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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4.09.12 23:26
조회
993
오브레임.jpg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빠른 속도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SPOTV 방송 캡처)

알리스타 오브레임(35·네덜란드)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오브레임은 지난 6일(한국시각) 미국 코네티컷 폭스우드 리조트서 열린 ‘UFC FIGHT NIGHT 50’ 코메인 이벤트에서 ‘빅벤’ 벤 로스웰(33·미국)을 상대로 1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경기 시작 2분 19초 만에 오브레임은 차가운 옥타곤 바닥을 뒹굴고 말았다.

오브레임의 연이은 패배에 격투 팬들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러 행보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로스웰에 당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오브레임은 UFC 데뷔전에서 브록 레스너를 패기 있게 잡아낼 때까지만 해도 상위권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듯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3패를 당하며 퇴출까지 걱정해야 되는 상황에 몰리고 말았다.

오브레임은 팬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파이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성팬-안티팬 모두 많다. 스탠딩-그래플링 등에서 다양한 기술 구사가 가능하고 승패와 관계없이 화끈한 결말(?)을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너무 허무해 그를 아끼는 팬들마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있다.

오브레임은 야구로 따지면 마무리투수로 밀어볼 만한 타입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체력이 약해 연투는 힘들지만 160Km 이상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까지 장착했다. 레퍼토리가 굉장히 많은 파이어볼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생활 초창기의 오브레임은 수많은 '불쇼'를 저지르는 클로저나 다름없었다. 스피드는 좋지만 볼 끝이 밋밋해 완벽한 제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얻어맞기 일쑤였고 그것도 결정적인 상황에 홈런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당연히 마무리투수로서 믿음을 주기 힘들었다. 집중안타는 잘 맞지 않았지만 맞으면 장타로 이어지는 게 더 문제였다.

약물 스캔들에서도 자유롭지 않았다. 일부 선수들 사이에선 엄격한 규제에도 암암리에 약물이 애용되고 있다. 비토 벨포트, 프랭크 미어, 안토니오 실바, 크리스 리벤 등 많은 인기 파이터들이 약물사용 사실이 밝혀지면서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현존 세계최고 단체 UFC는 겉으로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명예의 전당’에 약물검사에서 적발된 바 있는 파이터들을 입성시켜 팬들을 어리둥절하케 했다. UFC 프랜차이즈 스타인 포레스트 그리핀-스테판 보너가 바로 그들이다. 심지어 그리핀은 대놓고 약물 옹호 발언까지 내뱉는 등 ‘명예의 전당’ 입성자로서 실력-커리어-행보 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오브레임 역시 달콤한 약물의 유혹을 떨치지 못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효과는 좋았다. 공에 묵직한 힘이 실리면서 구위 자체가 훨씬 강해진 정상급 마무리투수가 된 셈이다. 직구는 완벽한 제구가 되지 않아도 타자들의 방망이를 밀어내기 시작했고, 잘 맞은 공도 플라이 볼이나 땅볼이 나오는 경우가 잦았다.

덩달아 변화구의 시너지 효과까지 나오면서 긴장한 상대 타자들은 서둘러 배트를 내기 바빴다. 삽시간에 강력한 구위로 빠르게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만큼 더 이상 체력 문제도 대두되지 않았다.

하지만 약물검사에 적발되고 난 후 오브레임의 구위는 현격히 떨어지고 말았다. 약물 미사용에 대한 후유증인지, 혹은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겉으로 보기에도 현격하게 근육량이 줄어들었고 덩달아 파워도 급감했다.

그렇게 되자 예전에 지적받았던 단점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타자들의 방망이를 힘으로 누르던 강속구는 힘을 잃고 다시금 얻어맞았으며 반사이익을 얻던 변화구도 효과가 급감했다.

더 이상 두려움을 주지 않는 구위에 거포들은 침착하게 볼을 고른 후 노려 치기로 홈런을 만들어냈고, 배트 컨트롤이 좋은 교타자들은 좋지 않은 볼은 커트시킨 후 입맛에 맞는 공을 쳐내 적시타를 때려냈다. 순식간에 블론 세이브가 늘어났고 덩달아 클로저 오브레임의 자신감도 완전히 꺾였다.

최근에도 벤 로스웰의 노려 치기에 당해 홈런을 맞고 굴욕적인 세례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특급 소방수에서 방화범으로 전락한 오브레임은 과연 부활할 수 있을까. 그를 아끼는 팬들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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