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년만인가 서점에 가게되었습니다.
친구녀석이 참고서를 사러가는데, 같이 가자고 보채더군요;;
큰도시의 경우 '시내'의 개념이 있는지 없는지 몰라도, 대게 중소도시는 '시내'라는게
어느 특정 지역을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그래, 친구가 시내에 나가잰다니..
대게 또래보면 시내에 혼자나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시내에서 애들은(이제 초,중,고 에서 나보다 높은것들이 없으니 애들이란 말이 나오는군;;)
최소 2인 - 7인 정도 까지 몰려다니죠. 그래 다 이게 서로의 또래 이성에게 보이기 위함이지. -_-a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학생들이 많이 모인곳을 홀로 지나는 여학생은 아무렇지 않은데,
여학생이 많이 모인곳을 홀로 지나는 남학생은 대단히 부끄러워 한다고 합니다. 저도 중학교때
까지 그랬습니다. 공학오니 어느정도 나아 지더군요. -_- 다른학년이거나, 잘 모르는 여자들이
많이 모여 있으면 안부끄러운건 아닙니다. 주머니에 손넣고 지나가면서 서로 몇번 쳐다보다가
딴청피우면서 지나가죠. (아마 많은분들 학창시절 이런경험 많으리라;;) 물론, 이런경우는 여자들이 예쁠
때에만 해당됩니다. 이상하게 그러더군요. 예쁜여성 앞에선 부끄러워지는것.
어쨋든, -_- 상당히 잘놀던 녀석이었는데 인문계로 고등학교를 가더니 조금씩 철이드는건가.
뭐, 모르겠습니다. 사실 중학교때 까지는 누구네 친구니 누구네 친구니 갈려서 놀았지만,
고등학교 진학이후 그 누구네 친구들마저 학교가 갈리고 나서는 주로 학교들끼리 놀게되더군요.
친구끼리 배신때리고, 우리친구랑 쟤네친구랑 사이가 안좋은데 나는 쟤랑 친하고, 뭐 그런
경우가 다반사. 헌데, 속초유일의 인문계남고에 간 녀석들은 대부분이 마음을 잡고
있습니다. 물론, 1,2 학년때는 주말에 일찍 끝나니 놀기도 하였지만 3학년되더니 두문불출.
평일은 말할것도 없고,
토요일 4시에 끝나고,
일요일도 4시에 끝나고 (일요일날 학교 간다는것 자체가;;),
식목일, 총선때도 학교 간단다;; 추석때만 쉰다나.
어쨋든, 문우당서림이라고 속초에선 가장 큰 서점이었는데 이곳이 신축이전 한 이후로
처음가본것이었습니다. 그게 2년만.
매일 인터넷서점의 목록에 뜬 책들만 보다가, 직접 책냄새에 책장을느끼며 훑어보니
뭔가 다르더군요. 헌데, 선물의 경우는 표지에 약간의 실망이 있었습니다. (좀더 작고 두껍고
양장커버의 지질은 좀 다른것으로 했었으면) 이건희 개혁10년도 구경하고, 칼의노래, 현의노래, 뭐 이런저런 책 다 구경했습니다. 그때 지갑에 9만원이 있어서 책좀 더 사려 하다가
(사실, 정말 맛있게 생긴 톨스토이 단편선을 보고 혹해서 사려다가) 집에 있는, 아직
읽지도 못한 책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접었습니다. 지전 3권도 나왔더군요.. -_ㅠ
반갑게도 사조영웅전이 한 3질정도 (세트 포장 없이) 진열되어 있었다. 비뢰도 같은 소설도
이정도 서점에 오는게 신기할 따름이었고, 이우혁, 이영도의 책도 더러 보이더군요.
(헌데 잘 팔리는것 같지는 않아서, 동질감을 느낀건지 좀 아쉬웠습니다)
그밖에 좋은책도 많았고, 사고싶은 책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기존의 2,3 배 규모로 넓어진
서점덕에.. 눈구경만 실컷했습니다 -_- 결국 고우영의 수호지, 십팔사략도 물건너가고..
그나저나 사조영웅전이 기존 통신무협들과 같은곳에 진열되어 있고, 그것도 사람의
무릎높이 아래쪽에 진열된게 서운했습니다. 대게 잘팔리는 책같은건 진열이라기 보다는,
거 뭐냐.. 사람 허리높이쯤에 반듯이 눕혀놓잖습니까. 그렇게 해 두었으면 그나마 좀..
어쨋든, 다시한번 느꼈지만, 책은 겉모양이 정말 중요하더군요.
물론 내용과 비례하는것은 아니지만, 겉모양이 좋으면 책도 맛있어 보입니다.
(표현이 좀 그런가?) 그 맛있어 보인다는 겉모양은 결코 화려한것이 아닙니다.
심플한것도, 고전틱한것도, 화려한것도 다 좋습니다.
그냥 필이 꽂히는 것이라 말해야 할까요 -_-; (이렇게 간단한걸;;)
여담으로,
김훈의 소설 현의노래 겉장은 좀 실망이었습니다. 지질도 안좋고.
선물도 실망. 이정도의 글자크기에 얼마 안되는 내용을 신국판정도 크기의 양장으로
내놓느니, 문고판 정도의 양장이나 평장으로 내놓는게 훨씬 낫겠더군요.
톨스토이 단편선. 1,2 모두 책을 잘만들었습니다. 내용구성은 자세히 보지 못하였지만
일단 겉으로 봤을때 딱 읽을맛이 나는듯 했습니다. 작고 두껍고.
냉정과 열정사이.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책이죠. 뭐 여러번 접했던 (읽지는 않음)책인데,
소설이 쓰여진 과정도 좋거니와, 무엇보다 이것도 책을 잘 만들었다. 남,녀 작가의 소설을
구분하여 각기 다른 색으로 표현한것과,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합본세트의 경우엔
보기에도 그럴싸했습니다.
아, 그리고.. 귀여니류의 인터넷 소설도 한곳에 진열되어 있는데, 그리 잘 팔리지는 않는듯.
(오늘 우리반 여햏들이 이런류의 인터넷 소설을 읽던데, 차마 말리지는 못했습니다 -_-)
헌데 꽤 많더군요.. 그밖에 인터넷 판타지나 무협소설들도 한곳에 모아져 있었고,
역시 잘 팔리지 않는듯 (혹은 적은 확률이지만, 출판사에서 계속 재고를 보충해서) 진열대가
빈틈없이 꽉 차 있었습니다;; 1,2,3,4,5... 숫자하나 빠진것 없이.
이렇게 쭉- 보니, 사조영웅전은 눕혀놓지 않고 꽂아놓을경우 책맛이 안나보이더군요;
아무튼. 조만간에 다시 들리던지해서 책구경이나 해야지. 우리학교 교복 입고 가긴 좀
그렇고 (서점의 이슈가 될것 같아서;;).. 그나저나, 아는형이 선물해준 서울대책갈피..
그 비스무리한 나비문양 금색 책갈피를 3천원 주고 샀는데, 꽤 이쁩니다. 이로써 책갈피가 3개로,
3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을수 있게 되었네요 -_- (완벽주의자)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