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고무림 동도 여러분.
비건이올시다. 거의 삼주일만에 정담란에 글을 올리게 되는군요.
에~ 뭐냐, 사람이란게 그저 숨끝만 붙어있으면 소모되는게 금전이라 다 먹고 살
자고 일하다 보니 어느날 갑자기 본인의 직장에 주문이 폭주! 세상끝나기 전에는
정해진 기한내에 물건을 만들어내라는 전(前) 장교출신의 극악사장의 엄명하에
고대 이집트의 노예처럼 야근을 밥먹듯이 하며 누에뽕처럼 물건을 짜내느라 심신
이 극도로 피폐해졌던 지난 악몽같은 3주를 지나보내고 이렇게나마 생존신고를
하게 됐군요. 하기사 퇴근하면 잠, 일어나면 출근을 반복했던 근로법 상의 노동자
권한관련법규를 깡그리 꼴아박는 이런 만행에도 별다른 불만없이 소처럼 일해야했
던 제가 오히려 행복한건지도 모르겠군요. 요즘 말로만 청년실업 심각하다 어쩌다
하는데, 진작 몸으로 느껴지는 체감도는 진저리처질 지경입니다. 예를들어 인터넷
상의 구인사이트 이력서란에 ' 대우고 뭐시고 필요없고 시켜만주시면 마당쇠처럼
일할게요! ' ...거의 이런형식으로 올린다해도 세달이 넘어가도록 이메일 한건 안오
는 실정입니다. 한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낙시터에 물반 고기 반인데 빈 고기바늘
에도 월척 서너마리가 꿰어나오는 현실이랄까요...오너는 골라먹는 재미가 있고,
취업희망자는 증명사진값 댈 돈도 모자르는 현실...씨앙~ 욕나옵니다. 얼마전
군대시절 친구가 연락을 해왔는데, 어찌나 취업이 안되던지 경기도 시흥사는
친구가 서울 은평구사는 제게 취업자리를 물어봐달라더군요. 알아는 본다고
얼버무렸지만 거리가 얼만데...가슴 한구석이 답답해 지더군요. 그 친구도 저와
기질이 비슷해서 단.무.지(여기선 지랄이 아니라 지속입니다. -_-;;)지만 삽 한
자루 쥐어주면 하루종일 농땡이없이 무덤자리(?) 서너군데는 파낼 친구거든요.
에휴우~ 제게 돈만있으면 서울근교에 하우스시설 하나 갖추고 그런 소같이
푸근한 친구들만 모아다가 땅이나 일구며 밥벌이하고 살고 싶은데... 현실은
업어달라고 칭얼대는 아이처럼 발목을잡고 오도가도 못하게 하는군요......
제 앞가림도 못하는 판에 남의 가슴앓이까지 떠안는건 질색이지만, 오늘만은 그
친구가 잘 되기를 마음속으로나마 기원하고 싶군요. 그래도 지닌자의 입장이라
우월감에서 우러나오는 여유를 부리는듯해 한편 씁쓸함을 지울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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