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무척 아팠다.
허벅지는 욱씬욱씬 쑤시고, 아킬레스건쪽에는 살이 찢기고, 살이 파이고.
조금이라도 움직일라치면 다리가 고통을 호소한다.
심지어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것 조차도 힘들었다.
이러니 체육 수업은 생각할 수 도 없고, 평소 하던 선생님들의 심부름도 할 수 없었다.
교통사고에 뒤이어 왜 이렇게 내 다리가 혹사당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친구가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는 내성적인 성격인데다가, 그렇게 인맥이 넓지도 못해서..
그리고 우리 반 친구들과는 뭔가 맞지않는 무언가가 있어서 친해지기도 어려웠다.
학기 내내 노력했지만 결국 인사를 하거나, 책을 같이 읽는 친구가 몇 명 있을뿐이다.
다리가 무척 아팠다.
조금이라도 부축해줄 사람이.. 내 손을 붙잡고 나를 일으켜줄 사람이 필요했다.
다리를 질질 끌고 집에 혼자 오는 도중.. 눈 한쪽에서 웬지 눈물이 나올뻔했다.
이렇게 같이 하교할 수 있는 친구가 하나 없었나. 싶었다.
진작에 친구 여럿을 좀 사귀어둘껄, 하는 후회도 들었다.
내 손을 아무도 잡아주지 않은 것보다 더 슬픈건..
나와 함께 걸어줄 친구가 없다는 것.
정작 내가 필요할 땐 다가오지만, 정작 내가 도움을 요청할 땐 외면하는 친구들.
웬지 슬퍼지는 오후..
웬지 다리에 힘이 빠져버리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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