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시즌 서울 삼성에서 명예회복에 나서는 김태술. ⓒ KBL
‘매직키드’ 김태술(32)과 이현민(33)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KCC와 삼성은 10일 두 선수의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오프시즌 내내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질 않았던 김태술은 KCC를 떠나 결국 삼성에 안착하게 됐다. 또 지난 시즌까지 오리온에서 뛰었던 이현민은 새로운 팀에서 연습경기도 못하고 다시금 둥지를 옮기게 됐다.
KCC 입장에서는 2016-17시즌 연봉 협상 테이블을 위해서라도 샐러리캡 여유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실제 팀 내 고액연봉자 중 한명인 김태술까지 끌어안기에는 팀 연봉 한계선이 너무 빡빡한 편이다.
반면 삼성은 가드보강이 절실했다. 특히 노장 주희정에게 오로지 의지해야 되는 1번은 팀 내 가장 치명적 약점으로 꼽혔다. 포워드, 센터 라인이 준수한 만큼 김태술이 삼성에서 살아난다면 팀 전체 밸런스가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이는 두선수의 네임밸류에 따라 KCC는 올해가 아닌 추후 삼성의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기로 합의했다.
공교롭게도 삼성 주희정과 김태술은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 서로 트레이드 됐던 사이다. 이제는 돌고 돌아 노장 선수로 만나 한 팀에서 힘을 합치게 됐다. 이현민과 전태풍 역시 오리온 시절에 이어 KCC에서 다시 만났다.
김태술은 한때 국내최고의 정통파 포인트가드로 이름이 높았다. 갈수록 선수들의 패싱 능력이 떨어져가는 추세 속에서 리그에 얼마 없는 정통파 포인트가드로 최정점에 서있던 선수가 김태술이었다.
김태술은 트레이드를 통해 KCC로 올 당시에도 국내 최고 정통 포인트 가드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았다. 강동희(1966년생)-이상민(1972년생)-김승현(1978년생)-김태술(1984년생)로 연결되는 ‘최고 포인트 가드 6년 주기설’의 주인공으로 국가대표팀 내에서도 쟁쟁한 선수들을 자신의 손끝으로 컨트롤할 만큼 역량 있는 1번이었다.
동료들에게 안정적인 볼 배급을 통해 템포를 조절했고 중요한 순간 송곳 같은 어시스트로 경기 흐름을 휘어잡았다. 거기에 득점능력도 뛰어났는데 미들라인에서 던지는 뱅크슛은 명품 공격 기술로 통했다. 선패스 위주로 공을 돌리다가 수비수가 떨어졌다 싶으면 지체 없이 던지는 슛은 정확도가 매우 높았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는 공간을 파고들어 직접 자유투를 얻어내기도 하고 공의 낙하지점을 제대로 읽고 찾아가 빅맨들 틈에서 리바운드를 따내기도 했다. 특유의 빠른 손을 바탕으로 가로채기에 이어 속공을 연결시키는 모습에서는 탄성이 튀어나왔다. 이렇듯 게임을 지배하는 선수가 바로 김태술이었다.
하지만 KCC에서의 김태술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무엇보다 슈팅능력의 급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곽슛은 물론 장기인 뱅크슛도 고장 났다. 심지어 자유투마저 흔들리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슛이 좋지 않은 수비형가드 신명호(33·)와 비교될 정도였다.
슛이 없어진 김태술은 상대팀에서 수비하기가 너무 편해졌다. 김태술 스스로도 자신감을 잃고 아무런 플레이도 펼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야투 능력을 상실한 김태술은 KCC와 궁합이 맞지 않았다. 전태풍(36)과 함께 하기에는 둘 다 공을 많이 만져야하는 선수라는 부조화적인 측면 외에도 평균 신장이 대폭 낮아지는지라 수비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했다. 신명호와 나란히 서게 되면 1,2번 라인의 공격력은 포기하는 상황이 돼버린지라 다른 포지션에 대한 상대팀의 수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거기에 팀 내 주득점원인 단신 외국인선수 안드레 에밋(34) 또한 주로 자신이 공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다. 어떤 면에서는 딱히 포인트가드가 필요 없어도 되는 유형의 선수인데 이럴 경우 가드 라인 쪽에서 외곽슛이 좋지 못하면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태술이 뛰기에 삼성은 KCC보다 한결 낫다. 임동섭(26), 김준일(23), 문태영(38), 리카르도 라틀리프(27) 등 주축멤버들이 슛과 기동성을 두루 겸비한지라 장기인 뛰는 농구가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현재 김태술 부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자신감’도 삼성 동료들과 호흡이 잘 맞을 경우에는 충분히 부활도 예상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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