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야비군 훈련이 있었더랬죠...이 비에도 FM으로 합디다. 여하튼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야비군 특유의 껄렁껄렁한 옷차림으로 지하철에 올라탔는데 분위기가 이상했죠.
한 젊은이(대략 30대)가 취한 채로 노약자석 한 가운데에 앉아있었는데 한 할아버지의 우산을 잡고 할아버지에게 욕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육두문자를 섞어가면서 말이죠. 주변의 사람들은 일단 웅성거리며 왜 그런지 쳐다보고 있었죠. 저 역시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그 젊은이의 욕설이 점점 더 심해지고 듣다듣다 못한 옆의 또 다른 할아버지가 일어나서 우산으로 그 젊은이에게 삿대질을 했습니다. 그 남자는 자신을 공격하는 줄 알고 같이 우산을 휘둘렀고 결국 할아버지의 목에 깊은 상처를 내고 말았습니다. 목의 생채기에서 피가 흘러내리더군요...
이 정도되면 참기 힘들죠. 대한민국 2년차 예비역 육군 병장으로서 불의를 보고 나서려는 동시에 바로 옆에서 사태를 관망하던 젊은이 원투쓰리가 나섰습니다. 욕짓거리가 왔다갔다하고 서로 밀치고, 전 그 쪽으로 당당하고 힘차게 나섰던 발걸음이 민망스러워 휴지를 꺼내들고 할아버지의 목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드렸습니다.
결국 그 남자는 정의의 젊은이 원투쓰리와 공익요원의 손에 이끌려 군자역에서 끌려내려갔습니다. 그 남자는 그 동안에 핸드폰으로 자신의 친구들을 소집하고 있더군요. "야! 내가 다 잡아놨으니까 광나루로 얘들 다 모아놔 씨x"
사건 자체가 황당하고 어이없었지만, 무엇보다 나를 씁쓸하고 우울하게 만든건, 할아버지를 욕하면서 그 남자가 지껄인 말이었습니다.
"개새x들아 나이 좀 더 쳐먹었으면 다야? 니 얼마 벌어? 나 한 달에 500 번다구 새x야. 니가 나보다 나아, 잘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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