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오랜 버릇 중 하나는 무언가 곰곰히 생각할 거리가 생겼을 때 그냥 바닥에 눕고 눈을 감는겁니다. 장점은 집중이 잘 된다는거지만 단점은 그러다 잠에 빠지기 쉽다는거죠. 그런데 이렇게 생각을 하는 와중 잠에 빠지다 보니, 잠에 빠져드는 과정이 부분적으로나마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 두가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1. 생각의 흐름이 뚝뚝 끊어진다
한 생각을 하다가 그걸 작업기억에 저장하고 다른 생각으로 넘어간 다음 그 둘을 연결시키는건 깊이 있게 생각 할 때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런데 잠에 빠져들기 직전에는 그 생각의 흐름이 끊기는게 느껴졌습니다. 작업기억에 저장해둔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사라져버리니 생각들을 연결시키면서 흐름을 이어가는게 안 되죠. 시간이 지날수록 그건 점점 더 심해지고, 결국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인지 마저도 잊혀지게 됩니다.
2. 생각의 흐름이 이상하게 흘러간다
제가 다른 사람과 다툰 일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었다 가정해봅시다. 정상적으로는 내가 무슨 감정을 느꼈고 그 감정을 왜 느꼈는지, 그리고 그게 인과관계상 정상적인 감정이었는지를 차근차근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잠에 빠져들기 직전에는 갑자기 생각이 이렇게 됩니다.
그 사람이 사실 전직용사가 아니었을까? 그 사람은 어쩌면 과거에 홀로 고독한 길을 걸으면서 마왕성을 향해 걸어갔을지도 몰라. 그 사람의 모험에는 이러저러한 일들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용사는....
이렇게 갑자기 용사에 관한 이야기로 흘러가는거죠. 전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걍 생각해보니 신기해서 함 끄적여봤어요. 비슷한 경험을 해보신 분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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