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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3 용천회
작성
04.01.20 11:24
조회
260

내 눈앞에서 나의 셋째형이 죽었다.

내 눈앞에서 나의 다섯째형이 죽었다.

내 눈앞에서 나의 둘째형이 죽었다.

―그렇게 내 눈앞에서 나의 형제들이 죽어갔다.

"으아아아! 열(熱)!양(陽)!신(神)!공(功)!!"

츄아―악!

한 순간의 깨달음으로 우리 가문사상 그 누구도 오르지 못했다는 십이성의 열양신공을 펼친 나는 거인파(巨人派)녀석들 중 제일 힘이 없어 보이는 녀석에게 날아 올랐다. 나의 몸에서 온 천지를 녹일 듯한 뜨거운 열기가 뻗쳐 나왔고, 거인파 녀석은 나의 이런 모습에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후후후……."

자조섞인 나의 웃음. 나는 분명히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편안한 마음이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바로 죽음의 순간에 지나간 옛일이 나의 머릿속을 아련히 스쳐갔다.

나는 이상하게도 다른 형제들과 달리 그다지 키가 크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형제들은 놀렸지만 나는 그럴 때마다 멋쩍게 웃으며 그냥 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의 둘째형이 다가와 말했다.

"일곱째야 너도 어느 정도 컸고 하니 이제부터 우리 가문(家門)의 비전 무공인 열양신공(熱陽神功)을 익혀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둘째형의 말을 들은 나는 기쁜 마음에 큰소리로 말했다.

"저는 좋습니다! 형님께서만 괜찮으시다면 지금 당장 이라도 가르쳐 주십시오!"

"하하하! 좋다. 지금부터 구결(口訣)을 가르쳐줄 테니 잘 듣고 익히도록 해라."

"예, 형님!"

우리 가문만의 무공인 열양신공은 칠성(七成)의 경지로 들어서면 몸이 점점 붉어지면서 나중에는 머리카락만 빼고, 온 몸이 붉어지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내가 우리 가문의 신공을 생각하고 있을 때 형님이 정색을 하시고는 말하셨다.

"이제부터 구결을 말할 테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듣도록 해라!"

"예!"

세월이 흘러 둘째 형님의 지도를 꾸준히 받게된 나는 어느새 팔성(八成)의 경지로 들어서는 나를 보게 되었다.

"휴… 좋아. 나도 이제 어느덧 팔성의 경지로 들어서게 됐구나."

어느덧 건장한 청년이 되어버린 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무더운 여름이 다 지나가고 이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즐거움을 망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흐뭇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던 중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오! 놀랍구나. 벌써 팔성의 경지로 들어서다니."

내가 뒤를 돌아보자 셋째형이 웃으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헤헤! 형님."

"녀석, 요즘 안 본 사이에 실력이 부쩍 늘었구나."

나는 좀 부끄러운 마음에 다급히 변명을 했다.

"혀, 형님도 참! 실력이 늘기는요. 저는 별로 변한 것도 없는데……."

나의 말에 셋째형은 대소(大笑)하며 말했다.

"하하하! 맞다. 맞아. 네 키는 변한 게 하나도 없구나. 하하하하!"

셋째형의 놀리는 말에 나는 얼굴이 벌게져서 말했다.

"놀리지 마세요.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나도 걱정이란 말이에요!"

내 말에 셋째형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응? 뭐가 걱정이지?"

"그, 그게……!"

내가 얼굴이 벌게져서 말을 못하자 셋째형은 더욱 궁금해했다.

"그러지 말고 빨리 말해 보라니까?"

셋째형의 닥달에 나는 하는 수 없이 눈을 꼭 감으며 말했다.

"그게, 이 작은 키로 나중에 결혼을 어떻게 할지……."

"푸하하하하! 그것 때문이냐? 하하하하!"

주위에 아무도 없었지만 쪽팔린 건 쪽팔린 것이었기 때문에 나는 얼른 셋째형의 웃음을 중단시키려고 노력했다.

"형! 그만 웃어요! 쪽팔려요!"

"하하하하!"

그렇게 평화로운 시간이 흘러갔고, 나를 포함한 형제들은 우리 가문에 검은 손길이 다가오고 있음을 아무도 눈치챈 사람이 없었다.

거인파가 침입해 온 것은 가을이 다 지나갈 즈음이었다. 나의 형제들은 아무도 그들의 상대가 되지를 못했다.

"아―악!"

언제나 웃으며 다가왔던 나의 셋째형이 허리가 잘린 채 죽었다.

"그, 그만……."

절망에 찬 나의 얼굴.

"욱! 피해라! 크악!"

항상 근엄한 얼굴로서 나에게 마음의 스승이었던 다섯째형도 머리가 잘

린 채 죽었다.

"그만해……."

나의 눈에는 차가운 눈물이 흘렀다.

"형니임! 악! 사, 살려줘!"

첫째형의 죽음에 멍하니 지켜보던 둘째형도 죽었다. 내 눈앞에서 그렇게 나의 형제들이 죽어갔다…….

"그마아안!! 그만해! 그만 하라고 이 자식들아!"

울부짖던 나는 순간 전신이 뜨거워지고 단전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알 수 없는 진기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알 수 있었다. 이 기이한 현상은 열양신공이 십이성 대성하였을 때에 나타나는 징조였기 때문이다.

"으아아아! 열(熱)!양(陽)!신(神)!공(功)!!"

츄아―악! 퍼억―!

나는 머리부터 터져 나가는 내 자신을 느낀다. 후후후. 그래도 상대에게는 커다란 타격은 줬겠지……. 십이성의 열양신공. 역시 가문의 무공은 대단하군. 그래도……, 그래도 하늘은 푸르다…….

동천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한 입 깨무는 순간 속았다는 것을 느꼈다.

"으윽! 강 아저씨! 이게 제일 안 맵다매요! 무, 무울! 후아! 후아! 물 좀 줘욧!!"

『작은 고추가 맵다. 라는 속담(俗談) 中에서...』

출처-동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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