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강좌는 BL을 싫어하는 분들은 불쾌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카밀레입니다... 'ㅂ')/
이제는 옛날 일이지만 한때 정담의 분위기를 업시킨다는 포장지를 싼 채 판소계에 참된 미소년의 출현을 장려코자 하는 바람을 담아 미소년 강좌를 했었죠. 당시 제가 연재하던 소설보다 인기가 좋을 정도로나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지만 미소년 캐릭터를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끝내 2학기 강좌는 개설하지 못했죠.
그래서 미소년 강좌를 이어 정담의 분위기를 업시킬 수 있는(?) BL강좌를 해보기로 했어요. 미소년 강좌를 하던 때와는 달리 이젠 문피아에서도 BL을 연재할 수 있으니 BL강좌를 쓰는 것도 몬다이나이문제 없겠죠.
다만 제가 BL러, 그러니까 BL동인이 아니라 미소년 애호가이기 때문에 BL강좌라고 해도 전문적인 얘기를 할 수는 없어요. 그냥 BL동인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조금이나마 얘기를 해 나갈 수 있는 수준? 전공 수업이라기보다는 교양 수업이라 생각하시고 편하게 읽으시면 될지도...읽어주실 거죠?
그럼, 서론은 여기서 끝내고 BL 강좌 1학기 첫수업을 시작할게요...첫수업은 소개만 하고 끝내는 게 정석이라며 불평하지는 말아주세요
BL 강좌 1주차 - 왜 BL을 좋아하는 걸까?
BL(Boys Love)이 잘생긴 남자들이 서로 사랑에 빠지고 등짝을 보여주거나 보는 여성향 장르라는 것 정도는 알고 계실 거예요. 예전에는 주제도 없고 의미도 없고 결말도 없다는 의미를 지닌 일본어의 준말인 '야오이'라고 불렀지만 BL로 대체된 요즘은 야오이라는 용어는 거의 쓰이지 않아요. BL을 오랫동안 좋아해 오신 분들이나 쓸까 말까한 수준이죠. 더욱이 야오이보다는 BL이라는 용어가 익숙한 뉴비들이 올드비가 되거나 되어가는 요즘은 BL 역사를 얘기할 때에나 언급될 정도로 옛말이 되었어요.
이 BL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알고 싶지 않다는 반론은 받지 않아요.
저는 BL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자, 그럼 사람들은, 많은 여성들은 왜 BL을 좋아하는 것일까요?
이 그림들을 이런 식으로 쓰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말은 오늘날도 통용되고 있죠.
이성애자인 남성의 입장에서 볼 때 만화나 게임이나 드라마에서 예쁜 여자가 나온다면 관심이 가잖아요? 여성도 마찬가지예요. 잘생긴 남자들이 나온다면 관심이 갈 수밖에 없죠. 그런데, BL에는 이런 잘생긴 남자들이 잔뜩 나와요.
잘생긴꽃미남, 잘생긴나쁜 남자, 잘생긴차도남, 잘생긴훈남, 잘생긴짐승남 등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남자들이 나오니 아아, 이곳이 바로 천국이로구나, 라는 것이죠.
흔한(?) 순정만화에 대한 반발심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어요.
평범하지도 않으면서 평범하다고 우기는 여주인공이 몸에 자석이라도 있는지 꽃미남들이 들러붙어서는 이러저러한 일들을 겪다가 마지막에는 (아마도)제일 잘생긴 남자랑 이어져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 이런 얘기가 짜증난다는 거예요.
이게 짜증나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그다지 츤데레스럽지 않은 그림...
첫째, 여주인공이 짜증나요.
평범하지도 않은데 평범하다고 우기는 것도 짜증나고 잘생긴 남자들이 그 여자가 좋다고 달라붙는 것도 짜증나요. 여주인공이 츤데레라든지 남자에게 헌신적인 타입이라든지 남자들의 이상형에 가깝고 수동적이고 남자에게 의존적인 성향을 보이면 더 짜증나요. 이 여주인공이 마지막에 잘생긴 남자랑 행복하게 잘 사는 걸 보면... Aㅏ...
커플 그린 것을 찾아보니 이런 것밖에 없네요...
둘째, 남자들이 '내'가 아닌 다른 여자랑 엮이는 게 짜증나는 거예요.
여주인공이 남주인공과 엮이는 것은 당연히 짜증나는 것이고 조연, 단역들이 짝을 만나 솔로탈출을 하는 것도 짜증나요. 남주인공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애정의 차이가 있을 뿐 다 좋아하는데 왜 하나같이 '내'가 아닌 다른 여자랑 엮여야 하는 거냐고요.
"내가 아닌 다른 여자랑 맺어지다니... 그런 거, 싫어요. 정말 싫어요! 다른 여자에게 줄 바에는 차라리 같은 남자끼리 엮이는 게 훨씬 낫다고요!"
바로 이런 뭔가 얀데레스러운심리 때문에 BL에서 여자가 병풍이 되고 남자끼리 등짝을 보고 보여주는 것이 성립되는 거예요. 그리고 남자끼리 엮이기 때문에 남자 한 명이 있으면 자동적으로 남자가 한 명 더 있어야 해요. 그러니 1석2조, 요즘 말(?)로는 원플러스원인 것이죠.
이와 비슷한 심리를 남성향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러브히나' 등 남성향 러브코미디물은 미소녀 캐릭터들이 남주인공과 엮이면서 일어나는 각종 서비스씬(?)이 나오죠. 이런 즐거운(?) 일들에 감정이입하며 좋아하는 것도 잠시, 결국 그녀들이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남주인공이라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수밖에 없어요.
이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의 허탈감은 상당히 크겠죠? 그렇다면, 이 허탈감을 아예 차단해서 남자를 병풍으로 만들고 미소녀 캐릭터들만 대거 투입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즈망가 대왕'이라든지 '케이온!' 같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인기인 것이죠. 이게 이유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사실이에요.
흔한(?)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남주인공(플레이어)이 앞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있거나 심지어 코와 입조차 그려져 있지 않는 등 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도 앞서 말한 허탈감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자, 이제 정리를 해보도록 하죠.
BL은 일단 잘생긴 남자들이 나와서 좋고 이들 중 단 한 명도 다른 여자에게 넘겨줄 위험이 없어서 더 좋죠. 즉, 스트레스 받을 일 없이 마음 편하게 눈요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BL을 좋아하게 되는 거예요.
그럼, 이것으로 수업을 마치고 다음 시간에 뵙도록 하죠.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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