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실패를 경험한 자입니다.
실패를 만회하고 다시는 실패를 경험하지 않기 위해
강력한 운명을 타고난 주인공에 맞서려 하기보다
이용할 계획을 오래전부터 세웁니다.
그리소 수십년에 걸친 장기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어떤 작품인가에 따라 약간의 가감은 있겠습니다만,
이렇게 주인공은 거대한 흐름에 자신도 모르게 끌려 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조종자의 의도에 따라 조종자의 음모를
자신이 완성시켜 나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작품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종자는 주인공을 살인용의자로 만듭니다.
기지를 발휘해 벗어나면 또 다른 굴레가 씌워집니다.
그러면서 기연도 안겨줍니다.
더 강해져라. 그리고 음모에 맞서라.
이렇게 거되는 기연과 굴레 속에 강해져가지만
결국 조종자의 뜻대로 만들어 가는 것이죠.
또 다른 예를 들어 볼까요.
조종자는 주인공의 가까운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온갖 고난이 주인공과 가족에게 닥쳐 옵니다. 그 고난의 극한에 다다랐을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는 친구요 조언자고, 인생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조종자의 인도로 최고수의 제자로 들어가 수련하고, 출사하여 영웅적인 행보를 보입니다. 판타지라면 던전을 발굴하고, 마왕의 음모를 막아냅니다. 무협이라면 마도연합을 분쇄하고 고대의 신검을 획득하여 무림의 일인자로 거듭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던전은 만능에 가까운 조종자가 얻을 수 없는 운명이 이끄는 자만 공략할 수 있는 것이었고, 주인공이 전리품을 모두 챙기지만 실제의 승리자는 조종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발생합니다. 주인공을 이용하기 위해 안배한 것들 중에 조조아도 모르는 능력을 습득하거나 만들어 냅니다.
조종자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내고 활약은 주인공에게 시키며 많은 것을 안겨주지만 그것은 거대한 퍼즐의 마지막 한조각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중반에 뜻밖의 일로 의심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비밀병기를 준비하게 되죠.
자. 이런 조금은 흔한 스토리지만 어떤 소재와 접목하는가와 작가의 필력에 따라 얼마든지 많은 변주가 가능합니다. 특히 음모가 중첩되어야 하기 때문에 흔하되 쉽지 않은 글이 될 수 있겠지요.
뱀발. 자칫 잘못하다가는 중간에 독자들이 답답하다면서 떨어져나갈 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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