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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고3 하니 문득 생각난 에피소드.

작성자
Lv.19 K.B
작성
05.10.25 11:41
조회
67

고3때 (라고 해봤자 작년이맘때였죠.)

  우리 반에는 은근히 몸집이 작은 녀석이 있었습니다.  어디든지 구겨서 넣으면(?) 왠만해서는 들어가는 몸집이랄까나...

  그리고 수학선생님중에서 우리들과 꽤나 친근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장난도 많이 치고, 또한 우리가 치던 장난을 좋아하시던 여선생님이 계셧습니다.

  어느날 어떤녀석이 장난감 고무 쥐를 가지고 왔습니다. 꽤나 흉측하더군요.  아이들은 꼬리에 실을 매달아서 앞 문 위에 달아두고 실을 천장으로 연결해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들어오실때 쥐를 떨어뜨렸지요.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잠깐 놀라다가 귀찮다는듯이 쥐를 잡아서 흔들면서 말하셧습니다.

"나를 놀라게 하려면 더 대단한걸 가져와라."

아이들은 괜히 승부욕에 불타올랐습니다.  그리고 기회는 왔습니다.  컴퓨터 모니터가 바뀌면서 박스가 하나 생긴 것입니다.  크기는 사과박스보다 높이와 넒이가 1/3정도 더 크다고 해야할까나.

  우리는 그 속에 우리의 친우를 집어넣었습니다.  들어가더군요. 그리고 테이프로 살짝 위를 밀봉해두고 교탁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왜 모니터 상자를 아직 안치웠냐고 말하시면 그 녀석이 안에서 튀어나오기로 했지요. (각 반마다 모니터 상자가 있었기때문에 그다지 이상하게 느껴질 이유는 없었습니다.)

셋팅을 마치고 선생님을 기다렸습니다. 쉬는시간이 끝나고 모두가 가슴을 졸이며 앞문을 주목하는데, 그날따라 왜이리 선생님께서 늦으시는지... 수업시작할 시간이 10분정도 지났는데도 선생님께서 안오시자 은근히 불안했습니다. 반장이 망을 보겠다면서 나갔는데 갑자기 다시 들어오면서 말했습니다.

"밖에 2학년 주임선생님 오신다."

참고로 그분은 '수학' 선생님이셧습니다.

모두 자리에 앉아서 대기하던 중 누군가 말했습니다.

"설마... 저 선생님께서 들어오시는 건 아니겠지?"

  모두가 그런 드라마 같은 내용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 치 않았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것이 세상의 진실이라고 믿었습니다.

드라마가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들어오셧습니다.  그리고 교탁앞에 서셧습니다.

"오늘 수학선생님께서 바쁘셔서 내가 대신 들어왔다."

모두가 뒤집어졌습니다. 이런 드라마가 다있나...

하지만 일은 또 다른 방향으로 전개가 되었으니... 그 수학선생님은 윗머리가 꽤나 벗겨진 분이셧는데, 우리가 미친듯이 웃으니 괜히 대머리가 신경쓰이셨나봅니다. 꽤나 역정이 나신듯,

"왜이렇게 시끄럽나! 5년전만해도 우리학교는..." 하시면서 명문고등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다가 그제서야 발견하셧나봅니다.

"이 상자는 뭔가? 반장! 빨리 치우게!"

제가 단언컨데 아마 안에 있던 우리의 친우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사람이 들만한 상자였지만 몸집이 큰 두명이 나와서 상자를 들고 교실 뒷편 사각지대에 두고 왔습니다.

  훈계가 시작되었지만 아무도 그 내용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교실 뒷 편 상자안에는 우리의 친우가 잔뜩 불편한 상태로 쪼그리고 앉아 있을테니까요.  친절한(?) 한 친우가 몰래 상자에 구멍을 뚫어 숨쉬기 좋게 하려는 배려를 펼쳤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다지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분노하신 선생님의 한 말 또하고 반복하고 마지막으로 덧붙이기 신공이 끝나자 종이 울렸습니다.  선생님께서 앞문 밖으로 발을 내 딛는 순간 반 아이들은 우리의 친우의 이름을 외치며 상자로 달려갔습니다.  선생님께서도 꽤나 놀라신 듯 했습니다.  상자안에서 학생이 튀어나왔으니까요.  그래도 그냥 가시더군요.  우리는 친우의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 상자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여자반에 배달해 주었고, 그 후 듣자 하니 꽤나 여자아이들에게 사랑(?)받았다고 하더군요. 귀엽게 생겼거든요.

  후일담이라고 하자면 결국 우린 그 여선생님을 놀래켰습니다.  컴퓨터 책상에서 모니터를 빼버리고 그 안에 그녀석을 우겨넣었거든요.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시려고 교탁 겸 컴퓨터 책상앞에 서시고 문득 아래를 바라보니 씨익 웃고있는 학생이 유리 너머에...

고3때는 뭘 해도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다시 돌아갈 생각 있냐고 하면 별로 돌아가고픈 마음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살아오면서 제일 재미있었을 때를 꼽자면 역시 고3시절은 빠지지 않을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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