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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적나라닥
작성
02.12.17 12:49
조회
771

한 남자가 있습니다. 두메산골 깊숙이 외진 곳에서 살고 있는 꽤 괜찮고 미끈하게 생긴 얼굴형의 미남자이지요.

한 여자가 있습니다. 역시 두메산골 깊숙이 외딴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위의 남자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것 같습디다(?) 또 역시 예쁘장하고 아담하게 생겼지요

남자와 여자가 가까이 살다보니 마주치는 경우가 많고 또 여자가 외진 길을 자전거 타면서 싸게싸게 잘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히 활동범위가 넓게되고 남자와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런 우연의 횟수가 많아지게 되니 혹시 운명의 사슬에 묶인 필연의 관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되고 결국에는 남자의 짝사랑이 시작됩니다.

냉정한 자전거 여인! 애타는 남자의 마음을 너무나 몰라주는 구나!! 자전거가 그리 좋더냐!!! 6단 아니 무단 기어의 장바구니 달린 자전거에 남모르는 자기만의 애환이라도 깃들어져 있는 것인가?

소심한 망여남(望女男)!!! 생까는 여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디? 따귀를 맞을지언정 감히 도전해 볼 생각도 못하는가? 벤처정신으로 살아남아야 할 우리나라 사정에 전혀 맞지 않는 인간이로고!!!!

역시 하늘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진인망대천명(盡人望待天命??- 쳐다보기를 죽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나서 하늘의 평가를 기다리라라고!!!!!!????)이라는 신(新)말이 틀리지 않았던거죠.

어느날, 자전거 타고 잘 돌아다니던 여인이 갑자기 쓰러집니다. 몇십년만의 폭설이 아니었으면 맨땅의 헤딩으로 바로 골로 갈 수 있을 정도로 심하게 부딪치고 그것도 모자라 구르지요!!! 데그루루루!!!

여자의 관심을 끌기위해 눈치우는 기계로 눈을 치우고 있던 뻘짓거리의 남자!!! 역시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여자의 위급함을 알아채고 달려가지요. 여자를 부여안고 소리칩니다.

"아무도 안 계세요? 도와주세요!! 사람이 죽어가요!!!"

"가요,가요~~~~~"

공허한 메아리만이 자기가 도와주겠노라고 기꺼이 대답을 해 옵니다.

여자를 과감히 내팽기친 남자는 조그만 시내롤 냅다 뛰기 시작합니다. 그동안의 무관심에 보복을 하는 것일까. 찬 눈바닥에 여자를 그대로 내버려두다니!!! 아담한 여인을 업고 뛸 체력도 없단 말인가!!! 역시 달리 여자가 남자를 멀리 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부실함!!!! 겉보기와 달리 정력적인 남자를 좋아하는 여인이 의외롤 많음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는 필자의 망상!!!

결국 무릎까지 차 오른 눈을 헤치고 조그만 시내? 아니 마을 같은 곳에 도착한 남자.

평소에 알고 지내던 형, 아니면 친구에게 쓰러지면서 외칩니다

"저..저기에 사람이 죽어...죽어가...요"

도움을 요청받은 두번째 남자. 바로 119에 전화를 걸고 119구급대와 함께 여자가 쓰러진 곳으로 가게 되죠. 산 사람이라 그런지 역시 빠르더군요. 구급대보다 먼저 한발자국 도착한 두번째 남자가 여자를 안아들죠. 거기서 공교롭게 살짝 눈을 뜨는 여자!

전생의 오리였던가? 알에서 깨어나자 처음보는 생물을 어미로 착각하고 평생을 따라다닌다던 그 가금(家禽)의 한 종류!!!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건진 여자! 자전거 타고 두번째 남자에게 감사의 사례를 하러 오지요! 진정한 생명의 은인인 첫번째 남자를 옆에 두고 말이죠.

거기다 얼굴에 철판을 깐 두번째 남자, 첫번째 남자는 안중에 두지 않고 환대를 하고 알게모르게 눈짓을 교환하는 것 같더군요.

불쌍한 첫번째 남자!! 죽 써서 개 줬군요. 두번째 남자에게 웃으며 손 흔들고 떠나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기만 합니다.

'worst'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전작 '크로우'라는 만화로 꽤 인기끌었다고 자타가 공인하던데 확실한건 잘 모르겠고 어찌됐든 그 만화 주인공이 저 시골 외진 곳, 자칭 '통화권 밖'이라는 곳에서 온 사람이더군요.

'통화권 밖'이라!!! 이 정보통신혁명시대에 아직도 이런 지역이 있다니!!!!

말로만 떠들어대는 정보선진국이 되기엔 아직 요원한 것 같습니다.

통화가 가능했다면 남자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도 있었을 것 같던데...

하긴 핸드폰 살 비용이 없다거나 아니면 부실함을 싫어하는 여자의 남모르는 이 첫번째 남자 기피요인 있다면 '통화권'도 무용지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보통신 업체 여러분!! 아직도 어디선가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에 마음 졸이는 외기러기들이 있을 지 모릅니다. 도회지만 신경쓰지 말고 '통화권 밖'에도 신경 좀 씁시다. 짝사랑에 한 맺혀 죽은 한 남자의 영혼의 울림이 들리는 듯 하군요.

'정보통신업체들! 잘 되는 꼴 못본다. 앞으로 잘 될 생각 꿈도 꾸지마라!!! 모두 인편과 연기로 소식을 전하던 옛날로 돌아가도록 하늘에 로비하마!!!!! 흑흑흑!!'

이상은 쿨의 새로운 뮤직비디오 '백설공주를 사랑한 일곱번째 난장이(?-확실치 않음)'를 보고나서의 넋두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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