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시골 친척댁엘 갔었는데
밤에 너무 더워서 방문을 열어놓고 스탠드 불만 켠체 엎드려 책을 보고 있었답니다
시골집이라 창호지방문을 열면 바로 마루가 나오고 마당이 있고 대문이 있는 그런 구조였는데 식구들은 다 자고 깜깜했대요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대문앞 길가에 그동네에 5개밖에 없는 가로등이 켜져 있었구요
책을 보다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누군가 가로등 앞을 지나가고 있더랍니다
방에서 가로등까지는 마당을 가로질러가면 대략 30미터 정도......
주변이 깜깜한데도 유독 잘 보였던건 가로등 밑이었고 그 누군가가 흰옷을 입었기 때문이었대요
친구가 고개를 드는 순간 그 누군가도 고개를 돌려 친구를 바라봤고 눈이 딱 하고
마주쳤답니다
순간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스산한 기분이 들더래요
뒤통수가 서늘 해지는 그런 기분.......
다음날 아침에 식구들 하고 밥을 먹으면서 그얘기를 했답니다
믿지 못하는 분위기에 신기하다는 반응들 이었겠죠
그날 저녁에 친구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
집옆 모퉁이를 돌아가면 나오는 집이 있는데
친구 아버지가 어릴때 그집 딸아이랑 친했었대요
그런데 어릴때 교통사고로 죽었다 하더라구요
그게...40년도 더 됀 얘긴데 어젯밤이 그 죽은 아이의 기일이었답니다
그집 할머니가 친구 아버지 말씀을 듣더니
어제 내딸이 자기 기일이라 집에 들르는걸 본 모양이구나...하시면서
특별히 해코지 하거나 하는건 아니니까 걱정말라 하시더랍니다
하지만 제친구는 한동안 밤이 무서울 것 같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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