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에 뭘 만들고 싶은게 있어가지고 개인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한게 있습니다. 평소에는 무언가 제대로 계획을 짠 다음에 설계한대로 차근차근 만든다기보다는, 그냥 눈 앞에 있는 것들을 떠오르는데로 처리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매우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시작해봤죠. 무엇을 어떻게 어떤 단계를 밟아가며 만들 것인지 명확히 알고 있었고, 즐겁던 즐겁지 않던 그냥 쭉 밀고나갔습니다. 흥이 나면 하고 흥이 죽으면 그만두던 예전하고는 제법 다른 태도였죠.
그래서 한달동안 고생고생하다보니 이제 프로젝트가 대강 끝을 향해 달려가는데, 이렇게 되니 기분이 정말 묘하네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기분인데, 성취감과 함께 묘한 슬픔이 같이 느껴집니다. 어떤 면에서는 자식이 자라는걸 바라보는 기분이기도 한 것 같고요, 굳이 비유하자면요. 지금껏 한 번도 하지 않은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국 그것이 끝을 향해 달려가니, 무언가 좀 달라진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중장편을 완결하신 분들도 비슷한 기분을 받았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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