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이 무슨 죄냐” “우리도 피해자다”
[경향신문 2004-10-13 20:00]
고교등급제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일선 현장인 고교의 교사와 학생들의 술렁임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각 학교의 입장에 따라 고교등급제를 보는 시각도 완전히 달라 합의점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성토하는 강북=서울 마포의 광성고 고3 교실은 13일 비강남학교가 갖는 피해의식을 안은 채 전국연합학력고사를 치렀다. 교실 학생들은 공공연한 비밀이 사실로 확인되자 허탈해하는 표정이었다.
3학년 안성락군(18)은 “수시 2학기에 지원해 면접을 앞두고 있는데 면접보러 갈 때 교복도 못 입고 갈 거 같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정준군(18)은 “입시정보 사이트에서는 이미 출신학교별로 지원가능대학의 산출계산을 달리하는 등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전했다. 이 학교 김수석 연구부장은 “대학의 자율권 주장을 방치한다면 과거처럼 고등학교는 서열화될 것이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대다수 교사들은 원칙에 따라 평가하고 있는데 극단적인 예를 가지고 학력 부풀리기를 한다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말조심하는 강남=시험을 마치고 만난 학생들 상당수는 고교등급제 논란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오락가락 매년 바뀌는 정부 입시정책에 대한 불신도 있지만 어떤식으로 결정되든 손해볼 게 없다는 분위기다.
단대부고 1학년 이모군(16)은 “일각에서 고교등급제를 강남-강북의 대립으로 몰고가다 보니 강남 사는 학생들로선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고교등급제를 안 한다면 다른 방식으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대부고 임한순 교사는 “고교간 학력차가 현존하기 때문에 이곳 교사·학생 모두 심정적으로는 고교등급제에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내놓고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과정에 개의치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격분하는 특목고=고교간 학력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특목고 설립취지에 반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소한 특목고에 대해서만이라도 혜택을 줘야지 특목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끊기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명덕외교 반진호 교사는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전국의 아파트 평당 가격이나 월급도 모두 통일시켜야 한다”며 “엄연히 현존하는 고교간 실력차를 인정하지 않으면 누가 특목고에 오려고 하겠느냐”며 울분을 쏟아냈다.
학생들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 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서모군(17)은 “고교등급제도 문제지만 정부의 평준화 정책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이 갈수록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나도 반에서 중간 정도 하는데 내신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과학고 심모 교사는 “예전에 비교내신을 페지하면서 과학고 학생들이 줄줄이 자퇴를 했었는데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장 내년에 지원 학생수가 줄어들 거 같다”며 걱정했다.
◇반발하는 지방=부산과 대구 등 지방 고교들은 서울의 사립대학들이 수시모집 전형과정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데 대해 교육적으로 있을 수 없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구 수성구의 경신고교 진학지도부장 이장수 교사(52·수학)는 “이번에 드러난 등급제 적용은 사실상 강남특혜”라고 꼬집었다.
고3 수험생을 둔 최정미씨(51)는 “고교등급제는 사실상 지역차별이라면서 실력과 상관없이 지방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이번 기회에 차별제도를 철폐할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지역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서울의 유명 대학에 수시모집으로 합격한 학생은 특목고 등을 빼곤 학교별로 1~2명에 불과한 상태이며 한 명도 없는 학교도 부지기수다. 부산 ㅂ고 3년 ㄱ군(18)은 “수시모집에 지원해봐야 떨어질 것이 뻔해 전교생 400명 중 서울지역에 수시지원을 한 학생은 5명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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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의 경신고교 진학지도부장 이장수 교사(52·수학)는 “이번에 드러난 등급제 적용은 사실상 강남특혜”라고 꼬집었다.
에;...저희학교 선생님 이군요 -0-;;
걍...아는 사람이 신문에 나오는것도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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