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어렸을 때부터 꿈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김용선생님의 사조영웅문으로 발을 들인 무협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 그리고 그 때부터 가슴 속에 자리잡은 한가지 열망......
"나도 저런 글을 쓰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적잖은 책을 읽었습니다. 문학에서 비문학을 넘나들며 사들이고 읽어들인 책이 어느새 정신을 차리니 5층짜리 거대한 책장 4개가 가득 채워져 있더군요. 무협작가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품었을 때부터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책을 읽은 것이, 글을 쓰는것 이외에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 미래를 예측하는 지혜, 논리적인 생각과 학업에 대한 도움까지, 많은 일에 이익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저는 기뻐했었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였습니다.
부모님께 무협작가가 되어야 겠다고 말씀드렸죠. 제 부모님께서는 여타의 부모님처럼 무협에 대한 막연한 반감, 혹은 경멸감을 가지신 분들이 아니셨습니다. 오히려 김용, 고룡 등의 수준높은 무협들을 즐겨 읽으시는 분들이십니다.
그런데 대뜸 부모님께서는 반대하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작가생활만으로는 삶을 꾸려나가는데 있어 풍족하고 여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첫째 이유였고, 무협작가에 대한 주위의 낮은 인식과 평판이 두번째 이유이셨습니다.
저는 독자이자, 장손입니다.
한 집안의 대를 이어나갈 장손이, 고작 글줄이나 깨적거리는 글장이가 된다는 사실을 할어버님을 비롯한 문중의 어른들은 용납하지 못하셨습니다.
막대한 양의 질타와 꾸중, 훈계를 들은 저는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선 부모님과 타협점을 찾을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무협을 쓰긴 하되, 작가란 직업이 결코 주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본업은 다른곳에 있고, 세컨드 잡(second job)으로서 무협을 창작하라는 것이지요.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저 또한 무협만으로는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을 꾸려나가는데 힘들다고 보았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30살이 되기 전까지, 어떻게든 교수의 자리에 올라서서, 그 다음에 무협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중학교 때부터 틈틈이 내가 쓰고 싶은 무협에 대한 구상을 했었습니다. 이런 시도는 어떨까, 저런 것은 또 어떨까...
그리고 제가 재수를 끝내고 대학에 들어갔을때부터, 저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물론 고무림을 몰랐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책 한권, 두권, 세권...... 의 분량만큼 글을 써나가기 시작했을 때, 저는 고무림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을 올릴까, 말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그 시점에서 다시금 책장속의 김용선생님의 무협을 꺼내들었습니다. 소오강호와 천룡팔부, 그리고 녹정기......
그 세질의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금 제가 써놓은 글을 보았습니다.
너무 유치하고 재미없어서 말이 다 안나오더군요.
물론 김용선생님의 글과 제글을 감히 비교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무협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김용선생님을 닮은 글을, 그리고 그분을 뛰어넘는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었기에, 저는 이 글을 도저히 고무림에 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니, 올릴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저는 삼수의 길에 들어서야 합니다.
제 2회 신춘무협에 공모하려고 했던 생각도 접어야 겠지요.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또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글을 타인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무려 1년 이상 늦추어 진다는 점이 안타깝고, 반대로 내 미숙하고 유치한 글을 좀더 가다듬고, 보완하여 다시금 재구성 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집니다.
"김용을 닮은 글을 쓰고, 언젠가는 그를 뛰어넘는 글을 쓰리라!"
제가 공부하며 힘들때마다 마음속으로 외쳐댔던 문장입니다.
제 꿈고 희망을 위해서 저는 다시금 달릴 것입니다. 여러분!
응원해 주세요옹!!@@ -_-;;
Commen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