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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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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 왜곡 사례

작성자
Lv.36 초아재
작성
13.05.18 21:11
조회
2,505

이리저리 뒤지면 끝도 없으니 조선시대에서 몇 개만 추리겠습니다.


1. 조광조의 개혁은 실패했다

몇몇 역사학자들이나 소설가들은 조광조를 상당히 높게 평가합니다.

하지만 조광조는 사림의, 사림을 위한, 사림에 의한 정치를 위하는 인물이었고, 그가 내놓은 개혁안들 역시 훈구파에 대한 공격적인 의도로 가득했습니다.

실무능력도 좌절 수준인데다, 사림파는 군자, 훈구파는 소인배라는 매우 흑백적이며 쪼다스런 관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말빨도 좋아서 국왕도 바르려고 하다가, 결국 사약을 드십니다.

능력치로 치면 조선 초기 정도전이나 후기의 정약용에 비교도 안 될 수준이지만, 일단 그가 주장한 성리학적 질서 체계가 조선 후기에 완전히 자리를 잡고, 사림파가 이후 정권을 잡은 것을 생각하면 절대 개혁에 실패한 인물은 아닙니다.

그냥 본인이 권력을 누리지 못했을 뿐.



2. 임진왜란에 대한 대비

율곡 선생이 하라하라 그랬는데, 안하다 개작살났다...라고들 많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축성을 하고 주요 인재들을 배치하는 등, 상당한 준비를 했습니다. 치트의 대명사인 이순신 장군만 해도 전라 좌수사로 임명되기 전에 말도 안되는 승진을 했습니다. 심지어 임관지로 가고 있는 도중에 발령이 취소되어 중간에 다른 곳으로 가기도 했습니다.(그만큼 다급했죠.)

문제는 이러한 전쟁 대비가 ‘왜구’를 방비하는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왜군'이 아니라 말입니다.

조총과 장창, 일본도로 무장한 왜군은 당대 유럽군과 거의 흡사한 교범을 갖추고 있었고, 전국시대로 전쟁수행 능력도 뛰어났습니다.

오랜 평화기를 거치다 벼락치기를 한 조선이 감당할 수 없었죠. 더구나 조선 초기에 조선군의 근간을 이룬 기병과 팽배수 체제의 교범은 이 시대에 맞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진관체제의 붕괴로 도입된 제승방략 체제의 병력 확보도 제대로 안 되었습니다. 전쟁 초기에 차출되지 못한 예비군은 근왕병이니 의병이니 하면서 전선에 등장했고, 이후 관군에 편입됩니다. 그 뒤로 조선군과 왜군의 전력은 비등해지게 되었죠.

 


3. 명성왕후

매체에서는 조선의 독립을 지키려 한 여걸 혹은 성녀...로 취급한다지만.

그런거 없습니다.

원래 명성왕후, 민자영의 여흥 민씨 집안은 안동 김씨에 비해 권력이 전무했습니다. 그래서 흥선대원군은 족보로 따지면 고종에게 이모나 다름없는 민자영을 며느리로 들였습니다.(원래 안동 김씨 가문과 혼사를 파기하고요.)

그러나 며느리는 시아버지의 등에 칼을 꽂았습니다. 그리고 시아버지가 삽질을 하는 와중에서도 어느 정도 회복시켜놓은 조선의 재정을 파탄일보직전으로 몰아넣었습니다.

특히 국방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무개념했습니다.

당대에 사치스럽기로 악명이 높았던 청나라 서태후도 군부의 돈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만, 이 아줌씨는 그런 개념도 없었지요. 아들 장수 기원한다고 무당에게도 퍽퍽 뿌리고, 여흥 민씨 가문도 이 기회에 한몫 챙기자며 설쳐댔지요.

이러니 구식 무기로도 전멸을 각오하고 서양군대와 싸웠던 조선군이, 민자영 집권 때는 200톤짜리 소형 증기선 타고온 50명의 일본군을 상대로 줄행랑을 칩니다. 그리고 맺어진 것이 굴욕적인 강화도 조약.

그 후로도 변하지 않아서 군인들 봉급 때먹다 터진 사건이 임오군란이지요. 이거 무마하자고 청나라에서 군대 빌린 덕분에 당시 조선은 청나라 속국 수준으로 전락했습니다. 이전에는 책봉을 받긴 했어도 자주권이나 있었지만, 이땐 그렇지도 않았죠.

이 아줌마가 이미지 포장이 된 이유는 결국 일본군에게 죽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조선을 거덜 낸 원흉이나 다름없지만, 그거 하나로 현재의 이미지를 구축했지요.


Comment ' 12

  • 작성자
    Lv.93 지나가는2
    작성일
    13.05.18 21:22
    No. 1

    1&2는 잘 몰랐던 사실이지만(특히 조광조는 비운의 천재 정도로 생각했음;), 3번 민비는 역사를 조금만 파도 진정한 국모는커녕 망국을 앞당긴 인물이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이건 영화나 드라마의 왜곡이 큰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5.18 21:27
    No. 2

    당대 민중들이 극도로 혐오해서 혁명을 꿈꾸게 한 사람들이 나중에는 '국모', '국부'로 불리는 끔찍한 현상...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6 초아재
    작성일
    13.05.18 21:29
    No. 3

    그런 것과 대비되게 마리 앙트와네트의 경우는 상당히 억울하지요.
    특히 "과자드셈" 드립은 말한적도 없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sard
    작성일
    13.05.18 21:40
    No. 4

    3번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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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초정리편지
    작성일
    13.05.18 21:43
    No. 5

    2번 제승방략 체제는 대군이 한꺼번에 몰아치면 무너지는 체제였죠 ㅜㅜ

    거기다 신립이 탄금대가서 망한줄아는데 당시 신립은 진짜 미쳐 돌아버릴 정도면 신립이 이끄는 군이 3~~4곳으로 퍼져오는 왜군을 다 막으라고 하고 우회해서 한성으로 오는 왜군도 쳐야되고 시간도 끌여야하는데 언제 성에 쳐박혀 있냐요 알고보면 신립도 불쌍한 인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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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7 아옳옳옳옳
    작성일
    13.05.18 22:20
    No. 6

    3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시 조선 높으신 양반들께서는 일본놈들이랑 다를거 없는 쓰레기들.. 흥선대원군이나 명성황후가 일본군한테 죽은거가지고 미화하면 역겨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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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0 요하네
    작성일
    13.05.19 00:20
    No. 7

    1. 조광조는 개혁가라고 보기엔 좀 힘들지만 그와 같이 처형당한 남이는 실무능력 괜찮은 소극적 개혁가였죠 ㅁㅁ 왕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 그져.. 솔직히 누가 저리 성장했을거라 생각했습니까? 비유하자면 조선은 파이어벳까지 뽑아논 상태인데 해처리 단계에 있던 왜구 X밥들이 갑자기 레어 단계에서 러커가 주루루루룩 나오질 않나 ㅋㅋㅋㅋㅋㅋㅋ 이런거져 머..

    3. 드라마 명성황후도 이런 빨을 많이 받았져.. 민비는 민비일 뿐 ㅁ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함수
    작성일
    13.05.19 06:43
    No. 8

    속시원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후회는늦다
    작성일
    13.05.19 07:21
    No. 9

    1번은 잘 모르겠고, 2번은 당시 조선도 화약 만능주의긴 했습니다. 덕분에 화약 재고는 엄청나게 많았죠. 문제가 뭐냐면 세조였습니다. 조선이 막장이 된 최고의 원인 제공자... 문종이후 더 발전할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박살내었죠. 조선의 국방이 무너진것도 세조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플라워
    작성일
    13.05.19 10:56
    No. 10

    그렇군요 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아라짓
    작성일
    13.05.19 21:39
    No. 11

    어느정도 진실을 들은 이후 민비가 좋게 보이진 않더군요.
    대원군은 그래도 확실히 뭐가 중요한지는 아는 사람이었어요.
    조광조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이 갈릴지도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무지개나리
    작성일
    13.05.23 12:02
    No. 12

    그래도 대한제국의 왕비였으니 명성황후라고 부르겠습니다. 하지만 조선 근현대사를 보면 명성황후의 치적은 거의 보이지 않네요. '왜구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조선의 왕비' 란 소재 때문에 애국심을 고취시키려고 후광을 띄우는 것 같지만, 업적이나 행실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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