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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신독
작성
03.01.18 12:38
조회
532

방을 둘러보는 신독의 눈은 긴장으로 핏발이 곤두섰다.

'분명히 무언가 있어. 호흡도 살기도 감지되지 않지만...누군가가 있다. 안개의 파동이 달라.'

자연스레 흐르는 운무의 흐름이 어딘가 이상함을 감지한 신독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사대협이 올라오길 기다리나 보군. 속전속결로 이들을 잠재워야 한다. 모두 몇 명이

나 되는 걸까?'

누군가 있는 것만 확실할 뿐 정확한 숫자나 위치는 신독도 알 수 없었다. 이들의 경계를 흩

어놓아야 한다. 사공운과 용설아가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려면, 이들 중 누군가를 해치워

이 견고한 침묵을 깨뜨려야 한다. 신독은 발걸음을 옮기며 슬며시 왼손을 들어 가슴께로 가

져가 팔목을 제쳤다. 그의 왼손에서 소리 없이 연혼사가 발출되었다.

길게 늘어진 연혼사는 바람을 따라 물결치며 자개봉의 너른 정상을 오른쪽부터 서서히 훑기

시작했다.

자개봉의 중간쯤 왔을까 무언가 걸린 느낌이 오자, 신독은 즉시 오른 손목을 떨쳤다.

취익!

오른팔을 통해 익숙한 느낌이 전달되었다. 연혼사가 천돌혈을 관통할 때의 그 잔떨림이다.

비명 한 소리 없는 것으로 보아 극한까지 수련한 살객(殺客)인 듯 했다. 신독은 몸을 날려

소리가 난 곳으로 이동했다. 안개가 아니었으면 알아낼 수 없을 만큼의 수련을 거친 인물이

라면 초영의 직할대라는 암영칠살(暗影七殺)일 것이다. 그들이 모두 출동했다면 자개봉에 뼈

를 묻을 사람은 신독일 확률이 컸다.

악다문 입술에 결의를 높여간다. 이대로 목을 바칠 순 없지. 쓰러진 자의 흑의(黑衣)가 언뜻

보일 때, 정면에서 불쑥 칼이 튀어나와 관자놀이를 노리고 세차게 떨어진다. 소리 없는 쾌

도, 과연 암영쾌도(暗影快刀)였다.

무릎을 휘청 굽혀 칼날의 한치 밑을 통과하며 무릎의 탄력을 받은 신독의 어깨가 맹렬히 회

전했다. 어깨를 이용한 강력한 관절기, 붕벽탄(崩壁彈)이었다.

우직!

가슴이 함몰되며 폭포수같은 피를 토하는 적이 튕겨져 나가고, 앞뒤좌우의 사방에서 도광이

빗발쳤다. 동료의 죽음을 아랑곳 않는 비정한 칼이 안개를 토막내며 신독을 향해 비산한다.

슈파악!

양손을 맹렬히 회전시키자 여덟 줄기의 연혼사가 칼과 살객들의 목을 노리고 발출되었다.

세자루의 칼이 튕겨 나가고 둘의 목줄기를 뚫었지만 하나를 막지 못했다.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오른쪽 어깨를 통해 전달되었으나 몸을 튕겨 앞으로 돌진했다. 공

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대로는 연혼사의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표범의 도약과 같은 눈부

신 전진이 이어지고 신독은 포위망을 뚫었다.

수를 교환한 살객들과 신독은 잠시 서로를 노려보았다. 이제 셋. 자신과 사공운의 이목을

동시에 속일 정도의 살객이 아직 셋이나 남아 있었다. 기습의 효과로 네 명을 잠재웠으나

이제는 저들이 유리한 상태. 아직 한 명은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너희가 암영칠살인가?"

대답없이 두 명의 살객은 좌우로 서서히 거리를 좁혀왔다. 이미 연혼사가 노출된 상태. 어디

까지 이들에게 통할 수 있을까. 여전히 살기를 감춘 그들의 침묵에 신독은 눈쌀을 찌뿌렸다.

지독한 수련을 거친 듯 했다.

자욱한 운무를 들이마쉰 신독은 왼쪽의 살객을 향해 돌진하며 연혼사를 직선으로 발출했다.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연혼사. 강철도 뚫어버리는 일사(一絲)였다. 살객이 몸을 틀어 피하며

다시 암영쾌도가 발출되었다. 신독은 순간 왼팔을 수평으로 베어냈다. 연혼사가 팽팽히 곤두

서며 빗살처럼 허공을 갈라 적의 목을 베어냈다. 천잠사와 강철의 조합이 빚어낸 사도(絲刀)

의 재현, 급격한 내공의 손실을 가져오나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살객의 머리가 떠오르고 곧

이어 분수처럼 피가 뿜어져 나와 자개봉 정상을 뻐얼겋게 물들였다.

오른쪽의 살객이 순간 사라졌음을 신독은 감지했다. 시야를 놓친 것이다. 이제 운무 속에 다

시 둘이 숨어 있다. 오른쪽 어깨가 점차 마비되어 갔다. 배후의 일격을 막지 못해 어깨가 반

쯤 갈라져 있었다. 핏방울이 팔을 타고 손가락에 걸쳐 왔다.

무를 뚫고 위아래에서 불쑥 칼이 튀어 나왔다. 소리 없이 다가오는 어두운 공포. 그들이

암영이라 불리우는 이유였다. 신독은 몸을 맹렬히 틀었지만 잠시 멈추어 있었던 탓인지 어

깨의 통증이 몸을 멈칫하게 만들었다.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다시 허벅지에 일도를 허용했

다. 신독의 양손이 자욱히 허공을 갈랐다. 곰손모양 손가락만 굽힌 장(掌)을 통해 풍백의 추

혼금강쾌도가 시전되었다.

순간, 엄청난 장세(掌勢)가 신독의 옆구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몸을 날려 피하려 했지만,

어깨와 허벅지에 일도를 맞은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장력의 범위에서 완전히 벗어

나지 못한 신독의 옆구리에 굉렬한 충격이 떨어졌다.

콰앙!

자개봉의 모퉁이로 날아가 처박힌 신독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혈기가 끓어 입안 가득 피가 고였다. 이미 비세(非勢)였지만 신독은 꿀꺽 한모금의 피를 삼

키고 전면을 노려 보며 팔로 몸을 지탱했다. 이대로 나뒹굴 수는 없었다. 이미 온 몸은 어깨

와 다리에서 흘러 내린 피로 선혈이 낭자했다.

"조금 늦었더니......대단하구나! 암영칠살 중 다섯을 혼자 상대하다니...넌 누구냐?"

녹의(綠衣)를 걸치고 녹색 피풍을 두른 기골이 장대한 호안(虎眼)의 사내가 물었다. 백발이

성성함에도 팽팽한 피부와 살기에 번뜩이는 녹색 안광이 절로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가슴에 새긴 어울리지 않는 붉은 꽃. 군사 호접몽이 말해준 초영(草影)이었다.


Comment ' 6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1.18 12:43
    No. 1

    흑! ㅠㅠ 격투신이 일케 어렵다뉘....ㅠㅠ
    작가 열분덜께 존경을...__(__)_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아자자
    작성일
    03.01.18 13:16
    No. 2

    음 그래서 다음편에는 초영 대마왕에게 처절히 당하다가 홀연히 나타난 불가일세의 대기인 아자자의 한수로서 강호의 피바람이 잠드는것이구나...끄덕끄덕...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이정수A
    작성일
    03.01.18 13:36
    No. 3

    끄덕끄덕,,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素藝
    작성일
    03.01.18 14:30
    No. 4

    멋지네요... 다음편 빨리 올려주세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무존자
    작성일
    03.01.18 18:11
    No. 5

    우싸! 신독대마왕께서 일캐 마이를 감동 시키쉬다니...격투신
    증말 예술임다! 아예 설로 나가셔도 될 듯! 근디 마담은 출연을
    안 시켜 주시는 건가? 갑자기 신독대마왕이 무섭당!!!!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1.19 00:01
    No. 6

    존자 누님...과도한 금칠을...^^;;;
    아...저거 써놓고 혀를 끌끌 찼슴다...
    격투의 동적인 분위기를 글로 표현한다는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거든요....
    무공의 설정이라든가...
    개연성이라든가....
    요새 집탐에서 홍정환님께 드렸던 말씀들을 고스란히 되씹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글이란 참 어려워요...ㅡㅡ;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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