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럭.. 부시럭'
머리맡에 방치된 쓰레기더미에서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의 밀도로 봤을때 10그램 미만. 젠장. 바퀴벌레가 틀림없다. 몇달째 쌓아놓은 쓰레기 사이로 기어다니는 거겠지. 어쩌면 신종 몬스터 일수도 있다. 게이트 너머에도 벌레는 있으니까.
게슴츠레한 눈이 재빨리 머리맡을 훝었지만 겹겹히 쌓인 쓰레기가 시선을 분산시켰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그 날이었지.."
구질구질한 아파트도, 6년간 번번히 실패한 취업 걱정도 오늘로 마지막이다. 혹자는 몬스터 게이트야 말로 인생역전의 기회라고 소리치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 시대가 어느시절인데 목숨걸고 몬스터들과 싸운단 말인가. 송전탑 위에서 목숨걸고 보수작업을 하는 전기노동자들 부러워 하는 사람도 있나? 걔네들 일당이 40만원이다.
"아니지.. 몬스터 사태 이후로 더 올랐던가?"
어쨌든 칼들고 전쟁터로 뛰어들며 기회다! 하는 병신들은 논외로 치자. 그냥 전쟁도 기피하는 판에 아프리카에서 산채로 뜯어 먹히는 야생짐승꼴 나는거 한순간이다. 언론에서는 누가 어떻게 죽는지 말해준적이 있던가? 그거 다 통제하고 있는거다. TV에 나오는 정보와 인터뷰는 과대 포장되고, 헌터의 특수능력? 내가 그 특수능력자인데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일반인한테 총 쥐어 줄테니 호랑이 굴에 들어가보라는 식이다. 다 쓸어버릴것 같지? 어림없는 소리.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란 인간님들과 야생에서 살아남은 잡초들은 태생부터가 다르다.
핸드폰이 울린건 그 즈음이었다.
"네, 기철이형."
"현우야 준비 다 됐어?"
"네, 지금 출발해요."
"그래, 이따 보자."
이거 아는가? 대한민국에서 1년 동안 은행털이가 약 20여건 넘게 일어난다는 것을. 한달 평균 2건씩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대부분 성공한다. 할아버지가 장난감 권총을 들고 가도 성공하고, 할머니가 과도를 들고 가도 성공한다. 은행측에서는 경비원을 두느니 차라리 보험을 드는게 싸게먹힌단다. 물론 극 소수의 은행들이지만 그런 은행들을 노리는 서민 은행털이범들이 꾸준히 있었왔던건 사실이다.
"그리고 대부분 잡혔지, 지방 은행이라 금고에는 푼돈 뿐이었고.."
하지만,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