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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신독
작성
03.01.14 10:00
조회
812

"호위무사가 되겠습니다."

사공운은 눈앞에 선 이 낯선 청년을 바라보았다. 스물 두엇 되었을까. 탄탄한 몸에 단단해

보이는 눈매가 호감을 느끼게 하는 청년이었다. 지금은 모든 동료를 잃고 풍백과의 대결로

심신이 지친 상태, 눈 앞의 청년이 한편이 되준다면 크게 힘이 될 듯 했다. 태양혈은 밋밋하

고 외공수련의 흔적은 뵈지 않으나 잘 갈무리된 푸른 눈빛이 범상치 않은 내력을 풍기고 있

었다.

"내가 자네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풍백님이 보내셨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가 왜? 아니, 그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비록 적이었으나 칼을 섞은 우정이야말로 고

귀하지 아니한가. 사공운은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증명할 수 있나?"

"필요합니까?"

청년은 사공운을 바라 보았다. 나이답지 않은 깊숙이 정제된 눈은 속내를 알 수 없게 했지

만 일렁이는 뜨거운 푸른빛은 그가 열혈의 사내임을 알게 해 준다.

위험한 사내는 아닌 듯 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는 상황.

"지금 내 상황에선 어쩔 수 없네. 이해하게."

청년은 씨익 웃더니, 두 주먹을 들고 사공운의 맞은 편에 있는 바위를 향해 걸어갔다.

한 수를 보여주어 입증할 생각인가?

청년의 주먹은 외공 단련의 흔적이 없이 깨끗해보였지만, 강철로 만들어진 깨끗함이랄까, 말

끔하면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기이한 느낌을 주었다.

자세히 바라보니, 주먹을 쥐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손가락의 한 마디씩만 오무려 마치 곰의

발바닥을 보는 듯한 이상한 자세였다.

바위 앞에 서서 일자로 마주서서 오른손을 끌어당겨 옆구리에 붙이고 왼손을 가슴앞에 들어

바위를 가리켰다.

"타아핫!"

한소리 낭랑한 기합이 울리며 청년의 다리를 축으로 허리의 반진력을 이용한 왼팔의 현란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흙먼지 가득 날리는 장내에 바람이 한줄기 스쳐간다.

모습이 드러난 바위에는 마치 곰발바닥으로 찍어진듯한 묘한 자국이 가득차 있었다.

무심한 듯 청년은 사공운을 쳐다보았다. 알겠냐는 듯이.

사공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소 기이한 형태의 변형이었지만, 그것은 분명 풍백의 투로를

따르고 있었고 풍백의 기백과 혼이 담긴 일초였다.

투로는 흉내낼 수 있으나 기백은 흉내낼 수 없다. 이 자는 풍백에게 무공을 배운 사람임이

틀림없다.

"그와는 무슨 관계인가?"

"제 의형(義兄)입니다."

사공운은 이 사내를 믿어보기로 했다. 지금은 이 정도의 사내의 도움은 절실한 상황.

"그런데, 이름은 뭔가?"

사내는 비로소 활짝 웃으며 사공운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

형님의 친구로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든 사내는 웃으며 말했다.

"신독(愼獨)입니다."


Comment ' 9

  • 작성자
    草影 ▩
    작성일
    03.01.14 10:09
    No. 1

    와우! 환상적입니다. 신독님. 글쟁이로 나서보시라니까요....음...멋지다...
    근데...그게 무신 초식이었는지....ㅡㅡ;;;
    너무 빨라서 잘 못봤거든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5 무적
    작성일
    03.01.14 10:11
    No. 2

    허거걱...
    \"스물 두엇 되었을까. 탄탄한 몸에 단단해
    보이는 눈매가 호감을 느끼게 하는 청년이었다\"

    신독님~!!!
    다라나님께서 분명히 40대라고...
    이렇게 갑자기 변신을 하시면~
    당황스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素藝
    작성일
    03.01.14 10:27
    No. 3

    필체가 이렇게 깔끔하신줄 몰랐네요...
    다음편도 있어요? *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화일박스
    작성일
    03.01.14 10:32
    No. 4

    헉,,신독님이 이제 집탐맹주자리에서 벗어나 집탐대상이 되려는 변신을 시도하시다니..다음번 집탐은... 신독님입니다..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호접몽
    작성일
    03.01.14 10:32
    No. 5

    도저히 댓글을 안달수가 없는 글입니다..신독맹주..제발 다음편에 20대의 제갈공명처럼 저좀 등장시켜주세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6 아자자
    작성일
    03.01.14 11:10
    No. 6

    패러디 무협의 대가로 성장한 신독맹주...흐흐흐
    담푠 빨랑 올려줘요...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주신검성
    작성일
    03.01.14 11:28
    No. 7

    신독형님..형님 우구당 천하통일을...퍽!!%#$%$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1.14 11:41
    No. 8

    이변투의 댓글마공 폭주로 지금 1대10신공이 주화입마 상태...
    웬만하면 댓글 안달고 있습니다만, T_T
    동도열분의 부추김에 흥이 날려구 하네요...
    곧 담편 띄우죠...^^v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어린쥐
    작성일
    03.01.14 13:15
    No. 9

    신독형님..깔금함이미지의 강인함이라니... 저도 좀,,, 출연을 헤헤헤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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