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시쯤, 유아원이나 유치원 저학년으로 보이는 어린 여아자이 둘이 젊은 여자 두 사람과 탔습니다. 근처에 있던 아주머니가 자리를 양보하더군요. 친구사이인 듯한 그 엄마들은 한번쯤 사양하다가 '언니가 양보해라'하면서 그중 한 아이를 앉혔습니다. 늦은 시간이어선지 아이는 금방 기분좋게 잠이 들더군요.
그런데 다른 한 아이는 의자 하나만큼 이동하면서 좌석을 찾는 듯 했지만 아무도 양보하지 앉자 결국 입구 옆 구석진 곳에 쪼그리고 앉아서 졸더군요. 다리가 저린지 가끔 일어나 칭얼대곤 하면서 열 정거장쯤 가다가 내렸습니다.
물론 그 전철 안에는 튼튼해 보이는 언니 오빠 아저씨들이 주욱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린 아이에게 자리를 내준 것은 지하철 자리 싸움에선 칼 루이스보다도 날쌔다는 '아줌마' 하나 뿐이었습니다.
저는 참 기분이 ...했습니다.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사회... 나라의 앞날까지 어둡게 보였다면 제가 오버하는 걸까요?
고무림의 튼튼한 여러분! 좌석은 노인들에게만 양보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약자'라는 말에는 약한 자 모두가 포함됩니다. 어른의 체격에 맞게 만들어진 전철에서 잡을 곳 하나 마땅치 않은 꼬마들에게도 자리를 양보합시다. 약자에 대해 배려하는 것, 그것이 일상의 삶속에서 실천하는 '협'의 시작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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