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갚지 맙시다...
얼마전, 카드빚 400만원을 갚기 위해 사채사무실을 찾았던 한 여대생이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는 사채이자를 감당치 못하자 사채업자들로부터 매춘을 강요받고 수년간(?) 1억2천만원에 이르는 돈을 몸 팔아가며 바치다 결국 이들을 경찰에 신고한 사건을 뉴스로 보았다. 원금의 30배가 넘는 돈을 갚았는데도, 갚아야할 돈은 아직도 1200만원이나 남아있었다고 한다. 사채업자들의 협박이 무서워 집에는 이야기도 꺼낼수 없었다고 하니, 이 철모르는 아가씨의 심정은 아마 겪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이런 보도를 접할때마다 피해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에 맘이 무거워지고 사채업자들에 대한 증오심이 솟구쳐오른다.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우리속담이 바로 이짝이다. 카드빚이 그렇게 무서운가? 사채 무서운줄 왜이리 모르는 걸까? 제도권 금융은 안갚으면 그만이다. 신용불량 등록되도 무서울거 하나없다. 맘편히 사는데 별 지장없다. 약간의 불편만 있을뿐. 그러나 사채는 그렇지 않다. 온갖 협박과 폭력에 심지어는 생명을 저당잡힐 위험과 나아가 가족에까지 미치는 피해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지 않으면 절대로 생각지 말아야 할 금기대상이다. 사채를 갚기 위해 카드를 쓴다면 몰라도, 카드대금 갚자고 사채를 쓰다니..
혹시라도 카드대금이나 은행등 제도권금융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거나, 혹은 그런 사람들을 알고 있다면 제발 좀 이야기해주시라. 사정상 못갚을 형편이면 아예 갚을 생각하지 말라고. 제도권금융은 채무자의 재산을 조사하여 발견된 재산에 압류를 걸거나, 직장인의 경우 급여압류를 넣는 방법외에는 채무자에게서 빌려준 돈을 달리 받아내는 방법이 거의 없다. 독촉이야 몇번 할수 있겠지만, 채무자에게 혹 욕이라도 했다간 당장 금융감독원에 신고가 들어가니 채무자의 인격이 침해받을 여지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제도권금융의 경우 장기적으로 받을수 없다고 판단한 채무는 손실처리하였다가 결국 성업공사등에 '빌려준 돈 받을 권리'를 싼값에 팔아넘기게 된다. 이때 즈음이면 대개 채무자와 타협하여 원금의 일부만 갚고 채무를 완전히 끝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카드대금의 경우 제도권금융에서 많이 쓰는 수법이 형사고발협박이다. 이말대로라면 감방가 살게되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한 이런경우는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확률과 비슷하다. 카드사용자가 처음부터 사기칠 의도를 갖고 발급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로 형사고소가 불가능하다. 카드대금을 연체한 대부분 사람들이 애초에 이런 의도를 갖고 발급받은 경우란 거의 없으므로. 빌려준측에서 사기죄를 입증해야 하는데 도대체 무슨수로 할수 있을까!! 따라서 이경우도 마찬가지로 갚을수 없다면 갚지 말아야 한다. 전혀 겁먹을 필요없다. 내가 사는 동네 세탁소 아주머니는 남편이 노름빚을 많이 져 이걸 갚느라 카드를 여러장 발급, 속칭 깡을 하여 수백만원을 융통했다. 불어나는 카드빚때문에 매일 술기운에 일도 제대로 못하시길래, 위와 같이 설명을 드리며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 드렸는데, 며칠후 가보니 근심을 많이 덜었다고 이제 일할수 있겠다 말씀하셨다. 제도권 금융 절대 겁먹지 마시고 사채는 절대 쓰지 마시라. 세상에서 제일 편안하고 안전한 금융이 제도권 금융이다. 갚지 말라는게 아니라 형편이 풀릴때까지 보류하라는 이야기다. 몇년 지나면 이자 전혀 없이 원금의 1/10정도만으로도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 물론 이것은 궁지에 몰린 사람들에 한하는 이야기다. 때로는 갚지 않고 버티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하도 답답해 전직 제도금융권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마디 안할수 없어서..(반말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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