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생각해 두었던 소설감이 있다.
썩 괜찮은 소재 같았다.
지금은 다른 것부터 쓰고 이건 나중에....
그런 생각으로 묵혀 두었었는데 어느날 문득 그 소설이 안고 있는 결정적인 허점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주인공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깨어나 보니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어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다....
이것이 그 소설의 기본 설정인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지문이 저장돼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기억 상실증에 걸리더라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일은 일어날래야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바보같이! 너무나 당연한 이런 기본적 사항을 허술하게 넘기다니!
그 소설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지금 당장은 다른 소설부터 써야겠지만 언제고 꼭 써보고 싶은 소설이다.
자신의 신분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런저런 상황들이 대단히 매력적인 것이다.
그럼 지문 날인 제도가 없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면 될까?
범죄자가 아닌 이상 개개인의 지문을 보관해 두지 않는 사회를 배경으로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혹시 다른 문제점은 없나?
한국 사람이 자기 나라 아닌 다른 나라 사람 주인공들이 나오는 소설을 쓰는 것도 좀 우스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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