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고난이 닥쳤을 대 남을 원망하기는 쉽다. 자신을 반성하기는 그러나 쉽지 않다. 이것은 작은 차이지만 또한 큰 차이였다. 어느 순간 천만리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두 사람도 처음 출발은 비슷한 것이다.'
금시조님의 북궁남가에 나오는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걸 보는 순간 고무림을 떠나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무림은 즐거운 놀이터입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걸 이루려면 잠깐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저는 어쩌면 힘들지요 남에게 기대어 이 순간을 편하게 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문득 요즘에 간간이 그런 꿈을 꿔 봅니다.
대학 들어가서 국사 공부도 해보고 철학 공부도 한번 해보고.. 지금 원하는 학과의 전공과목도 열심히 공부해보고. 연애도 실컷 해보고, 방학만 되면 친구들이랑 배낭여행을 떠나고,3일 밤낮으로 한번 밤을 새워 게임을 해보는 그런 가까운 미래에 대한 꿈.
그리고 좋은 아내 만나서 조막만한 내 분신 하나 낳아서 데리고 행복하게 사는 그런 약간은 먼 미래에 대한 꿈.도
그리고 그런 꿈들을 꾸다보면 이런 것들 대학에나 제대로 들어가야 이룰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들게 됩니다. 뭔가를 하고 있어도 가끔 드는 그런 생각들이 집중할 수 없게 만들고 묘한 불안감들을 안겨 줍니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즐거운 놀이터인 고무림, 고무판을 잠깐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함께 있으면 즐거운 그런 곳이지만 잠깐 떠나있겠습니다.
천일 내공도 달성하지 못한 저를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일년 후에는 '해맑은미소'라는 녀석이 있었다는 것도 모를 분들이 있겠지요. 아마 일묘님 따라 고무림 개장 극초기에 왔었던 거 같은데 가입하기가 귀찮아서 몇 달동안 방문객으로 고무림을 들락 거렸었죠. 그런 시기를 빼면 진짜 거의 2년인 거 같네요. 아무튼 지난 2년 동안 정말 즐거웠습니다. 제발 1년 후에 '복귀 인사- 대학 합격!!'이라는 소식을 들고 많은 중고생 분들을 염장질 해댈 날을 꿈꾸며 이만 접겠습니다.
ps - 비록 고무림에 몇마디 안 남겼지만 제가 한 말에 기분 상한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기분 나쁘셨을지 모르는 모든 분들게 이 한 말씀 남깁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열라 사랑해서 남자 분들도 껴안아 드리고 싶어요∼∼
아차, 절대군림문의 자부선생 전혁님.. 이 글 읽으실지 모르겠지만 3권 이후로 책 판매량에 일조 하겠다는 저의 다짐은 여전합니다. 극히 일부의 책들은 사서 볼 생각이거든요.(책방에 안 가는 대신;) 싸인 안 해주셨다고 너무 압박 드린 건 아닌지.. 잠시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그런 것도 죄송스럽군요..;
아, 그리고 진짜, 진짜 마지막인데 '잘 가세요' 라는 짤막한 댓글이라도 달아 주세요. 고무판에 거의 유령수준인 저지만 기억하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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