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구글링으로 나오는 임금격차입니다.
일단 제가 대기업에 목을 매는 취준생은 아니란걸 밝혀둡니다.
지금 제가 그럴 나이는 아니거든요.
다만 그 아이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는 이해합니다.
저 역시 공무원이라는 비슷한 선택을 했었으니깐요.
03년 현기차에 들어갔던 형님의 초봉이 3400이었습니다.
같은 해 중소라기엔 조금 더 규모가 있던 중견기업에 들어간 형님 초봉이 2400이었어요.
12년 현기차에 들어간 친구의 초봉이 5300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그 중견기업의 초봉은 2700이었습니다.
몇몇분들이 이야기합니다. 중소기업, 혹은 자영업자 밑에 직원으로 가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대기업을 가도 실패할 수 있다고.
물론 제 친구중에 대기업을 가서 실패한 친구도 있습니다.
대우해양조선간 친구가 그렇죠.
하지만 평균적인 삶의 질을 따져봤을 때 대기업쪽이 더 나은 삶을 살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건 여러가지 지표가 말을 해주죠.
실제로 중소기업, 공장등을 권하는 사람들 역시 ‘도전’을 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말은 그런 삶이 도전이라는 건 그걸 권하는 분들도 충분히 알고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자기의 하나뿐인 소중한 삶을 ‘도전’의 재료로 쓰고 싶지 않은겁니다. 그래서 오늘도 학점을 관리하고(물론 이 빡빡한 학점관리는 저희세대부터 시작되긴 했습니다만) 그냥 토익도 아니고 토익스피킹을 준비하고 제2외국어를 또 준비하고 최저시급만도 못한 인턴으로 가서 죽어라 고생하고 그렇게 살고있는겁니다.
전 미생을 보면서 그 얄밉게 나오던 악역친구의 말이 그렇게 와닿았었습니다.
‘우리 엄마가 날 공부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한 줄 알아? 내가 지금 스팩을 쌓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어떻게 살아온 줄 아냐고.’
지금 제 주변의 26살 27살 애들은 오랜 옜날 이야기도 아닌, 불과 5~6 년 전의 저와 제 친구들, 혹은 12~13년 전의 형님들이었으면 대기업에 가고 남았을 만큼 노력했어도 아직 취준생으로 있습니다.
걔들이 바보라서 공장, 중소기업을 안가는게 아닙니다. 똑똑해서 안가는거에요. 자기 아버지 어머니를 보고, 선배들을 보고, 대기업을 안가고 중소기업을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너무 잘 알고있으니깐요.
당장 아무것도 안하고 있느니 공장이나 중소기업이라도 가라?
걔들 아무것도 안하는게 아닙니다. 자기 인생을 살려고, 대기업을 가려고 발버둥을 치는거에요. 이걸 사회문제가 아니라 개개인이 배가불러서, 혹은 안전한것만 찾아서, 도전정신이 부족해서. 이런식으로 매도하기 시작하면 그건 뭔가 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을 가고, 자영업자 밑에서 식당일을 하면서 성공하는 사람들도 많다.
네 그 분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말그대로 도전을 해서 성공하신 분들이니깐요.
하지만 자기 인생을 걸고 모두에게 그렇게 도전하라고 권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멍청하고 게으른거라고 이야기하는 세상은 정상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 아이들은 멍청한것도 아니고 게으른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전정신이요? 전 자기 인생을 걸고 지금 중소기업, 혹은 식당 직원, 세차장 직원, 주유소 직원 같은걸로 뛰어드는 건 도전이 아니라 ‘도박’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ps. 물론 지금 20대가 가장 어려운 세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승만~전두환세대가 편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취업을 기준으로 해서 89~97년까지와 00~08년 정도까지가 아주 좋았던 시기이고 그 이후로 매년 매년 더 나빠지고 있으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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