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이 올해 10살이 되는 소심한 첫째고 오른쪽이 작년 겨울에 구조(기아상태)한 둘째입니다. 원래 사람이든 동물이든 좀 날렵한 체형을 선호하는 편인데 어려서 워낙 굶어서인지 식탐이 강해 뱃살이 줄지를 않네요.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는것에 대해서 찬반 양론이 있고 양쪽 다 타당하며 충분히 납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중입니다. 키우지도 못할거면 밥도 주지 말라는 말씀도 하시는데 눈앞에서 허기진 길냥이를 보면 위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밥과 물을 챙겨주게 되더군요.
처음 길냥이들 밥을 주기 시작한건 첫째가 가출했을때 포획용으로 놔둔 사료를 길냥이들이 와서 먹는걸 보고 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첫째녀석을 포획하는데 3일인가 걸렸는데 그 뒤로 형편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밥과 물을 챙겨주고 있습니다. 그러다고 오늘 일하고 와서 가게 뒷쪽으로 잠깐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려서 내다봤더니 정말 뼈와 가죽만 남아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길냥이 한녀석이 다른 녀석에게 하악질을 하고 있더군요.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쓰러질것 같았습니다. 반 성묘라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포획하기가 어려울것 같아서 조용한 구석에 사료하고 물을 챙겨줬더니 워낙 굶어서인지 조금밖에 먹지를 못하더군요.
사람이 우선이냐 동물이 우선이냐가 아니라 어차피 길냥이들 문제는 개인이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정말 해결할 방법은 제대로된 꾸준한 TNR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길냥이들 시끄럽다고 구청에 민원넣어서 포획하면 다른 동네의 길냥이들이 그 빈자리를 채울 뿐이니까요. 오늘 굶어서 비틀대는 그 길냥이를 보고나니 서울이라는 동네가 사람도 살기 힘들지만 동물들에게도 정말 살기 어려운 동네라는걸 느꼈습니다.
정말 길냥이와의 공존은 불가능할까요?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건강한 모습의 그 길냥이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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