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4-08-08 00:39:00]
중국과 일본간 아시안컵 축구대회 결승전이 벌어진
7일 밤 베이징(北京)의 궁런(工人) 체육관.
중국이 일본에 1-3으로 대패한 이날 일부 우려와는 달리
아무런 무슨 소동이나 난동은 없었다.
6만여 관중들은 그저 풀이 죽은채 하염없이
걷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갈 뿐이었다.
경기 시작 약 1시간 후부터 시작된 경기장 일대의
교통 통제는 아직 풀리지 않 고 있었다.
축구경기장 안팎과 인근 지역에 배치된 2만여 무장경찰은
결과적으로 과잉 대비 였을 뿐이고 경기장 내
일본 응원단석 앞에 4마리의 사나운 맹견을 풀 필요도 없었 다.
"경기는 이제 끝났으나 오래 머물지 말고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라"는
경찰 공보 차량의 안내 방송이 공허하게 울리는 속에
관중들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그득했다.
다만 경기장 앞에서 수십여명의 관중들이 웃통을 드러낸
한 남자의 비분강개조 의 지휘아래 일본 제국주의를 성토하고
일본을 향해 외설스런 욕을 내뱉으며 울분을 토했을 뿐이다.
경기 시작전 부터 시작해 패색이 짙어지기 전까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 旗)을 흔들며 지속되던 드높은 기세는 온데간데 없고
"아 우리 축구는 정말 안되 나?"하는 자조의 목소리가 군데군데서 들렸다.
1천500여명의 일본 응원단은 6만여 중국 관중 속에 묻혀서도
전혀 기가 죽지 않 고 응원에 열을 올리다
결승골에 이어 경기 끝나기 직전 추가골까지 터지자
목이 터 져라 함성을 외치며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한국 관중들은 내심 일본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 다. "어, 내가 왜 일본을 응원하지"라고 반문하다 곧 답을 찾았다. "아 참 고구 려사 왜곡 문제가 있었구나"하고 말이다.
수천년간 떼려야 뗄 수 없는 한.중.일 3국 관계가 최근들어
`한.중 역사전쟁' ` 중.일 축구전쟁'을 둘러싸고 미묘한 관계로
변해가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 축구 시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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