었는데, 이게 철로서는 거의 최상이라 그걸로 만든 무기가 아주 좋아서 그런 명칭이 붙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수하게 그 지역에서만 그 강철이 생산되었고 너무 많이 캐버려서 지금은 없어져버린 걸로 알고 있어요. 이제 그 지역은 철이 사라져버린거죠.
    근데 지역 자체가 작아서 많이 만들 수 없었고, 아무튼 만들어진 무기는 강력했기에 그것이 입으로 전달되면서 전설이 되어 최강의 철 하면 다마스커스강이 된걸로 알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2.08.21 22:46
    No. 2

    다마스커스강은 접쇠와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도가 유명한 이유는
    지네들 세계대전 패배 이후 미국이 "무기 소지 금지!"라고 해버리자
    일본도를 버리기 싫어서
    "이거 무기 아님! 예술품!"이라고 해버리는 바람에
    어찌어찌 편승되어서 이 지경이 되었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SbarH
    작성일
    12.08.21 22:47
    No. 3

    주몽인가 선덕여왕(드라마)에 나왔던 백번인지 천번인지 접은 칼은 쌩구라였던거군요....드라마에서 거래하던녀석은 백번접고 거래하며 남긴말이 비록 천련정강은 아니지만..이였던것같은데..
    그거보고...응?백번?천번? 저렇게 접으면서 저렇게 대량(이라고해도 수백자루?)가 만들어져? 장인들이 다 초인인가?생각했는데..
    구라였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2.08.21 22:47
    No. 4

    그런데 예술품이라 할 수준이긴 @.@(많이 예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2.08.21 22:49
    No. 5

    아, 그리고 제가 알아본 자료를 기억으로 되살려보자면.
    다마스커스 강에 쓰인 강철은 그곳에만 존재하는 유일 금속이 아니라,
    그저 자연적으로 배합이 잘 된 합금이었을 뿐이죠.
    현재 기술로도 그에 준하는 합금 제작이 가능하며
    오히려 더 좋은 합금도 제작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마스커스강에 나타나는 물결 무늬는 재질이 아니라 제련과정에서 나타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Dainz
    작성일
    12.08.21 22:56
    No. 6

    인도의 모 지역에서 생산된 철이 질도좋고, 소량의 바나듐이 함유되어있어서 검을 만들면 당시의 강철검보다 내구성이 좋아졌다죠.
    이게 다마스커스검의 비밀이라고합니다. 바나듐같은 원소는 1800년대 넘어서야 본격적인 추출이 가능해졌다고하니 그 이전 시대엔 자연적으로 함유된 철이 있어야만 성능좋은 검을 만들 수 있었겠죠.
    현재는 고급 식도나 나이프, 고속도 공구강에는 몰리브덴 바나듐이 들어가게되어 질적으로 많이 우수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그믐달아래
    작성일
    12.08.21 23:01
    No. 7

    아 물론이죠. 저도 다마스커스강이 지금 우리가 만드는 합금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당시 비교우위를 지니고 있었다는거죠. 그리고 그것은 바로 그 당시에는 전설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청풍옥소
    작성일
    12.08.21 23:14
    No. 8

    종편에서 나온건데 창과 방패 그프로에서 한국 전통도와 45구경 총이랑 대결.. 12발을 그냥 버터더군요...총알도 반으로 가르면서
    칼날을 맞추는 자나 그 칼을 만드는 장인이나 대단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2.08.21 23:15
    No. 9

    덧붙여 재밌는 우리 대장간 용어

    무쇠(물쇠) : 쇠를 물처럼 녹여내는 철을 의미하며 한자로는 생철, 수철/[무질부리가마]에서 1400도 이상으로 10시간 이상 철광석을 가열하여 얻는다. 무쇠는 탄소량 2% 이상인 주철이므로 단조 가공을 불가능. 주물작업으로 가마솥이나 농기구를 제작할 때 씀

    시우쇠 : 탄소량이 낮아 단조가 가능. 한자로는 숙철/철광석을 [쇠부리가마]에서 1200도~1300도로 장시간 가열하여 생긴 잡쇠덩이를 다시 [강엿쇠둑]과 [판장쇠둑]에서 분쇄 가열하여 만든 저탄소강

    참쇠 : 시우쇠를 정련한 것으로 한자로는 정철/ 검을 만들 때 쓰는 것이 바로 이 참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2.08.21 23:19
    No. 10

    다마스커스강이 다마스커스 [강]인 이유는 검 때문이 아니라 철 때문이 맞습니다. 정확히는 제철 공법이요. 우리가 흔히 아는 다마스커스강인 패턴 웰디드의 경우 서로 다른 일곱 종류의 탄소강을 흡사 뱀이 똬리를 틀듯이 베베 꼬아서 제작하였다고 합니다.(물론 그 당시 장인들이 진짜 그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현대적인 관측을 토대로 재현할 경우 그렇다고 합니다)

    다마스커스강이 진짜 다마스커스 지역과는 관계 없다고 합니다. 십자군 전쟁 때문에 시리아에 있던 검이 그냥 그 이름으로 유명해진 거라고 하네요. 사실은 시리아 인들도 더 동쪽에서 수입해 온 거.

    덧붙여 다마스커스 강이 단단한 이유는,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가공한 건지는 몰라도 탄소나노튜브 재질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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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4 방풍림
    작성일
    12.08.21 23:22
    No. 11

    총알 가르는 건 왠만한 칼이면 다 가능합니다.
    <a href=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3542710 target=_blank>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35427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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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4 Dainz
    작성일
    12.08.21 23:22
    No. 12

    청풍옥소님// 총알을 가르는거 사실 암것도 아닙니다.
    탄두는 청동에 납을 채운거라 강철보다 훨씬 무른재질입니다. 아마 식칼을 세워놓고 총을 쏴도 마찬가지로 갈라질겁니다.
    진짜 대결을 하려면 칼 옆면에 대고 총을 쏴야지요.
    그리고 한국 전통도는 조선시대에 이미 명맥이 끊겨 자취를 찾아볼수있는건 몇몇 문헌정도밖에 없습니다.
    전통도라는건 다 허구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2.08.21 23:23
    No. 13

    Dainz님, 박용기 옹의 존재부터 부정해버리시면 안 됩니다. 정확히 말해서, 전통 환도가 안 남았다고 해야지요.

    덧 : 총알이 잘리는 건 총알이 지 속도를 못 이겨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2.08.21 23:25
    No. 14

    SbarH님, 아주 구라는 아닙니다. 접쇠 공정이 안 들어갔을 뿐, 열처리와 단조과정을 하는 걸 1련으로 칩니다. 그렇기에 백제 백련검(백번 정련한 검)이란 말이 있을 수 있는 거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SbarH
    작성일
    12.08.21 23:45
    No. 15

    으흠? 그렇군요....장인들이 죽어났겠구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2.08.21 23:48
    No. 16

    유서 깊은 공밀레 전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12.08.22 09:15
    No. 17

    애초에 쇠에 불순물이 적다면 접쇠를 할 필요가 없죠. 접쇠를 하는 이유가 물쳐있는 불순물을 골고루 퍼뜨려 크랙이 덜 가라고 하는 것이니까요. 실제 칼의 튼튼함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강재를 썼느냐, 열처리가 잘 되었으냐, 구조적으로 튼튼하냐 정도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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