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랬만에 문피아 왔는데 많이 바뀌었네요.
뭔가 더 깔끔해지고.. 복잡해 지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여기에 글을 올리는게 맞는지가 좀 걱정스럽기는 합니다.
다만, 질문글도 아니고, 논하는 부류긴 한데 공지에 적힌 허락된 그런 논객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정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깊이 있는 비평글도 아니다 보니..
이런 자투리 의견도 쉽게 보이던 게시판이 있는 예전이 좀 그립기도 하군요.
뭐 제가 잘 몰라서 그렇겠지요.
제가 하고자 하는 요지는 요즘 출간된 장르문학들에서 다루는 명칭, 호칭, 직위에 대한 간단한 불평입니다.
2분전이군요. 방금 태왕기 현왕전이란 글을 보려고 펼쳐 봤는데 딱 첫페이지부터 눈살이 찌푸려 지더군요. 해당 작품에 대한 비판글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첫페이지만 본거니 어떤 작품인지 논하는거 자체가 말도 안되죠. 하지만 이걸 통해 요즘 계속 눈에 거슬리던 것들이 한번에 떠오르다보니 요즘 글들에 의문이 들어 이렇게 찾아와 이딴 글이나 남기게 되었습니다.
첫 페이지에 이리 나오더군요. “폐하를 대신해 ... 왕실의 뜻을.. ” 응?? 내가 잘못봤나, 아니 오타인가 했는데 다음 줄에 정확히 “왕실에서 궁내관 (왕실에서~”..
요즘 왜 이리 왕과 황제를 구분 못하는 글들이 많이 보일까요. 엄연히 틀린데..
폐하는 - 황제, 전하가 - 왕이죠. 왕이건 황제건 전부 폐하를 붙이더군요.
그리고 황제 자식이면 황자인데.. 전부 왕자로 호칭하는 경우도 요즘 많이 보이고.
고려 관제격하 부분만 공부했어도 실수하지 않았을 부분인데, 국사 의무교육 폐지가 장르문학에도 영향을 끼친 것인가란 장난스런 생각도 드는군요.
내용수정) 부연설명 드립니다. 폐하란 어휘의 사전정의가 황제(黃帝)나 황후(皇后) 또는 태황태후나 황태후에 대(對)한 공대말 이라고 나옵니다.. 만 전하란 호칭에 대해선 조선 시대에, 왕을 높여 이르거나 부르던 말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중국 송나라 고승의 사물기원(事物紀原)에 당태종 이세민의 일화를 들며 천자는 폐하, 임금은 전하, 높은 벼슬아치에게는 각하라는 호칭을 쓴다고 나와 있습니다.
밑에 지하님께서 글처럼 제국이 아니더라도 예속되지 않은 자주국 경우, 폐하란 공대말이 틀지지 않다라는 설명을 하셨습니다. 하단 왕태자 부분도 참고 가능하리라 봅니다.
작품들 목록까지 전부 기억나지는 않지만 상당히 많은 작품들의
여왕 / 왕비 / 황비 / 황후 / 후궁에 대한 구분들쪽은 더하고 .. 이게 어렵던가요?
여왕은 말 그대로 여성인 왕, 왕비는 왕의 비, 황비는 황제의 비, 황후는 황제의 첫번째 정실, 왕후는 왕의 첫번째 정실이자 조강지처. 후궁은 첩의 개념이고요.
어떤 글에선 황비한테 왕비에다가 여왕까지 붙이는 경우들도 있더군요.
습작도 아니고 출간된 글들인데..
더해서 제일 기가 막혔던 어떤 글에선..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작위가 일반적으로 공-후-백-자-남-준남 으로 가죠.
사실은 동양식 호칭이고 서양용어론 듀크 ~ 가 되며, 장르문학에서는 판타지 계열에서 주로 사용중이죠. 무협같은 동양쪽 세계관에서는 작위보다는 직위 (승상, 금의위도독, 이부상서 등)으로 표현을 많이 하고 있고요.
그럼 작위가 공작이면 부를 때는 공작 각하 라 호칭하게 됩니다.
고위 작위이나 왕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공작전하 라는 표기도 눈에 많이 띄고.. 공작급에 전하란 호칭이 공왕이라면 모를까. 후작도 각하가 맞겠죠.
아니 뭐 이 부분은 설사 그렇다고 칩시다. 높은 작위이니 올렸다 치고..
내용 첨가) 각하 閣下 : 殿下(전하)보다 한 등 아래임. 또 높은 벼슬이나 지위에 있는 사람을 높여 일컫는 말. 예하(猊下)라는 호칭을 쓴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동양의 용어를 서양식에 대입하면서 정확히 단정짓기 어려운 측면 때문일겁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전하란 호칭이 가능하단 설명은 없습니다.
어떤 글에서는 변경백을 후작 위에다 놓는 경우도 있더군요.
딱히 독자적 세계관을 가진 특이한 배경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변경백은 변경의 백작위.. 비록 백작위나 변경(국경)쪽에 위치하여 군사적 세력과 국경방위에 대한 임무가 있기에 후작에 준하는 세력과 권한 형성을 인정하는거지 후작과 동일한 등급이나 상위 등급은 아니죠.
내용 첨가) 변경백이 후일 후작으로 칭해지며 프랑스를 예로 든다면 루이 18세(1755년~1824년) 사이 시기라 합니다. 변경에 위치한 만큼 백작에 비해 실제 중앙 정계의 권력에서는 소외된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다만 배경상 후작위가 존재하는 중에 변경백-백작 위가 동시에 존재하며, 백작이 세력 성장으로 변경백으로 승작(?)하는 경우- 당연히 변경에 있는 백작이 세력을 허락받고 변경백이 되었겠죠. 후작과의 비교를 들었습니다.
자잘하지만 적는 김에 마저 적자면, 굳이 황태자 전하라 부르는 이유가 또 뭘까요.
태자 전하라 호칭하면 되는데. 황실이고 황제의 자식들 중 하나로 후계자라 칭해지는.. 자리는 황태자가 맞습니다. 그런데 황실에 왕태자 (왕의 태자) 일리는 없잖아요.
생각해보세요. 조선 왕실 배경 사극에서 ‘우리 왕태자 님이..’ 라고 할까요? 중국 사극이나 무협을 봐도 ‘우리 태자가’ 라고 칭하죠. 왕의 자식 중 후계자면 세자라고 할테고요.
정식 직위는 황태자라 해도 부르는건 태자, 태자전하 라 할텐데 꼭 장르문학-판타지에선 황태자님, 황태자전하.. 라고 부르더군요. 더해서 세자조차도 태자라고 적는 경우들도 보이고. 여기서 더 나가 요즘들어서는 무협에서까지 호칭하는 장면에서 황태자 를 붙이더군요. 아마도 판타지 적던 분들이 무협까지 넘어오다보니 그럴꺼라 봅니다만.
오류 수정합니다.)
꿈의 도서관님 글을 보고 확인한건데, 자주국 경우 (제국이 아니더라도) 왕태자란 명칭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 왕태자
- (王太子)
- [명사] 자주국에서, 임금의 자리를 이을 임금의 아들.
혼동을 드린 부분 죄송합니다.
당장 생각나는 예들만 적었는데..
수년 전 글들은 이렇지 않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출간 예정조차 없이 문피아에 올리는 글들조차도 미리 사전조사를 통해 반영하시던 모습들 많이 봤었죠.
지금은 모르겠지만 문피아 내에 참고하시라고 이런 작위나 호칭에 대한 글들을 포함하여 무협이면 각 문파나 무공, 중원의 지역적 특색, 조정직위, 명산의 위치 / 판타지면 작위나, 호칭, 몬스터나 종족 분석 등에 대해 공유하던 글들도 있었더랬죠.
사실 요즘은 장르문학이 대중화 되어서인지 (책방이란게 막 생기고 저는 출간명이 마계마인전 - 요즘은 도로스도 전기라고 한다죠. 이 책이 퍼지기 시작할 때부터 본 세대입니다) 이런 정보는 인터넷 검색만 해도 바로 뜹니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게 조금만 준비하자면 알아보기가 이렇게 간단한 것들인데.. 출간물에서 조차.. 그것도 뒷간 휴지로도 못쓴다는 평가를 듣는 것도 아닌 어느 수준 이상 되는 글들에서도 동일한 부분들이 보이는게 안타깝더군요.
독자가 작품-장르문학을 읽는 이유가 단순한 시간 때우기 목적도 있겠지만,
끊지 못하는 독자들의 경우는 현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주인공의 업적을 통한 대리만족.. 과 소설 속의 그 배경을 머리 속에 그리며 느끼는 재미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분적으로 깨면서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을 접하는게 그것도 요즘들어 이런 글들이 많아졌다는게 참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쓰레기 수준 글이면 이런 말도 않해요. 아예 던져버리지.
제가 출간 경험이 있는 작가도 아니니 잘 모르긴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 봐도 출판사란 곳은 뭐하는 곳인가.. 출간 작품 인지 부분에 나오는 출판사 직원분들 작가가 놓쳤다면 이런 부분을 지원하는게 역활이 아닐까? 작업 독촉만 하고 땡일까 의문이 듭니다.
한편으론 재미나 줄거리는 논외로 쳐도, 오타가 수두룩한 (제 경험상 지금까지 본 출판물들 중에 뻔뻔할 정로도 오타 많은데도 버젓이 출판된 책들을 접한건 장르문학서라죠.) 글들을 그대로 출간하는 마당에 이런 수준까지 논하는게 출판사 분들게 넘 많은 것을 바라는거 같기도 하군요.
그냥 공감하실 줄은 모르겠지만 독자로서 몇 가지 넉두리 좀 적어보았습니다.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경우, 운영자 분께서 적합한 곳에 옮기셔도 좋습니다.
강조된 부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글의 요지는 용어 몇개가 잘못되었으니 쓰레기 작품이다란 의미가 아니라 독자들이 바라는 측면들이 있는데 일부 글들은 그 부분을 만족시켜줄 만큼 예전과 다르게 준비성이 없는 측면이 아쉽다는 내용입니다.
댓글들에 설명을 하였지만,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관이라도 작품 내에서 일관성과 타당성이 유지된다면 문제될게 없으며, 현재 한국 장르문학의 일반적인 설정들이 정답이라주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 설정들을 그대로 가져온게 뻔한데 독창적인 세계관도, 일관성과 타당성이 없는 전개임에도 작가의 준비성이 없는 결과로 출간물임에도 독자들이 바라는 작품성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측면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작품을 마치면 또 그만큼 성장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작품을 통해 나타난 성장이 독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겠죠. 하지만 다수의 오타나, 뻔히 보이는 문제점을 습작이 아닌 출간물로 시험하는건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특정 작품들을 비난할 의도도 전혀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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