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줄은 이렇게 쓰겠습니다.
“ 저는 작가 또는 글 쓰는 이의 편입니다. ”
저도 그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글의 내용은 이번 사태를 다시 또 상기시키게 하거나 글 쓰는 분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글 쓰는 분들의 편이기 때문에 오로지 그들만을 겨냥해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보여 이렇게 처음으로 게시판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글 쓰시는 분들. 떠올려 보십시오. 소재가 떠올라 구상하고 정리하며 이야기를 풀어놓는 순간을.
익숙하거나, 또는 지긋지긋하거나, 더러운 자신의 책상에 앉아 손바닥을 비비며 ‘ 시작하자. ’ 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는 순간들.
모두가 왁자지껄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카페에서 홀로 노트북을 펼치고 커피 잔 쏟아질까 조심조심 홀짝거리며 머리를 긁어대던 순간들.
현재의 소설이 머릿속을 꽉 채워서 내내 맴돌고, 낡은 다이어리 속 깨알 같은 메모, 이제는 그 깨알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어댄 수많은 동그라미와 화살표들.
이것 말고도 참 많지요.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해서 자부심이 없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자부심은 따로 있어요. 자신의 글을 보시기 바랍니다. 나의 가치관과 철학과 일상이 녹아있는 소중한 글.
자신의 글에게서 만큼은 나는 최고의 작가여야 합니다.
나에게서 내 글이 최고여야 하듯이.
내 글에 그런 힘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조사. 공부. 설문. 다독. 등등.
이런 의미로 보았을 때 내 글이 지적당하면 처음부터 싱글벙글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적을 당했을 때 왜 작가에서 벗어나버리는 거죠?
읽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댓글을 올릴 때에는 작가고 지적에 대해서 반박을 할 때는 작가가 아닙니까? 이 글은 겨냥 글이 절대 아닙니다. 오지랖이 넓지 않아 나서고 싶지도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작가라면! 그 어떤 쌍욕과 비난이 오더라도 그것을 순전히 ‘ 글로만 ’ 설득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인내심을 가져보시라는 겁니다. 비난한 독자가 스스로 부끄럽게.
능력이라 함은 쪽지를 통해서 일방적인 비난이 와도 정확하게 설득을 하는 것입니다.
인내심이라 함은 별 다른 설득이 없어도 후에 작품에서 또는 개연성에서 독자가 스스로 성급했다고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또 자신이 잘못했다면, 내가 생각하고 수정할 시간을 단축시켜주니까, 대신 찾아주었으니까, 감사하게 여기면 되고요.
알아요. 작가도 인간입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싸우지 않아도 됩니다.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안주로 넣어도 되지요.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면 무명의 독자에게 보내지 않는 편지를 써 보십시오. 그것 또한 내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편지를 모아두면 좋은 소재와 영감을 주니까요.
이것이 제가 원하는 거예요. 마지막 줄은 이렇게 쓰겠습니다.
“ 저는 작가와 글 쓰는 분들을 항상 존경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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