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경신(六庚申)은 1년에 6번 돌아오는 경신일(庚申日)에 잠을 자지 않고 버티면 신통을 얻는다는 수련법입니다.
일견 쉽습니다, 1년에 6일만 잠을 자지 않고 버티면 신통을 얻는다니요.
자신감을 갖고 도전했습니다.
먼저 경신일 전날에는 잠을 충분히 자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경신일 스타트!
처음엔 콘솔게임을 했습니다. 당장 밤이라서 움직이기 마땅치 않았고 콘솔게임이라면 몇 시간 정도는 졸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요.
새벽에 몸이 무거워졌습니다.
경각심이 들어 밖으로 나갔습니다.
밤까지 계속 시내를 걸어 돌아다닐 계획이었습니다. 설마 걸으면서 졸지는 않겠지,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정오 넘어서까지 시내를 계속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무모함을 깨달았습니다. 몸도, 정신도 차츰 무거워졌습니다.
타협해서 잠깐 벤치에 앉았는데 아~ 안 되겠습니다, 졸 것 같아서 바로 일어나 걸었습니다.
한두 시간 뒤에 또 유혹이 찾아왔습니다. 딱 5분만 앉아서 쉬자! 아까 그랬던 것처럼 졸리면 바로 일어나면 되잖아!
그곳이 반포 지하몰의 쉼터였는데 정말 돌벤치가 보료처럼 느껴져 불가항력으로 앉아 쉬었습니다.
그리고 일순간,
1초도 안 되는 찰나에 정신이 소실되었다가 퍼뜩 깨어났습니다.
따로 시험관이 있어서 판정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제가 제 자신을 속일 수는 없었습니다.
타노스의 핑거스냅처럼 딱! 하는 순간이었지만 졸고 말았던 것입니다.
만사 도로아미타불…….
그날은 오기로 잠을 안 자고 버텼지만 수련은 실패했습니다.
두 번 다시 시도할 엄두도 못 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칼로 자기 몸을 찔러가면서 버텼다고도 하는데 진실로 그런 결기가 아니고서는 실패하고 마는 육경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같으면 유튜브 채널을 열어 생방으로 구독자들과 수다를 떨면 혹시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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