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때는 8월 말.
문득 온라인 게임을 해보고 싶었으나 영웅 베타테스터가 되지 못하여, 모든 테스트가 끝날 때까지 손가락만 빨며 안타까워하던 그 때.
문득 고무림 채팅방에서 RF온라인 오픈베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답니다.
저 외에도 공짜에 현혹된 고무림 다섯 분들과 의기투합하여 곧바로 게임을 깔았지만, 아쉽게도 저 외엔 모두들 컴퓨터가 좋지 않은 관계로 시작부터 외톨이가 되어버렸습니다. ㅡ.ㅜ
그래서 저 또한 그만두려 했지만 마침 그 날이 우연의 일치로 신섭(16비숍섭)이 개장하는 날이더군요. 채팅방에서 RF온라인에 대해 알게 된 지 5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개장한 신섭에서, 그렇게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정확히 8월 20일.
그리고 시간이 흘러 게임을 그만둔 것이 10월 4일. 일주일 전입니다.
총 게임을 즐긴 시간이, 한 달하고 15일이니 정확히 한달 반동안 게임에 몰두했군요.
게임을 한 후 결과물이라면... 즐거움 외엔 남지 않아야 정상이겠지만
그게 그렇게 맘대로 되지 않는 겁니다.
한달 반 동안 열심히 키워, 플레이포럼에도 실리고 전 서버 통틀어 지존이라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캐릭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그냥 구석진 곳에 처박고 게임을 접는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공이 모두 허사가 되는 기분을 들게 합니다.
게다가 그렇게 남겨두는 것이 완벽히 접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요? 한 점 미련없이 툴툴 털려면 캐릭과 프로그램을 모두 삭제하는 것이 진정 깨끗한 마무리입니다.
그래서 어쩌겠습니까... 팔았죠. -_-;
한달간 들인 시간에 비하면 턱도 없이 작은 액수지만, 50만원 받았습니다.
비싼 아템 전혀 없이 가난뱅이였지만 캐릭 몸만으로 그렇게 받았으니 RF온라인에선 가장 비싸게 팔린 캐릭일 겁니다.
돈은 받으나 마나 상관이 없었고 받은 돈은 다 제 친형에게 보냈기에 저에겐 남는 게 없었지만, 그렇게 받아야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받게 되면 그 물건의 가치를 오도하고 함부로 다루는게 사람 심리입니다. 많이 지불하면 많이 지불할 수록 제 캐릭을 소중히 다루게 될테니 그냥 아무에게나 툭 던져줄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게임을 그만 둔 지난 일주일 간 정말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방에 가보니 제가 원하던 소설들이 여럿 나와있더군요.
군림천하 13권, 그리고 드디어 나온 소림사는 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다음으로 택한 표사란 작품도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 구성에 가까워 좋았습니다.
십이국기란 유명한 애니메이션도 보았는데, 스토리 완성도가 대단히 높았을 뿐만 아니라 항상 미리 앞서 복선을 파두거나 뒤에 전개될 이야기의 일부를 앞에 끌어다 놓아 갑자기 생소해 지는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전체의 틀이 이루 말할 수 없이 굳건하여 완전히 매혹되어 버렸습니다. 탄탄한 설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고 교훈까지 쥐어주더군요.
그렇게 45화까지 연달아서 보고나자, 십이국기란 소설을 쓴 천재 소설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소설책을 쥐고나선 약간 실망했답니다.
애니메이션의 "정확하고 섬세한 편집 + 인물의 추가 + 강한 주제의식"이 저를 놀라게 한 것이지, 실제 소설은 애니를 보고 판단한 수준에 비해 많이 떨어졌습니다.
치밀함에서 점수가 깎였거든요. 번역도 아마추어가 하여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요.
어쨌든 이 이외에도 여러 소설을 읽으며 일주일을 보내왔습니다.
다시 고무림에 안착하여 달라진 고무림 분위기도 느껴봐야 겠네요.
볼 작품도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 행복합니다.
그냥 최근 동향이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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