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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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선동열 감독. ⓒ KIA 타이거즈 |
스토브리그를 맞이하는 KIA 타이거즈가 분주하다.
최근 몇 시즌 째 이어지는 부진으로 명가의 자존심이 구겨져 명예회복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2009년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할 때까지만 해도 타이거즈 왕조의 부활이 다가온 듯했지만,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지난 시즌 KIA는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하는 상황도 잦았다. 괜찮은 백업도 없어 정상 전력으로 경기를 치른 것도 드물었다.
다음 시즌에는 더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간 팀을 이끌었던 서재응-최희섭-이범호-유동훈 등 노장들은 나이 한 살 더 먹고, 실질적으로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나지완은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설상가상으로 팀 내 투타간판인 윤석민-이용규가 FA로 풀려 잔류한다는 보장도 없다. 특히, 에이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해 KIA를 떠날 확률이 매우 높다.
문제를 거론한다면 끝이 없다. 하지만 내년 바뀌는 외국인선수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빛도 보인다. 내년 프로야구에서 크게 변하는 것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의 3인제 확대다. 외국인 선수를 3명 보유하되 2명만 출전시키는 것.
확대된 외국인 제도에서는 투수만 3명, 또는 야수만 3명 발탁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투수나 타자를 2명 선택하면 반드시 1명은 다른 포지션의 선수를 뽑아야 하는 ‘2+1’ 조합을 의무화했다. 싫든 좋든 외국인 타자들을 국내 무대에서 오랜만에 볼 수 있게 됐다. KIA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발맞춰 타선강화를 위해 외국인타자 영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KIA는 외국인 타자 복이 가장 없었던 팀 가운데 하나다. 투수 같은 경우, 게리 레스-마크 키퍼-다니엘 리오스-세스 그레이싱어-아킬리노 로페즈-릭 구톰슨-트레비스 블렉클리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지만, 타자 쪽에서는 리그를 호령할 만한 선수를 품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숀 헤어 같은 타자는 구설에 오르며 지금까지도 다른 팀들의 놀림감이 되고 있다.
그나마 꼽을 만한 타자가 헤이서스 타바레스, 루이스 데 로스 산토스, 트레이시 샌더스 정도다.
타바레스는 공을 맞히는 재주가 뛰어나고 발이 빠른 이른바 ‘쌕쌕이’형 타자였다. 장타는 거의 없었지만 경기에 나서는 자세가 진지했고 허슬 플레이도 능했다. 샌더스는 전형적인 ‘모 아니면 도’식 거포였다. 타율 0.247, 101안타에 그쳤지만 125경기에 나와 무려 40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산토스는 타율0.310 150안타 26홈런 107타점 46볼넷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중장거리 타자였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지만 KIA는 거포 유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타자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 장타다. 타율이 다소 낮더라고 '샌더스형 타자'가 가세한다면 환영받을 수 있다. 점점 강타자가 줄어드는 추세에서 홈런 40개가 지닌 상징성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효과가 있다.
물론 이용규가 팀을 떠날 경우, 타바레스 같은 톱타자 스타일의 외국인 타자도 고려할 수 있다. 이용규 외에도 신종길-김주찬-김선빈-김원섭 등 잘치고 잘 달리는 호타준족형들이 많이 있지만, 안정성에서는 물음표가 뜬다. 단순히 잘 치는 타자를 원한다면 산토스형이 무난하다. 3할-100타점은 리그 정상급 중심타선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성적인 데다 최근 분위기에서 26개의 홈런은 결코 적은 게 아니다. KIA의 선택이 주목된다.
문피아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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