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서울의 독자 게시판에서 임인선님의 글을 퍼온 것입니다.
무조건 적인 비난이 아닌 나름대로 논리정연한 글입니다. 속이 시원한.
제목은 좀 다를지도...;;
----------------------------------------------------------
돌이켜보니 2002년 11월 쯤으로 기억되는 김 호곤 감독의 올대 감독 선임이후로 나는 김 감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나의 김 감독 비판론은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한 듯하다
그 전제는 나의 의식구조를 의미한다
나는 자본주의의 rule을 신봉하는 합리적 보수주의 성향의 475세대이다
합리적 보수주의란 일부 475세대가 가진 특성이다
지금까지 한국사회의 rule을 거슬리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고
전형적인 한국의 중산층으로 행세하면서도,불합리한 사회 제도에는
반기를 들 줄 아는,구제불능의 보수는 아니란 뜻이다
이러한 의식구조를 가진 한 축구 팬으로서 왜 김 호곤 감독을 비판적 시각으로 봐 왔는 지 그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는 김 감독의 올대 감독 선임 그 자체에서 비롯되었다
국가 대표 축구팀의 감독 선임 기준이 "패거리들의 자리 돌려가며 앉기"라는 것은 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바로 직전에 히딩크의 교훈을 얻었음에도 다시금 과거의 버릇이 습관적으로 재발하는 것을 보려니 안타까왔다
최근에 본 프레레 감독을 영입하면서 감독 선정 기준이라는 것을 축협에서 만든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김 호곤 감독을 선임할 때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단지 기준이란 것은 “현대 구단 패거리”였던 것으로 보였다
지금도 똑 같지만 당시의 협회에는, 울산 현대 구단의 주인인 정 몽준 회장과 바로 그 구단의 감독을 "83~'85년도에 역임했었던 문 정식 부회장과 뒤 이어 현대의 감독직을 수행했었던(“‘85~’86) 조 중연 전무가 군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두 감독을 보좌했었던 당시 김 호곤 코치가 올대 감독으로 선임되었던 것이다
다른 한켠에는 조 중연 전무 이전에 축협의 전무를 했고,울산 현대 구단의 현 감독인 김 정남씨와의 남다른 인연도 있었다
*문정식 김정남 85. 7.∼84. 12. 86월드컵예선
*김정남 김호곤 85. 3.∼86. 10. 86 멕시코 월드컵본선
*김정남 김호곤 88. 7.∼88. 10. 88 서울 올림픽본선
그는 감독으로서 국내 프로리그에서 보통 이하의 지도력을 보여왔었다
감독으로서의 지도력으로만 평가한다면 당시 한국에는 그보다 출중한 실력의 감독들이 많이있었다
그러나 실력보다 우선 적용된 선임 기준은 연세대 출신이란 학맥과 수 년간의 국가대표 코치 경력,그리고 위에 언급한 현대 인맥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감독 자리에 오른 사람은 그 또한 스탭과 선수 선발에서 방해와 간섭을 받아도 떳떳할 수가 없다
역시나 울산 현대 구단의 코치 출신(‘94~’98)이며, 정 몽준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울산대의 감독(‘99~2002)이였던 이 상철씨가 수석 코치로 선임되었다
이러한 점은 그들이 어떠한 판단을 하던 앞으로의 짐이 되기에는 충분한 논란거리를 제공할 개연성을 부여한다
둘째는 선수 선발에서 비롯되었다
김 감독의 선수 선발 과정을 보면 다분히 선입관과 외압을 느낄 수 있다
20개월여의 올대 행보를 보면 김 감독이 많은 고민을 해온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수치상으로 드러난 김 감독의 축구는
*선수 선발에서의 주관적인 선입관
*울산 현대 구단의 외압 내지는 아부(현 김정남 울산 현대 감독이 금년 시즌을 끝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차기 현대 감독을 겨냥해서 두루 알아서 기는 형태라고 봄)
*와일드 카드 선정과정에서의 전술 철학 부재 드러냄
(전술적으로 어떤 카드가 필요한 지 설득력이 부족했으며,와일드 카드끼리의 경쟁구도 전무)
*히딩크축구를 보면서 부산 아이콘스 감독 시절 자신의 축구에 대한 반성은 있었다고 추정되나 포워드 진의 운용 철학이 덜 정립됨
아래의 수치는 김 감독의 부임 후 그리스로 가기 까지 총27경기의 선수별 출전 시간과 득점 실적이다
김두현 1901분 2골
조재진 1857 9
김영광 1854
조병국 1807
박용호 1778 1
김동진 1688 4
최태욱 1681 9
최성국 1620 3
김정우 1557 1
최원권 1545
박규선 1231
김치곤 1132
전재운 802 4
조성환 778
오승범 577
이정열 451
남궁도 440
김지혁 431
최영훈 400
임유환 376
김진규 344
김동현 314 3
유상철 270
이천수 238 1
김치우 212
김태민 187
박지성 180
손승준 174 1
정조국 169 2
김진용 161 1
박동석 90
황진성 75
곽희주 62
염동균 55
권 집 48
김태영 45
이준영 45
김완수 29
여효진 15
박주성 11
안성훈 9
위의 수치는 김 호곤 호에서 선수 선발을 위한 테스트는 미들진에서만 일부 존재했고,공격진과 수비진은 부임후 첫 경기에서부터 27번째 경기에 이르기까지 선수 발굴을 위한 테스트가 전혀 없었음을 보여준다
1000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기록한 선수들은 김두현을 필두로 김치곤까지 12명이다
김치곤은 조성환의 부상이후 대체되서 줄곧 기용되었으므로 조성환과의 시간 합산을 하면 1910분으로 단연 선두로 나타난다
12명 중에 GK 김영광,DF 조병국,박용호,김치곤 FW 조재진,최태욱,최성국등 7명은 포지션별 경쟁과 전술적 다양화를 위한 시험을 거의 거치지 않은 부동의 멤버였고,MF진에서만 김두현,김동진,김정우,최원권,박규선이 서로 혹은 전재운,오승범과 테스트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다분히 선입관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 12명과 전재운,오승범외에는 출전기회 자체가 극히 적었다
특히 타 공격수에 대한 출전 기회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방해를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지어 공격수 부문은 와일드 카드 조차도 거론이 않될 정도로 언터처블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결국 그리스에 간 올대 엔트리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울산 현대의 OB거나 YB들이 가장 많이 포진되어 있다
*김정우.최성국,정경호,전재운,이천수(임대),유상철(임대)
*현영민,박진섭도 본 프레레호에서 논란의 여지가 많았음
물론 우연의 일치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해의 소지도 함께 공존한다
이러한 오해의 소지와 함께, 특히 스트라이커 부문의 경쟁 제한은 조재진을 김 호곤 호의 가장 큰 수혜자로 만듦과 동시에 여론의 피해자로 만들고 말았다
셋째는 전술의 과거로의 회귀이다
올대의 득점은 중요 경기 일수록 포워드 진 보다는 미들진들에게 크게 의존해왔다
이번에도 김동진과 김정우의 2선 득점으로 2점만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득점 후의 수비적인 전술에 있다
2경기에서 드러난 김 호곤 호의 득점 후 수비 전술은,양 윙 하프들이 내려와 완전히 뒤로 처진 5백의 형태로 게다가 수비형 미들 2명은 맨마크로 지역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어 우리 측 미들 진영에서는 순간적으로 숫자가 2~3명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 완전히 수세에서 난타를 당한다는 점이다
미들에서의 숫적 대등함을 확보하는 것은 최종 3백 라인의 적절한 전진 배열과 2선과의 간격 유지이다
이점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미들진들의 체력 저하는 말리와의 경기에서 실점으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
그러나 김 감독은 업사이드를 트릭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업사이드를 전술의 핵심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 수비라인의 전향적 운영은 공염불일 것이고,업사이드 전술이 실패할 것을 두려워 한다면 지키는 게임에서는 난타를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상이 내가 김 호곤 감독을 비판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혹자는 지금까지의 성적이 괜찮으니 김 감독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나의 철학으로는 태생적 정통성부터 흔들려 있고 감독으로서의 지도력과 철학부재를,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선수들의 선전 덕분으로 얻은 결과로 감추기에는 스스로에게도 설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마지막으로 김 감독에게 바라는 것은 당당한 축구다
그것은 축구 팬들이 희망을 볼 수 있는 축구인 것이다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