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출판사가 고구려를 외국으로 기술한 대학 교재를 간행한 한편 중국 지린성 지안시가 고구려사를 자국사로 기술한 시민교육 책자를 발간한 것으로 밝혀져 자가당착적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19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공개한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 간행 2004년 수정판 '중국문화개론(中國文化槪論)에 따르면 삼국시기를 분명히 외국으로 분류한 것은 물론 고조선을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로 서술하고 있다.
이 교재의 제5장 2절 3항 '세계로 향하는 중국문화'에 기술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과 조선반도의 문화교류 역시 근원을 올라가면 아주 오래되었다. 고조선 시기(기원전 5∼기원전 1세기 중엽) 유학과 한자가 조선에 수입되었다. 삼국(고구려,백제,신라)시기(기원전 5∼7세기 중엽) 조선의 삼국은 서로 다른 루트를 통해서 중국문화를 대규모로 흡수하였다. 즉,고구려는 육로를 통해서 유교를 받아들였고…백제는 해로를 통해서…신라는 고구려 백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중국문화를 흡수하였다."
이 교재는 정문연 국제한국문화홍보센터(소장 이길상)가 지난 2월 베이징사범대학출판사를 방문,관계자들과 고구려사 문제,동해 표기 문제 등 현안을 협의한 뒤 전달받았다. 정문연은 오는 9월6일부터 이 출판사 관계자들을 초청,교과서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이길상 소장은 "중국도 이미 국정교과서 제도를 포기하고 심의제를 채택하여 교과서출판사의 자율성을 열어놓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민간 부문의 교류를 통해 역사 왜곡을 시정해 나가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광개토대왕비를 비롯해 고구려 유적이 밀집된 중국 지린성 지안시는 고구려사를 자국사로 기술한 시민교육 책자를 발간하고 가정마다 비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최근 고구려 유적 답사차 중국을 방문한 조법종 우석대 교수는 19일 "지안시가 고구려 역사를 중국역사로 왜곡한 동북공정 내용을 그대로 소개한 시민교육서 지안시민수책(集安市民手冊)을 발간하고,각 가정과 호텔마다 비치를 의무화했다"고 말했다.
이 수책은 전체 97쪽의 올 컬러판 소책자로 지난 3∼4월쯤 기획돼 7월초 고구려 유적의 세계 문화유산 등재 이후 본격적으로 배포되기 시작했으며,외부 유출을 엄격하게 금지함으로써 고구려사 교육용으로 추정된다.
조 교수는 "수책에 기술된 '지안역사연혁'에 동북공정의 결과를 요약해 소개하는 '요해고구려'(了解高句麗) 항목을 별도로 만들고,시민들에게 그 숙지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해고구려' 항목에는 고구려가 중국동북지방 소수민족 정권이며 주나라에 조공을 바친 이래 중국 왕조에 속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그는 또 "고구려의 첫 수도인 환런(桓仁·졸본) 지역에서도 동북공정의 내용을 기조로 이 지역의 유적을 설명한 '오녀산지'를 간행하고 대외홍보자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고구려 유적이 대거 몰려있는 지안,환런을 중심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은 역사왜곡이 학술적 단계를 넘어 2단계 국민교육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학계는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날 대만 고교 역사 교과서를 편찬한 대만대의 리둥화 교수는 "다른 수많은 민족들과 함께 중국 동북내륙에서 공존발전한 고구려는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바다를 찾아 한반도까지 진출한 한국 고대사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면서 "고구려사는 엄연한 한국 역사"라고 말했다.
http://news.naver.com/hotissue/read.php?hotissue_id=303&hotissue_item_id=4657&office_id=005&article_id=0000174133§ion_i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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