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판 은영전 1권 343페이지...
최종적인 결전장이었던 성역의 이름을 따서 '암리츠아 전투'로 불리게 된 일련의 전투는, 자유행성동맹의 전면적 패퇴로 막을 내렸다. 동맹군은 은하제국이 전략적으로 후퇴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점거할 수 있었던 2000여 개의 변경 항성계를 거의 빼앗기고 간신히 이젤론 요새 하나만 확보할 수 있었다.
동원된 동맹군의 병력은 3000여만 명이 넘었는데 전쟁이 끝나고 이젤론을 거쳐 살아 돌아온 자는 1000만 명도 안 되는 참상을 보여주었다. 이 패배는 동맹의 정치, 경제, 사회, 군사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재무 당국자들은 이미 잃어버린(써 버린) 경비와 앞으로 또한 지출될 경비(유족 보상연금 등)를 계산해 보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스테이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천문학적 수치로 나타났으니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너무도 무모한 원정을 강행한 정부와 군부는 유족과 반전파들로부터 격렬한 비난과 탄핵을 받았다. 비열한 선거 전략과 참모의 히스테리적인 출세욕으로 말미암아 남편과 아들을 잃은 시민들의 분노는 날이 갈수록 증폭될 뿐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인명이나 금전을 많이 낭비했다고 하지만 그 이상으로 존중해야 할 일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감정적인 반전주의는 경계해야 된다."
이처럼 주전론자들 가운데에선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자도 있었다.
"금전은 그렇다치더라도 인명 이상으로 존중돼야 할 것은 무엇인가? 권력자의 몸보신인가, 군인의 야심인가? 2000만도 더 되는 장병들의 숭고한 피를 헛되게 함으로써 그 몇 배나 되는 유족들을 울리고서도 그 이상으로 존중할 게 있다니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라."
...사실은 이 부분보다 더 적당한 말이 있는데 정확하게 생각이 안나네요.
"전쟁에 찬성할 때는 모든 것에 우선하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주장하고, 전쟁을 반대할 때는 다른 모든 것보다 인간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비슷한 내용인데 그 독설적 뉘앙스를 살리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비슷한 내용의 윗 글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정부=군부=주전론자=>MBC / 2000여개의 변경 항성계=>생명공학 / 사상자=>세계 과학계에서 한국의 위상 추락 / 앞으로 지출될 천문학적 숫자의 경비=>차후 생명공학 부문에서 외국에 지불해야 할 돈 / 주전론자들의 주장=>"한국의 위상이나 국익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 이상으로 존중해야 할 일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감정적인 애국심이나 영웅만들기는 경계해야 한다" / 이에 대한 반론=>"금전은 그렇다치더라도 한국 과학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 이상으로 존중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PD의 몸보신인가, MBC의 야심인가? 수백만 난치병 환자의 염원을 박살내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추락시키면서 그 이상으로 존중할 게 있다니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라"
이 모든 것이 황교수가 벌인 사기극이라면, 전 세계는 한국을 '사기꾼의 나라'로 부르겠지요. 어디서든 I'm Korean 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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