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무기 쓰는 주인공 없나요? 맨날 검, 도, 창, 권만 쓰니까 식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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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에는 검 쓰는 주인공밖에 안 보이는데....
가끔가다 창 쓰는 사람이 하나나 둘 정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고대(?)병기)
권이나 각 쓰는 사람이 또 가끔가다 하나나 둘 정도... (주력무기 있는데 괜히 약한 척 하느라 권 쓰는 사람은 제외)
도 쓰는 사람이 가끔가다 둘이나 셋...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검.
주인공도 검, 적도 검, 수적도 검, 산적도.. 음. 산적은 의외로 적었던 것 같기도... 표사도 검, 들러리도 검, 엑스트라도 검, 검, 검, 검....
대체 어디에서 도, 창, 권을 쓰는 주인공을 그리 많이 보셨기에...?
진짜 궁금합니다. '요즘' 소설들 중 도, 창, 권 쓰는 주인공이 많나요? (기껏해야 권왕무적 정도밖에 생각이 안 납니다..)
그리고 이것과 관련된 불만 한 가지.
왜 모두 검만 쓰는 겁니까?
일단 검과 도는 창보다 리치가 짧습니다. 멀리서 쿡 찌르면 죽는다는 거죠. 또 활은 창보다 사정거리가 깁니다. 창 들고 멀리서 뛰어올 때 화살 한 대 날려 주면 싸움 끝입니다.
다만, 창과 전쟁용 활은 국가에서 소지를 금하므로, 일반적인 무기는 장식용 도검과 사냥용 활이 되겠습니다. 그 외 무기들-판관필, 구절편, 채찍 등등-은 익히기도 어렵고 살상력도 크게 뛰어나지 않아 제외합니다.
사냥용 활은, 당연한 얘기지만, 전쟁용 활보다 사정거리가 짧습니다. 제대로만 맞는다면 한 방에 골로 가는 건 마찬가지지만, 빗나가면 두 방은 없다고 봐야겠죠. (뛰면서 쏘면 되지 않느냐고 하시는 분, 궁귀검신을 너무 많이 보셨습니다. -_-)
자, 그럼 검과 도를 비교해 봅시다. 일반적인 분류법으로, 검은 양날, 도는 외날입니다. 얼핏 보면 검이 도보다 살상력이 뛰어나 보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검은 직선입니다. (기형검 제외) 휘둘러 봐야 웬만큼 강한 힘이 아닌 이상 겉 피부만 살짝 다치고 끝납니다. 휘두르기는 날(刃)이 있어 봐야 별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면? 베어야죠.
주방에서 고기 썰어 보셨다면 이해하실 겁니다. 아무리 잘 드는 칼이라도 고기 위에서 누르기만 하면 잘 안 잘립니다. 앞뒤로 톱질하듯이 베어야죠.
그럼, 직선인 검으로 베려면? 좀 힘들겠죠. 그래서 검은 날이 있지만 베기보다는 찌르기에 유리한 무기입니다.
도를 봅시다. 직도가 가끔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곡선입니다. 굳이 힘들게 베려고 할 필요도 없이, 거리만 계산해서 그냥 휘두르면 베입니다. 도첨(刀尖)이 무거워서 베이지 않더라도 파괴력이 뛰어납니다.
살상력으로 따지면 검보다 도가 훨씬 뛰어납니다. 당연히 전투를 주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검을 익히지 않았다면 도를 쓰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을 익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도사 출신 사람들입니다.
강시 영화를 보신 적이 있나요? 강시 영화를 보면 강시를 부리는 영환도사가 나오죠. 부적 그리고, 제사 지내고, 점 치고... 우리가 무협소설에서 매일 보는 무당파, 화산파, 기타등등 문파의 고명하신 사숙, 사백들의 실체가 바로 이 아저씨들입니다.
이 아저씨들이 제사 지내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태극이 들어간 도복, 향, 초, 제사음식, 제물, 부적, 그리고 검!
검은 본래 의식용, 장식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물건인 것입니다!
칼질로 먹고 사는 여러분, 검보다 도를 애용합시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무기는 창입니다. (創이 아니라 槍이에요. 刀가 붙었다고 무기가 아닙니다.) 북유기에서 임현주(묘일지)가 코베니와 싸울 때 반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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