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풍운고월의 생각은 제목과 같고, 이제부터 그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
예문을 보자.
- 강한이가 숙소에 들어 잠을 청한 시간은 새벽 2시였다.
여기서 말하는 숙소는 그냥 지나가는 배경이다. 앞으로 등장할 일도 없거니와 그냥 주인공이 쉬었다는 의미 전달에 필요한 문장일 뿐이다. 따라서 이 지나가는 숙소의 묘사엔 한두줄의 짧은 문장조차 더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여기에 약간의 변주를 가해보자.
- 강한이는 숙소 입구에 들어섰다. 다음 날 아침 남소용이 찾아오기로 한 장소였다. 삐거덕 대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마자 피곤함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서둘러 침대에 몸을 맡겼다. 이때가 2시경이었다.
배경의 묘사엔 목적이 개입되어 있어야 한다. 즉, 두번째 문장은 바로 사건이 벌어질 장소이기에 디테일의 일부만 살짝 넣어 적은 것이다.
삐거댁댄다는...라는 표현은 낡은 집에서의 만남 가운데 발생할 수 있는 변수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걸 의식하고 읽은 독자는 별로 없겠지만 무의식적인 몰입도에 작용한다. 불필요한 장면에서 과하게 많은 묘사를 반복한 전력이 있다면 오히려 이런 묘사가 부각되지 못하고 묻힌다. 신경이 분산되고 흡입력이 급격히 줄어든다.
이렇게 사건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 하에 주변환경 묘사를 해야 하는것이좋다.
최소한 작은 이유라도 있어야 한다. 예컨데 새로운 접한 아름다운 환경을 주인공이 보는 시선에 따라 느끼게 되는 감정을 생생하게 전한 후 나중에 그곳이 파괴되거나 중요한 등장인물이 사망한다면 독자가 느끼는 안타까움은 배가가 되지 않을까?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가는 소설이라면 더욱 그렇다. 몰입도 높은 전개를 보이고 있는데 실제 독자가 느끼는 끊김은 대사처리와 더불어 이런 묘사에서부터 시작된다.
만일 주요 사건의 장소라면 디테일하게 묘사해도 좋다. 단, 전체적인 그림 모두를 반복설명하는것은 지양하되 주인공이 활약하는 일정반경내에 디테일을 할애 하는 것이 좋다. 나머진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많은 소설에서 지루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이런 작은 차이에서 발생한다.
필요한 장면에 디테일한 묘사를 할애하고, 불필요한 묘사는 생략하자.
이것이 몰입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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